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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민주 금과옥조 강령 ‘재벌개혁’ 빼나.."反기업 정당 오명 벗자" vs "정체성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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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병욱 의원실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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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왼쪽에서부터), 강훈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9일 부산 수영구 부산MBC에서 열린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2.8.9/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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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진보정당 상징성을 대표적으로 드러내는 '재벌개혁' 강령이 유지될지 삭제될지 기로에 놓여 있다. 당내에선 민주당의 정체성을 반영하며 '금과옥조'로 여겨온 재벌개혁 문구를 빼는 것을 놓고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친이재명계 김병욱 의원이 "반기업적 정당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자"면서 재벌개혁 강령 삭제를 주장한 데 대해 당 내에서는 "시대에 맞게 바꿀 수 있다"는 찬성 입장과 함께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키는 게 우선"이라는 반대론이 공존하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에서 다음주 강령 개정 초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재벌개혁 강령 문구를 두고 갑론을박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권주자들 '재벌개혁' 강령 논쟁..李 "재벌 '체제개혁'은 해야"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의 진보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재벌개혁' 강령을 두고 당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진행된 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박용진 후보는 "재벌개혁과 금산분리 강령에 대해 시대가 바뀌었다"며 "당 내에서 강령을 고쳐야 한다는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이재명 후보를 향해 재벌개혁 강령 수정이 필요한지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재벌 개혁, 특히 재벌 체제 개혁을 계속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대기업을 해체하자는 이야기로 오해하는 분들이 계신데 저는 기업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지배 시스템이 문제"라고 말했다.

박 후보가 재벌개혁 강령을 유지하자는 것인지 다시 묻자, 이 후보는 "경계가 무너지는 것 같은데 그거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삭제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의견을 내지 않았다.

■김병욱 의원이 띄운 '재벌개혁' 논쟁..찬반 엇갈려
강령에서 재벌개혁 강령을 삭제하자는 논의는 친이재명계 김병욱 의원이 처음 불을 지폈다. 김 의원은 앞서 전준위 강령분과 토론회에서 당 강령에 명시된 '재벌개혁'과 '금산분리' 문구를 빼자고 제안했다. 경제 부문 강령엔 지배구조 개선, 금산분리 원칙 견지 등 재벌개혁을 추진한단 내용이 명시돼 있다.

'재벌개혁 문구 삭제' 주장을 두고 강훈식, 박용진 후보가 공개 비판하며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재벌개혁이라는 표현을 강령에서 계속 사용함으로써 특정 기업 주체들에게 강력하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고 이로 인해 정서적으로 '반기업적 정당'이란 오해를 받고 있다"고 반박에 나섰다.

아울러 김 의원은 "대기업 집단의 범위와 형태가 크게 달라진 현재 시점에서 재벌이라는 기업 주체를 특정해서 개혁하자고 말하는 건 시대착오적"이라며 "모든 기업의 오류에 대해 행위별로 규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계파와 상관없이 의원들에 따라서 찬반 입장이 모두 존재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재벌개혁 문구를 빼자는 건 김병욱 의원의 개인 생각"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해야 할 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수도권이 지역구인 한 초선의원도 본지에게 "민주당은 중산층과 시민, 노동자와 소상공인을 지킨다는 부분이 첫번째 원칙이어야 한다. 그 토대 하에서 중도 확장을 해야지, 그걸 깨면서 중도 확장을 하면 국민의힘과 다를 바가 없다"며 '재벌개혁 문구' 유지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이 '민주당스러움'을 잃어가는 데 대한 민심 이반도 있다고 보고, 진보적 선명성은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시대에 맞게 문구를 수정해야 한다며 찬성 입장을 밝힌 의원들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재벌개혁 관련해서 노선 수정이 아니라 용어를 바꾸자는 기술적 문제"라며 "그렇게 대중적 정당으로 가는 것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재벌의 과도한 독점과 문어발식 확장, 작은 지분으로 총수 일가가 기업 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문제에 대해서 꾸준이 문제제기가 돼 왔는데, 그걸 일정하게 억제하는 제도화가 이뤄진 상태"라며 "옛날과 같은 재벌개혁의 의미는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복수의 전준위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전준위는 강령분과 토론과 의원 설문조사를 거쳐 다음주 17일께 강령개정 초안을 낼 예정이다.

전준위 핵심 관계자는 "지금 우리가 야당이 됐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 표현을 비롯해서 여러 안들을 검토하는 중"이라며 "17일 정도 강령 개정 초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재벌개혁 #민주당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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