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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어대명' 넘어 '확대명' 기류...민주당, '친명'이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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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절대반지' 공천권에 납작 엎드린 野 의원들 100명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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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 사옥에서 열린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당 대표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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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오는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역 순회 경선에서 압도적 득표율을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압대명'(압도적으로 당 대표는 이재명) 기류에 맞춰 '新이재명계'를 자처하는 의원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는 분위기다. 이를 두고 의원들이 차기 총선 공천권을 위해 이른바 '생계형 줄서기'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6~7일 치러진 강원·대구·경북과 제주·인천 당 대표 권리당원 투표에서 이 의원은 누적 득표율 74.15%(3만3344표)를 기록했다. 상대 후보인 박용진 의원은 20.88%(9388표), 강훈식 의원은 4.98%(2239표)를 얻는 데 그쳤다. 박 의원과 강 의원의 득표율을 합쳐도 이 의원과는 3배가량 차이가 난다.

당초부터 1강(이 의원)·2약(강·박 의원) 구도로 예상된 전당대회였지만, 투표를 거듭할수록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당 대표는 이재명)을 굳히는 모습이다. 현재로선 강 의원과 박 의원의 '단일화' 조짐도 보이지 않고, 표 차가 압도적인 상황이라 단일화를 한다 해도 반전은 없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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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親明)' 대 '비명(非明)'의 4 대 4 대결 구도였던 최고위원 1, 2차 지역 투표에서도 친명 의원들의 강세는 이어졌다. 지방 순회 일정을 함께 하고 있는 박찬대·서영교·이재명·장경태 의원. / 박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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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親明)' 대 '비명(非明)'의 4 대 4 대결 구도였던 최고위원 1, 2차 지역 투표에서도 친명 의원들의 강세는 이어졌다. 정청래 의원이 누적 득표율 28.40%로 1위를 기록했고, 박찬대 의원이 12.93%로 3위, 장경태 의원이 10.92%로 4위, 서영교 의원이 8.97%로 5위를 차지했다. 유일한 5등 내 '비명'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의원이다. 그는 22.24%를 얻어 비명 의원 중 2위를 기록했다. 윤영찬(7.71%), 고영인(4.67%), 송갑석(4.16%) 의원 등은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이대로라면 당 지도부가 친명계로 기울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때문에 전당대회가 끝나면 '이재명의 민주당'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당내 '지각 변동' 조짐도 보인다. 'NY(낙연)계', 'SK(세균)계', '친문(文)계' 등 민주당 주류 세력이었던 계파 구도가 정리되고, 이 의원을 구심점으로 친명이 명실상부한 신주류로 떠오를 거라는 전망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기존 계파는 재편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며 "이 의원 쪽으로 연락이 오거나 다른 의원을 통해 이 의원에게 접촉을 시도한 의원 등을 합치면 100명이 넘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회 입성 직후부터 당 대표 후보 출마 전까지 의원실 방문·전화 등을 통해 100명 넘는 의원들을 만났다고 알려졌다. 당시엔 '이재명 책임론'으로 입지가 불분명했으나, 두 달여 만에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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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이 의원에게 호의적인 분위기는) 이미 형성되고 있었다. 소위 말하면 친문계에서도 적지 않은 인원들이 '이재명 외에 대안이 있냐'고 얘기하는 분들도 꽤 된다. (100명) 그 정도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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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계로 분류되는 A 의원도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새로 취임하는 당 대표가 당을 변화시킬 거고,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사실상 당 대표가 하다 보니 의원들도 의식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 의원에게 호의적인 분위기는) 이미 형성되고 있었다. 친문계에서도 적지 않은 인원들이 '이재명 외에 대안이 있냐'고 얘기하는 분들도 꽤 된다. (100명) 그 정도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그동안 중앙 정치 경험이 전무해 '비주류'로 분류됐다.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당내 기반을 다졌지만,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패하면서 입지가 흔들리는 등 친명계가 굳건하진 못했다. 이에 따라 그가 당 대표가 되면 구주류와 계파 갈등이 폭발해 당 내홍이 극심해지고 '분당'까지 이를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이 의원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늘면서 향후 큰 진통 없이 당 통합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 의원을 향한 당내 다수 의원의 '러브콜' 분위기는 차기 총선을 위한 '생계형 줄서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A 의원은 "사실은 의원들이 다 자기 공천 염려 때문에 (이 의원과 교류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대 관심사는 '정치적 목적'이다. 한 90% 정도는 재선에만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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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친명 의원들의 강세가 뚜렷해지며 전당대회 이후로는 '이재명의 민주당'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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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 B 의원은 "(당내 의원들이 이 의원과 접촉을 늘리는 것이) 공천권 때문이라면 그건 '생계형 국회의원들'인 것 아닌가"라며 "이낙연 전 대표가 지도부일 땐 그쪽으로 쏠리다가, 이제는 이 의원 쪽으로 쏠린다면 당이 영속(永續)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최고위원 선거에서 친명 의원들의 강세가 뚜렷한 것을 두고도 B 의원은 "이 의원을 맹종하고 호위무사 역할을 자처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당 지도부가 꾸려지면 당 운영도 뻔하지 않겠나. 이 의원이 전권을 휘둘렀을 때 그 책임을 최고위원들도 같이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차기 당 지도부의 지나친 '친명 쏠림'을 막기 위해 비명 후보군(박용진·송갑석·윤영찬)은 연대를 강조하며 맞서고 있다.

이들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불평등 해결을 위한 포용과 연대회의' 및 '김대중 노무현 정신 회복 운동본부' 발대식에 함께 참석했다. 윤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이재명의 민주당이냐, 우리들의 민주당이냐 선택"이라며 "박 후보와 동지로서 연대감을 갖고 이번 전당대회를 잘 이끌겠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유일한 비수도권 후보임을 강조하며 "호남 민심이 민주당 지도부에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함께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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