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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재용 등 기업인 사면, 발표만 남았다…확정 시 광폭 행보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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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 현실화될 경우 '경제 구원투수' 역할 고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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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단행하는 첫 특별사면 대상자 심사가 9일 마무리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기업인들의 사면은 유력시되고 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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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정부가 기업인들에 대한 사면 여부를 가리는 공식 심사 절차를 밟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기업인이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될 것으로 유력시되는 가운데, 재계 안팎에서는 '경제 살리기'라는 특별사면 취지에 맞게, 사면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인들이 공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를 심사했다. 광복절 특별사면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사면으로, 사면심사위원회가 건의 대상자를 추리면 이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후 국무회의 의결로 결정된다. 사면 발표는 12일이 유력하다.

기업인들의 사면 전망은 밝은 편이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선 기업인들의 역할이 절실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돼 결정을 내리기에 정치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다는 해석이다. 사면이 유력시되는 이재용 부회장은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아 복역하다 지난해 8월 가석방됐다. 형기는 지난달 29일 종료됐으나, 5년간 취업제한 규정을 적용받아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 조사 전문회사가 지난달 25~27일 사흘간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벌인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찬성하는 의견은 77%로 집계됐다. 재계의 관심은 이러한 긍정 여론에 힘입어 명단에 기업인이 대거 포함될 수 있을지에 쏠린다. 이재용 부회장 외에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유력시되며,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등도 특별사면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사면이 현실화된다면 주요 기업인들은 '경제 구원투수' 역할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정부에서는 기업인 사면을 통해 실질적인 경제 제고 효과를 얻은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사면된 기업인들은 새로운 투자 계획을 발표하거나, 대규모 채용에 나서는 등 경제 살리기에 기여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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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사면 명단에 기업인들을 다수 포함시킬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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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2015년 특별사면된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발로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SK하이닉스에 46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주도했다. 2008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특별사면된 뒤 현대차도 그해 예년의 2~4배에 달하는 11조 원을 투자하고 4500명을 채용했다. 2016년 사면된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풀려난 후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다만 이번에 사면된 기업인들이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주요 기업들은 이미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릴레이식 역대급 투자를 발표한 상태다. 삼성은 향후 5년간 450조 원(국내 36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바이오, 신성장 IT 부문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롯데는 5년 동안 헬스케어·모빌리티 등 신성장 부문에 37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사면을 통해 경영 족쇄를 푼 기업인들이 앞서 발표한 대규모 투자에 대한 실행력을 높이는 차원의 공격적 경영 행보에 나서는 것만으로도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재계 판단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사실상 지난해 초 파기환송심 이후 1년 8개월여 만에 경영 전면에 나서는 셈이다.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을 중심으로 삼성 경영진이 내부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재용 부회장 역시 사면이 결정되면 임직원들과의 소통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이재용 부회장은 가석방 신분으로 임직원을 만나는 게 경영 활동으로 비칠 수 있어 자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대형 인수합병(M&A) 등 총수 부재 속 사실상 전무했던 과감한 사업적 행보가 곧바로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행보는 충분히 예상된다. 가석방 신분이었던 이재용 부회장 외 대부분 총수는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원 활동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선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09년 특별사면을 받은 뒤 세계 곳곳을 누비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현재 삼성 경영진은 출장 때마다 각국 주요 인사들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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