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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러 합병 크림반도 공군비행장 폭발…"우크라 저항군이 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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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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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합병한 크림반도의 지역 행정부는 9일(현지시간) 서부 노보페도리브카 인근의 사키 공군기지 탄약고에서 여러 차례 폭발이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화재사고’라고 발표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에 반대하는 저항군의 공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에 의해 강제 합병됐다.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게시된 영상에는 연이은 폭발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고 기지 근처 해변에 있던 관광객들이 달아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목격자들은 1~2분 동안 최소 10차례 이상의 폭발이 일어났으며, 주변 건물의 창문이 깨졌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일부 항공용 탄약이 폭발했는데 화재 안전 요건을 위반한 사고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파괴된 전투기나 군 장비는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연루됐다는 언급은 없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크림 행정부 수반인 세르게이 악쇼노프가 황색 테러 경보를 발령해 크림반도 안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대통령실 보좌관은 "크림반도에서 활동하는 우크라이나 저항군이 배후"라고 주장했다고 AP가 전했다. NYT도 우크라이나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폭발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충성하는 저항군"이라고 전했다. 단, 저항군이 직접 공격했는지 아니면 정규군을 지원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공격 무기는 서방이 지원한 무기가 아닌 우크라이나산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영토와 거리가 200㎞가 넘는 사키 공군기지에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을 공격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전투기가 이륙한 것으로 알려졌다.

AP는 우크라이나 측 공격이라면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합병한 크림반도의 러시아 군사기지에 대한 최초의 대규모 공격"이라고 전했다. NYT는 "우크라이나의 공세가 상당히 확장됐다는 것을 뜻한다"며 "크림반도를 성지로 여기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당혹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공격은 이번 전쟁의 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BBC는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체계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하면 러시아의 대응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크림반도를 공격하면 ‘심판의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 연설에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으로 전쟁이 시작됐고, 크림반도 해방으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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