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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헝가리 등 3국에 대한 러시아 석유 공급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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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송유관 업체, 이용료 못받자 공급 끊여

유럽연합 제재로 러시아 업체의 대금 결제 차단돼


한겨레

우크라이나를 거쳐 헝가리, 체코 등 3국에 공급되던 러시아산 석유 공급이 최근 끊겼다. 러시아에서 석유를 수입하는 헝가리 에너지 기업 몰(MOL)의 석유 저장소 모습. 부다페스트/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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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송유관 운영 업체가 헝가리·슬로바키아·체코에 대한 러시아산 석유 공급을 중단시켜, 러시아의 가스 공급 축소로 촉발된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러시아 국영 송유관 업체 트란스네프트는 9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업체 우크르트란스나프타가 송유관 이용 요금이 지불되지 않았다며 헝가리 등으로 가는 원유 공급을 끊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트란스네프트는 우크라이나를 거쳐 가는 드루즈바 송유관의 8월 이용 대금을 지난달 28일 선납했으나 유럽연합(EU)의 제재 때문에 대금이 반송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헝가리 등 3국에 대한 석유 공급이 지난 4일부터 중단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벨라루스를 거쳐 폴란드와 독일로 향하는 송유관의 석유 공급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 때문에 유럽 은행들은 러시아와의 금융 거래에 앞서 관련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유럽 규제 당국이 모든 은행을 위한 절차를 최종 확정하지 않아 금융 거래가 복잡해졌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트란스네프트는 다른 자금 결제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이 거래 대금 처리 승인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해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에 공급해온 석유는 하루 25만 배럴 정도였으며, 송유관 운영 재개가 늦어질 경우 유조선을 통한 수출로 전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석유 공급 중단으로 러시아 석유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가 가장 큰 타격을 보게 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헝가리 정부가 석유 가격 상한제를 실시하면서 적자를 우려한 기업들이 석유 수입을 줄이는 등 공급에 이미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에서 석유를 수입하는 헝가리 에너지 기업 몰(MOL)은 자신들이 직접 송유관 이용 요금을 지불하고 석유를 다시 공급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변 국가의 석유 공급이 빠듯한 상황이어서, 이번 송유관 운영 중단은 더욱 부담이 되고 있다. 독일 남부,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의 정유 업계는 최근 라인강의 수심이 낮아지면서 이 강을 통한 운송 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오스트리아의 정유 업계는 독일 남부에 있는 저장소에서 경유(디젤)와 난방유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상태라고 통신은 전했다.

에너지 컨설팅 기업 ‘우드 매킨지’는 북서부 유럽의 오는 11월 경유와 난방유 재고가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는 기존 재고 물량이 워낙 적은 상태여서 재고 물량을 충분히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은 고질적으로 경유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데, 유럽연합이 내년 초부터 유조선을 통한 러시아산 석유 제품 수입을 금지할 예정이어서 다가올 겨울의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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