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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한 번 놓친 배는 다시 오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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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2차 세계대전 종료 이후 8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그간 전세계를 통틀어 후진국 대열 밑바닥에서 선진국 문턱을 노릴 만큼치고 올라온 나라는 드물다.

그 희소한 성공 사례의 대표가 한국 경제다.

쿠데타로 집권한 정권은 그 정체성에 원죄가 있었기에 경제건설로 국민의 용서를 받으려 했고, 문민정부 이후 들어선 정권들은 대중의 지지를 받아 성장 정책을 편 덕분이다.

정부 주도형이나 민간 주도형 경제운용 모두 부작용도 있었지만, 양적인 성장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경제 규모 세계 10위 권이란 것은 불과 반세기 전 한국인에게는 잠꼬대에 불과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고환율의 혜택을 받아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시장이 개도국 수출품에 대해 호의적이었던 시대의 기회를 잘 포착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취임 석 달도 안 된 윤석열 정부가 경제 운용에 있어서 실패라는 낙인을 받고 있다. 거품낀 집값은 그렇다 치자 수출도 남 탓, 내수도 남 탓, 인플레이션도 남 탓이다.

취약한 정통성 때문일까? 언제까지 남 탓만 하고 지낼지 답답하다.

지금 세계 각국은 자국 이기주의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이미 70년대 초반 이후 선진국의 국내 산업보호주의 색채는 우루과이 라운드, 세계 무역기구(WTO) 등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교묘하게 위장된 형태로 짙어져 왔다고 봐야 한다. 지금은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칩4(반도체 공급망 협력체)·상하이협력기구(SCO)·브릭스(BRICS)라는 경제협력체를 만들어 노골적으로 자국과 내 편 중심의 통상정책을 편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의 경제적 위상이 상승하는 듯하지만 착시 현상이며,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대만에 추월당할 것이라는 보험연구원의 ‘최근 우리 경제의 위상 변화에 대한 논의’ 보고서는 의미심장하다.

왜 그럴까? 보고서는 “최근 한국 경제가 스페인, 이탈리아 등 주요 선진국을 추월하거나 대등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현상은 한국 경제의 순위가 상승했다기보다는 이들 국가의 순위가 하락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제적 위상은 사실상 정체돼 있는데, 일부 유럽 선진국의 위상이 약화함에 따라 한국의 경제 위상이 상승하고 있다고 보는 건 일종의 착시에 가깝다는 평가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를 봐도 한국은 2015년 이후 23∼29위 사이를 횡보하고 있지만, 대만은 올해 7위로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인다. IMD 국가경쟁력 지표는 전체 순위와 함께 이를 4개 부분(경제 성과, 정부효율성, 기업효율성, 인프라)으로 나눠 부문별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은 2019년 대비 경제 성과와 인프라 부문은 순위가 상승했지만, 정부 효율성 부문은 하락하고 기업 효율성 부문은 정체됐다. 반면 대만의 경우 4개 전 부문에서 순위가 상승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1인당 GDP와 국가경쟁력 위상이 횡보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지속해서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평가를 받는 동안 우리는 뭘 했는가. 새로 들어선 정부의 대응은 엉거주춤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을 위해서 하는 일,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막상 실행 방향과 조치에서는 비전도 없고 오리무중, 갈팡질팡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무엇 때문인가? 흔히 사람들은 발탁 인사들의 경륜과 능력 부족만을 지적하지만, 그보다는 “진보”와 “개혁”에 대한 반대의 기치를 앞세워 정치를 최우선으로 선택한 때문은 아닐까.

정치 때문에 정부나 정치권, 각종 이익 집단들의 단체활동에 경제논리가 실종되고 있다.

지금 나라 경제의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그것은 오랜기간 지속된 코로나19 사태와 글로벌 긴축(물가상승)에 따른 성장엔진의 감속이다.

왜 성장엔진이 식어가고 있을까? 밖으로는 글로벌 경제가 위축된 영향이다. 안으로는 기업인들이 강성노조, 높은 임금, 규제 족쇄, 정부의 간섭과 지적질 때문에 고용을 줄이고, 국내 투자를 꺼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새정부의 자만심과 착각 그리고 오만의 ‘골목대장’ 리더십일게다.

상처를 가리는 말장난으로 정치판 승부를 노리고 있는 정부가 있는 한 한국이 경제 중심지가 된다는 것은 그림의 떡이다.

마지막 배는 우리를 남기고 곧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이투데이/김문호 기자 (kmh@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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