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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고교 NO.1 국내 잔류? 주인공 바뀐다? 달라지는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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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15일 열리는 2023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의 기류가 점차 달라지고 있다. 고교 NO.1 투수를 둘러싼 갑론을박이다.

기록적인 폭우로 8~10일까지 중부지방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에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도 일정이 연기됐다. 이에 11일 오전 경남고-덕수고의 경기를 시작으로 대전고-유신고, 라온고-서울고의 경기가 모두 치러질 예정이다.

올해 신인드래프트와 맞물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고교 NO.1 투수를 두고 경쟁 중인 심준석(덕수고)과 김서현(서울고)이 맞대결을 펼칠지 여부다. 나란히 16강에 진출한 두 팀이 결승까지 진출하게 되면 올해 처음으로 심준석과 김서현의 빅뱅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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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신인드래프트의 기류가 점차 바뀌고 있다. 공고했던 NO.1 심준석(덕수고, 사진)의 아성이 점차 허물어지는 분위기. 거기다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가 컸던 심준석이 국내에 잔류할 수도 있다는 기류가 점차 커지고 있다. 사진=베이스볼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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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두 사람을 둘러 싼 각 프로 구단의 입장 온도 차이가 조금씩 변화된 것이 감지 된다. 올해 초만 해도 심준석이 독보적인 1위, 그리고 그 다음으로 김서현이 꼽히는 분위기였다.

거기다 심준석이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으면서 가치가 더 뛰었다.

심준석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다면 자연스레 김서현이 올해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 이글스로 향하지 않겠냐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올 시즌 심준석이 치른 11경기에서 2승 2패 5.68로 내내 부진하면 평가 자체가 뒤집혀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또한 심준석이 아마추어 대회에서조차 제대로 된 공을 던지지 못하고 제구난에 시달리면서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진 상태다.

지역 모 구단의 베테랑 스카우터 A는 “심준석의 재능과 잠재력만큼은 모든 구단이 인정한다. 정통 오버핸드로 내리꽂는 시속 150km대 중후반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는 적어도 한국 고교 수준에선 쉽게 나올 원석이 아니”라며 심준석의 독보적인 가치를 설명한 이후 “그러나 최근 보여주는 모습을 보니 제구를 잡는데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 같다. 지금으로선 선택권이 있다면 우리 구단은 김서현을 뽑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시즌 초와 다르게 심준석이 아닌 김서현을 랭킹 1위로 꼽았다.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A는 “충암고등학교의 윤영철은 소위 말해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다. 그런데 이에 반해 심준석은 현재 ‘공이 빠르고 힘이 있으며, 타고난 조건이 좋지만 자신의 공을 던질 줄 모르는 투수’에 가깝다”라며 “김서현 역시 ‘투구 능력’에서의 프로 기준에선 못미치지만 상대적으로 쓰리쿼터 유형의 생소함이란 장점과 멘탈이나 운영에선 심준석 보다 더 장점이 있다. 프로 입단 후 모든 아마추어 선수가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시행착오를 줄이고 경쟁력을 더 가질 수 있는 선수를 뽑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했다. 김서현을 상대적으로 우위에 놓는 이유를 고교 ‘TOP3’로 꼽히는 윤영철, 심준석, 김서현의 차이를 예로 들어 설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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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 김서현은 올해 호투를 펼치며 자신의 가치를 점차 끌어올리고 있다. 만약 심준석이 잔류하더라도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을 수도 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사진=김원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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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석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도 읽히고 있다. 아마추어 야구에 정통한 관계자 B는 “심준석의 메이저리그 진출 계약금 기준점은 최소한 100만 달러일 것이다. 상징성이란 측면에서 그 정도 금액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보여주는 모습을 본다면 메이저리그에서도 쉽게 배팅하기 어려운 금액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한국과 비교해 좋지 않은 조건을 감수하고 MLB에 진출하는 것인데 심준석 측과 부모님이 그것을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했다.

빅리그로 콜업되기까지의 시간, 세금, 체류하면서 사용하는 비용 등 여러 부분을 따졌을 때 경제적, 시간적으로 리스크가 있는 미국행 결정에 높은 계약금은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능키이기도 하다.

그런데 좋은 계약을 따내지 못하면 심준석의 미국 내에서의 입지나, 초기 도전이 여러 어려움을 맞을 수도 있는 게 사실. B는 “하지만 심준석이 보라스 코퍼레이션과의 계약을 덕수고 측과는 상의하지도 않고 먼저 진행했을만큼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가 강하다는 게 미국 진출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구단의 스카우터 C도 심준석과 김서현의 가치를 비슷한 선상에서 놓고 평가했다. C는 “우리는 여전히 심준석의 장래성을 매우 높이 평가하는 쪽이다. 부족한 경기 운영 능력이나 변화구 구사 능력을 프로에서 더 다듬어 주고 멘탈 등을 케어하면서 체계적인 훈련을 한다면 현재보단 더 좋아질 수 있다”면서도 “김서현의 경우에도 소위 말해 ‘끼가 있다’.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면 좋은 투수가 될 자질이 충분해 보인다. 심준석과 김서현에 대해 선호에 따라 평가는 엇갈리겠지만 현재로선 쉽게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고교선수들”이라고 설명했다.

‘어차피 1순위는 누구’라는 시즌 초 예상은 점차 바뀌어가는 분위기. 전면드래프트 방식으로 진행되는 올해 신인지명회의에서 가장 먼저 이름이 호명 될 이는 누가 될까. 그리고 팀의 미래를 바꿔놓을 선수를 차지하게 되는 것은 어느 팀이 될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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