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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틀간 500㎜ 육박 역대급 강수··· 11일까지 수도권~전북 북부까지 비구름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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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폭우로 한강 수위가 급격히 오른 9일 서울 잠수교 상당구간이 침수돼 전면 통제 되고 있다./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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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일 서울지역에 이틀연속 폭우가 쏟아지면서 서울 기상청에 내린 누적 강수량이 500㎜에 육박했다. 80년 만에 시간당 강수량 기록도 갈아치웠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많은 비를 뿌린 정체전선이 11일까지 남북으로 이동하며 계속해서 많은 비를 뿌리겠다. 시간당 50~100㎜의 매우 강한 비에 유의해야 한다.

기상청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대기 상층에서는 상대적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고, 남쪽 수증기 유입이 극대화되며 역대급 호우가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대기 상하층 기류를 살펴보면, 상층부는 우리나라 중심으로 찬 공기가 퍼져 내려가 있는 상태다. 찬 공기의 동쪽으로는 북동쪽 저지고기압이 ‘블로킹’을 형성해 찬 공기가 동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남쪽으로 내려앉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 하층부에서는 수증기량이 매우 많고 뜨거운 공기가 남쪽에서부터 한반도로 올라와, 우리나라에서 충돌해 강한 비구름대가 발달한 것이다.

이 영향으로 지난 8일 1시간 최대 강수량은 역대 서울의 최고 1시간 최다 강수량을 넘겼다.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 있는 자동관측기상시스템(AWS)에는 8일 1시간 최다 강수량이 141.5㎜이었다. 역대 서울의 최고 1시간 최다 강수량이었던 지난 1942년 8월5일의 118.5㎜를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8일의 일강수량도 지난 1920년 8월 2일의 서울의 공식 기록 중 최고치인 354.7㎜를 넘었다. 다만, 기상청이 공식적으로 극값 관측값으로 이용하는 기준이 되는 곳은 서울 종로구 송월동의 서울기상관측소의 측정값이라, 극값이 바뀌지는 않는다.

8일부터 9일 오후 9시까지 주요 지점별 강수량을 살펴보면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496.5㎜를 기록해 500㎜에 근접했다. 경기 광주 465㎜, 양평 450.9㎜, 여주 439.5㎜ 등 400㎜를 넘긴 지역도 많았다. 강원 횡성 291㎜, 홍천 235㎜, 철원 224㎜ 등에선 이틀동안 200㎜를 넘겼다. 그밖의 중부 지방에서도 이틀간 100㎜ 이상의 비가 온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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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한강 수위가 급격히 오른 9일 서울 잠수교 상당구간이 침수돼 전면 통제 되고 있다./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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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까지 강수는 총 세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0일 아침까지는 정체전선이 제자리에 머물며 활성화돼, 수도권과 강원 영서를 중심으로 매우 강한 비를 내리겠다. 시간당 강수량은 50~100㎜ 정도 수준으로 매우 강한 비가 내리겠다.

10일 낮부터 11일까지는 정체전선이 남하한 이후 그 자리에 머물며 충청권, 전북 북부를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리겠다. 특히 10일 밤부터 11일 새벽에는 정체전선이 강화되며 매우 강한 비를 동반하겠다. 수도권·강원 영서에는 10일 낮에서 11일 오전까지 일시적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11일 낮부터는 다시 정체전선이 북상하며 비가 오겠다. 이때도 지역별로 시간당 강수량은 50~100㎜ 수준이겠다.

1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강원 중·남부 내륙 산지, 충청권, 경북 북서 내륙, 전북 북부에서 100~300㎜ 수준이겠다. 특히 경기 남부, 강원 중·남부 내륙 산지, 충청 북부에는 최대 350㎜에 달하는 매우 많은 비가 올 수 있다. 박정민 기상청 통보관은 “서울 남부뿐 아니라 많은 지역에 10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린 상태”라며 “시간당 100㎜가 내린 지역이 있어서 많지 않아 보이지만 굉장히 많은 비가 내린다는 워닝(경고)”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이 강수가 집중될 것으로 언급한 지역 중 어느 한 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의미다. 강원 북부 내륙과 산지, 강원 동해안, 전북 남부, 경북 북부 등에서도 50~150㎜의 많은 비가 오겠다.

특히 밤에는 수증기 유입이 더욱 강해져, 비가 더 많이 올 수 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낮 시간대에는 공기가 태양에 의해 가열되며 연직 흐름에 막히며 상대적으로 원활하지 않지만, 밤이 되면 가열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서 원활하게 수증기가 들어올 수 있다”며 “밤에는 발전기가 돌아갈 때 계속 기름을 공급하는 모양새”라고 비유했다.

12일부터는 정체전선이 남하한 후 점차 약화되겠다. 이때도 충청 남부, 전북, 경북 북부 중심으로 강한 비를 내릴 수 있다. 13일부터는 북한에서 활성화된 정체전선이 다시 남하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아직 강수 시기, 규모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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