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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카카오, 톡비즈 체질 개선 ‘시동’… 커머스 사내독립기업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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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지난달 8일 서울 중구 더존을지타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데이터·인공지능 분야 투자애로·규제개선 현장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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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부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면서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 어려운 대외환경을 마주했을 때 우리 강점과 본질을 명확히 정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우리 사업의 본질은 광고와 커머스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


카카오가 커머스를 시작으로 톡비즈(비즈보드, 이모티콘, 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사업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지난 1월 본사 사업부문으로 흡수했던 커머스를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전환한 데 이어, 정기구독 플랫폼 ‘구독온(ON)’을 기존 서비스에 접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경기 둔화로 주요 매출원이 부진한 성장률을 보이자 돌파구 마련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8일 커머스 사업부문을 CIC로 전환했다. 약 7개월 만의 원상복구다. 카카오는 지난 2018년 커머스를 자회사로 분리했다가 지난해 9월 본사에 CIC 형태로 재합병했다. 이후 올해 초 사업부문으로 흡수한 뒤, 다시 CIC로 변경한 것이다. 재출범한 커머스 CIC는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대표를 겸임한다.

카카오는 지난 4일 2분기 실적발표 후 직원 대상 설명회(오픈톡)에서 ‘속도감 있는 사업 전개’를 이번 개편의 이유로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전략·인사·재무를 조정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재정비해 효율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선물하기, 톡스토어 등 커머스로 분류되는 톡비즈 거래형의 2분기 매출(1822억원)은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기저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카카오는 같은 맥락에서 구독온 서비스도 종료 중이다. 이날 현재 구독온에 입점한 브랜드는 3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2곳은 등록 상품을 모두 내린 상태다. 지난해 10월 기준 구독온 입점 브랜드는 200여개에 달했다. 카카오 측은 “대신 선물하기와 톡스토어의 구독 서비스를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라며 “소비자 경험 측면에서도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는 것보다 이미 있는 서비스를 활용하는 편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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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정기구독 플랫폼 ‘구독온(ON)’이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고 있다. 10일 기준 입점 브랜드는 3곳이며, 이 중 실제로 물건을 판매하는 브랜드는 1곳이다. /카카오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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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하반기에 예정된 대규모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통해 커머스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프로필 영역과 친구 탭을 일종의 ‘사용자 놀이터’로 바꾼다. 사용자가 취업이나 결혼, 생일 등 축하나 응원을 받고 싶은 소식을 알릴 수 있도록 상태 표시 기능을 강화하고, 그 옆에 ‘좋아요’ 등 친구가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는 기능과 선물하기 기능을 배치한다는 것이다. 선물하기의 경우, 사용자가 별도의 탭으로 넘어갈 필요가 없도록 동선을 최소화해 유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커머스 다음으로는 광고에 집중한다. 연내 친구 탭에 비즈보드(목록 상단 광고)를 선보인다. 남궁 대표는 “이런 변화를 통해 톡비즈 사업의 수익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오는 4분기부터는 오픈채팅도 수익화하는데, 사용자 관심사를 기반으로 방마다 다른 광고를 도입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오픈채팅의 수익 모델이 안정되면 방장이 직접 광고를 고를 수 있도록 하는 B2C2C(기업 간 거래와 개인 간 거래를 결합한 것) 모델을 채택한다.

증권가는 카카오가 내놓은 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허지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픈채팅 광고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친구 탭 비즈보드 도입은 지면 하나만으로 연 매출 600억원 순증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톡비즈 개편으로 광고 경기 둔화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을 전망이다”라고 했다. 김진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신규 광고 상품 성과를 반영하면 올해 톡비즈 매출은 전년 대비 21.8%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박수현 기자(htinmak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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