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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中 부동산 불패신화 흔들, 경제 회생 전망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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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베이징과 상하이 등지의 고급 주택가 아파트 월 임대료는 방 한두칸 짜리가 한화 250만원, 방이 너댓개면 월임대료가 700만원, 8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중국의 부자들은 이런 주택(아파트)를 몇채 또는 수십채씩 보유하고 있다. 대도시의 중산층 이상 부자들이 집중돼 있는 지역 승용차의 10대중 7~8대가 호화 외제차 브랜드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부유층 중에는가족수 대로 벤츠 등 호화 외제차를 보유하는 가구도 많다.

베이징에 한채당 한화로 20억~30억원하는 아파트를 몇 채 씩 보유한 중국인과 9일 점심 식사를 했다. 식사 후 차를 마시면서 그는 2022년 상반기 코로나19 확산과 방역 통제의 여파로 경제 상황이 안좋다며 다소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대도시 부동산 시장도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가 거주하는 베이징 차오양구 아파트 단지내 렌자(链家)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하이덴 구와 차오양 구 일대를 중심으로 베이징 상위권 지역 중고급 아파트 가격이 한창 때 평방미터당 8만위안~10만위안까지 거래 됐지만 지금은 이 가격에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확산과 동태청령(제로코로나)이라는 고강도 코로나19 방역 정책으로 경제가 대 타격을 받은 가운데 중국의 1선도시 부동산 불패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요새 처럼 견고했던 선전 등 4대 1선 대도시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 감소와 가격 하락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코로나19는 2022년 상반기 2월 ~ 5월 광둥성 선전과 상하이 베이징 등 1선 대도시를 차례로 급습했고 그 파장이 대도시 부동산 시장에 까지 본격적으로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은 7월 28일 열린 회의에서 아주 이례적으로 '팡주부차오 (房住不吵, 집은 거주의 목적이지 투기 수단이 아님)' 투기 방지 정책에 앞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먼저 언급했다. 중국 공산당이 투기 억제 방침 대신 시장 안정을 우선 강조한 것은 부동산 시장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의미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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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08.09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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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서 가까운 허베이의 랑팡시는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한 조치로 호적 및 개인 세금납부 등과 관련한 사회보험 조건을 모두 취소했다. 4대 일선도시와 일부 2선 도시를 제외하고 중국의 대부분 지역이 구매 제한 조건을 대폭 완화하거나 아예 폐지하고 있다.

8월 9일 증권시보에 따르면 광둥선 선전에서는 기존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고 학군방(명문교 인근 아파트) 신화가 흔들리고 있으며 거래가 뜸해지면서 부동산 중개 업자들도 점차 일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전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원매자들이 주택 구매를 망서리기 시작했고 매도자 측은 매각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보니 가격 하락 업력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2022년 상반기 선전의 기존 주택 거래량은 한해전인 2021년에 비해 60%나 급감했다.

광둥성 선전 화웨이 본사에 다니는 중국인 친구는 평방미터당 7만 위안~ 8만 위안 하던 아파트들이 6만 위안에 매물로 나오고 있지만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고 9일 기자에게 말했다.

아파트 수요자들은 아파트 가격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 구매 시점을 계속 늦추고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요즘 철저히 구매자들이 거래와 가격 주도권을 행사하는 바이어스 마켓으로 바뀌었다.

광둥성 선전 등 일부 도시들은 불과 1년여전 부동산 과열기 때 부동산 중개 업소의 가격 표시및 은행 대출 기준가를 행정 명령으로 시중가의 약 20~30% 끌어내리는 방식의 '참고 가격' 제도를 도입했으나 최근 이를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호가가 실제로 참고가 부근으로 떨어지는 추세고 이 가격에도 거래가 잘 안되기 때문에 '참고가' 재도가 유명 무실해진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2021년 2월만 해도 선전시는 아파트 가격 상승을 강제로 억누르는 참고가 제도를 도입 시행하고 나섰고 산시(陝西)성 시안 등 많은 도시들이 경쟁적으로 부동산 과열 억제를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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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08.09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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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22년 8월 현재 시장 거래가 뚝 끊기고 가격 하락 압력이 거세지면서 더이상 이 제도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선전 등 대도시의 부동산 불패 신화가 가물거리고 있다고 말한다.

상하이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으로 4, 5월 도시 전면 봉쇄를 시행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대타격을 입었다. 6, 7월 거래가 조금 회복됐다고 하지만 기저효과의 측면이 크고 전체적으로 부동산 지장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중국 매체 월가견문에 따르면 상하이의 2022년 7월 주택 거래량은 2020년과 2021년을 통틀어 3년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6월 도시 봉쇄 해제로 보복성 아파트 구매가 분출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7, 8월 전반적인 침체 상태를 벗지 못한 상황이다.

상하이는 여간해서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 대표적인 1선 도시임에도 시장을 떠받치기 위해 주택 담보 대출 금리를 낮추는 등 부동산 시장 지탱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상하이 부동산 시장도 최근 수년래 가장 무겁게 가라앉은 상황이다.

8월 9일 중국 경제 학자 판강 교수는 부동산 시장에 사이클이 있다고 전제한뒤 지금은 하행기라며 부양정책으로 갑자기 시장이 살아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판강 교수는 하강 파동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대응에 있어 시야를 멀리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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