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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화가’ 이중섭 작품 90여점 나온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12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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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내년 4월까지

연애시절의 엽서화, 가족애의 편지화, 예술혼과 가난의 상징 은지화 등 총 망라

온라인 예약과 현장 접수로 무료 관람

경향신문

국립현대미술관이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 가운데 ‘국민화가’ 이중섭의 작품 80여점과 미술관 소장 10점 등 총 90여점으로 구성한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 이중섭’전이 12일 개막한다. 사진은 처음 공개되는 이중섭의 ‘닭과 병아리’(1950년대 전반, 종이에 유채, 30.5×51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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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이건희 삼성 회장(1942~2020)의 수집품 ‘이건희컬렉션’에서 ‘국민화가’ 이중섭의 작품을 따로 모아 선보이는 특별전이 12일 막을 올린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서울관에 마련한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 전이다. 관람객 25만명이 찾을 정도로 폭발적 관심을 받았던 1차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에 이은 두 번째 전시다.

특별전은 이 회장 유족이 지난해 4월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1488점 중 이중섭 작품 80여점과 미술관 소장품 10점 등 모두 90여점으로 구성됐다. 남아 있는 이중섭의 작품은 총 500점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번 전시회는 엽서화 36점, 은지화 27점 등이 모인 대규모다. 기증된 이건희컬렉션에서 이중섭 작품은 총 104점으로, 회화·드로잉으로 보면 비중이 가장 높다. 작품 수로는 유영국·파블로 피카소가 많지만 각각 판화·도자기가 주류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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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의 ‘두 아이와 물고기와 게’(1950년대 전반, 종이에 펜, 유채, 32.8×20.3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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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는 1940년대 일본 유학 시기와 원산에서 작업한 연필화·엽서화, 이후 한국전쟁으로 피란을 내려와 부산과 제주, 통영, 서울, 대구 등을 떠돌며 작업한 유화와 은지화·편지화·잡지 표지화 등이 골고루 망라된다. 국내외 전시 출품 예정작과 이미 출품된 ‘황소’ 등 일부 작품은 전시 후 보존상태를 점검해 이번 특별전에 추가할지 여부가 결정된다.

누구보다 많은 사랑을 받아 ‘국민화가’로 불리는 이중섭(1916~56)은 한국전쟁의 격동기를 살아가며 뜨거운 예술혼을 불태운 예술가다. 또 눈물겨운 가난 속에서 가족과의 이별에 따른 애절한 부부애·가족애, 요절하며 무연고자로 방치 등 파란만장한 개인사도 심금을 울린다. 스스로 “정직한 화공”이 되고자 한 이중섭에게 ‘국민화가’ ‘고독한 비운의 에술가’ ‘천재화가’ 등 숱한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다.

연필화는 이중섭의 초기 작품을 대변한다. 1942년 작인 ‘여인’과 ‘소와 여인’은 그의 농익은 드로잉을 보여준다. 엽서화는 유학 중이던 일본 문화학원에서 만난 후배이자 연인으로 이후 결혼을 한 야마모토 마사코(한국명 이남덕)에게 연애시절 보낸 작품들이다. 관제엽서의 앞면에 그림을 그렸고 글은 한 자도 없다. 그림으로만 자신의 애틋한 사랑을 전한 것이다. 현재 88점이 전하는데 1940~43년까지의 것이다. 남녀의 사랑·각종 동물과 식물·희망·분노·절망 등을 자유로운 공간 구성, 단순화한 형태와 절제된 선묘, 원색 활용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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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화는 이중섭의 뜨거운 예술혼과 곤궁한 형편을 상징한다. 사진은 은지화 ‘가족을 그리는 화가’(1950년대 전반, 은지에 새김, 유채, 15.2×8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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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갑 속 담배를 싼 은박지를 철필·못 등으로 눌러 윤곽선을 그리고 그 위에 물감 등을 문질러 완성한 은지화는 이중섭을 상징하는 작품이다. 캔버스는 커녕 번듯한 종이마저 구하기 힘든 1950년대 전반의 곤궁한 상황에서 이중섭이 찾아낸 새로운 재료다. 그는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은박지란 재료에 자신만의 독특한 형식의 작품을 남겼다. 은지화는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이 최초로 소장한 한국인 화가의 작품이기도 하다. 이중섭은 손바닥만한 은박지에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 그가 꿈꾸는 가족 모습, 예술가로서의 다짐 등 갖가지 이야기를 담아내 전시 때마다 관람객들의 눈길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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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떠나보낸 부인과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화에는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의 애끓는 사랑과 그리움이 녹아들어 있다. 사진은 ‘부인에게 보낸 편지’(1954년, 종이에 잉크, 색연필, 26.5×21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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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화는 1952년 6월 가족을 일본으로 떠나 보낸 뒤 타계 1년 전인 1955년까지 부인이나 아들들에게 보낸 그림을 곁들인 편지다. 전반적으로 아내와 아들들에 대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의 애끓는 사랑과 그리움이 애절하게 녹아들어 있다. 스스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작업하겠다는 다짐, 가족에게 전하는 미안함 등도 실렸다. 특히 편지화에서 아내를 ‘나의 귀엽고 소중한 남덕’ ‘발가락’ 등으로 표현하며 아내에 대한 사랑을 전하기도 한다. 전시장에 나온 ‘부인에게 보낸 편지’는 네 가족이 얼굴을 맞대고 부둥켜안은 모습 등을 통해 이중섭의 가족애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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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의 ‘가족과 첫눈’(1950년대 전반, 종이에 유채, 32×49.5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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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특별전에는 처음 공개되는 유화들도 있다. 1950년대 전반의 작품인 ‘닭과 병아리’ ‘물놀이 하는 아이들’이다. 이중섭은 직접 닭을 기르며 관찰해 작품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마리의 닭을 부부로 의인화하거나, 새와 인간을 같은 크기로 둬 가족 구성원으로 엮어내기도 했다. ‘닭과 병아리’는 특히 어미 닭과 병아리를 표현한 활달한 선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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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의 말년작으로 타계한 해인 1956년 작업한 ‘정릉 풍경’(종이에 연필, 유채, 크레용, 43.5×29.3cm)은 화면 전체에 쓸쓸한 기운이 감돈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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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이 마주하는 전시장의 마지막 작품은 이중섭이 타계 직전인 1956년 서울 정릉에서 거식증에 따른 영양실조와 간염 등을 앓으면서도 그린 ‘정릉 풍경’이다. 거친 연필 선에 크레용으로 색을 쌓고 다시 유채를 살짝 덧칠했다. 자신의 삶을 보여주듯 키 큰 소나무가 있는 풍경이 스산하고 쓸쓸해 보인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이중섭의 삶과 예술세계를 새로운 각도에서 살필 수 있어 또 다른 감동과 의미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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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의 초기 작으로 드로잉이 돋보이는 연필화 ‘여인’(1942년, 종이에 연필, 41.2×25.6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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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는 배우 고두심이 전시해설 오디오가이드 재능기부를 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모바일 앱과 전시장 내 QR코드를 통해 해설을 들을 수 있다. 내년 4월 23일까지 이어지는 특별전 관람은 1일 7회차로 진행되며 온라인 사전예약(mmca.go.kr)과 현장 접수를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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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의 ‘꿈에 본 병사’(1950년대 전반, 종이에 펜, 유채, 29.5×19.5cm, 왼쪽)와 ‘새’(1950년대 전반, 종이에 유채, 22.5×19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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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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