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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50년 넘도록 찾지 못했는데"…폭염에 빙하 녹자 드러난 충격적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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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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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알프스 빙하가 이상기온에 따른 폭염으로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50년 넘게 묻혔던 유골과 비행기 잔해 등이 잇달아 발견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지난 3일 스위스 남부 발레주에 있는 헤셴 빙하에서 사람 유골이 발견돼 수습했다.

10년 전 발길이 끊긴 옛 등반로 인근에서 프랑스인 등반객 2명에 의해 발견된 이 유골은 1970, 80년대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눈에 묻혔던 '행방불명' 유해 잇달아 발견


일주일 전인 지난달 28일에는 체르마트 인근 슈토키 빙하에서도 거의 온전한 형태의 사람 유골이 나왔다.

경찰은 이 유골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DNA 분석에 들어갔다.

융프라우 봉우리 인근에 있는 알레치 빙하에서는 이달 초 경비행기 기종인 '파이퍼 체로키' 잔해가 등반 가이드에 의해 발견되기도 했다.

1968년 6월 30일 3명을 태우고 취리히에서 출발한 비행기로 추락했다. 사고 당시 탑승자 유해는 찾았지만 비행기 잔해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기후 전문가들은 지난 겨울 눈이 내리지 않은 데다 올해 여름 기록적 폭염이 덮치면서 빙하도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뜻하지 않은 '흔적'이 발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알프스산맥 상공의 빙점 고도는 해발 5184m까지 올라가며 27년만에 기록이 깨졌다.

통상 알프스의 여름철 빙점 고도는 3000~3500m 였다.

빙점 고도가 올라갔다는 것은 0도 이하인 기층의 높이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역대급 폭염에 전세계 빙하 빠르게 사라져


한편 로이터 통신은 지난달 26일 유럽 지역에 폭염이 이어지면서 알프스 지역 빙하들이 올해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위스 빙하감시센터, 브뤼셀 자유대학교 등의 분석 자료 결과에 따르면 스위스 알프스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모테라치 빙하'는 하루 5cm 씩 경계선이 후퇴하고 있다.

겨울철 적설량과 여름철 녹은 빙하의 양을 분석하면 빙하의 규모가 얼마나 변화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데 올해 모테라치 빙하는 60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크기가 줄었다.

다른 빙하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탈리아 북서쪽의 '그랑에르트 빙하'는 올해 누적 적설량이 1.3m에 불과했다. 이는 과거 20년간 연평균 적설량이 3.3m 수준인 것을 감안 할 때 2m나 줄어든 것이다.

히말라야의 빙하들도 규모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인도 카슈미르 지역 빙하의 상태는 더욱 심각하다. 만년설이 봉우리 상단에만 간신히 남아 있는 수준이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카슈미르 지역의 만년설이 사라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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