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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여름마다 맞는 '물폭탄', AI로 대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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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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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폭우가 8일 수도권을 덮쳤다.(사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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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이 서울과 경기 지역을 덮쳤다. 기상 관측 115년 사상 서울·수도권 최악의 기록적 폭우다. 지하철역은 물론 버스 노선까지 막혔고 도로 위에선 주인 없는 자동차들이 물에 떠다녔다. 모든 피해는 출퇴근길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기상청이 지난달 27일 장마가 끝났다고 발표했는데도 장마급 폭우가 쏟아졌다. 보다 더 정확한 일기예보로 폭우 등 자연재해에 더 치밀하게 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일기예보는 현재 대기 상태를 파악해 지상 관측소에서 나온 수치와 인공위성이 측정한 상공 데이터를 취합해 생산된다. 이를 통해 일기도를 작성하고 분석해 예측한다. 보통 24시간 단위로 예측하는 단기예보와 일주일 단위로 측정하는 주간 예보, 매월 알리는 월간 예보 등이 있다.

일기예보는 촘촘한 과정을 거쳐 발표된다. 먼저 기상청은 지상, 해양, 위성관측, 항공을 통해 기상 자료를 모은다. 이를 편집해 수치예보 모델에 대입할 수 있도록 변환한다. 그 후 슈퍼컴퓨터에 입력한다. 슈퍼컴퓨터는 수치예보 모델을 계산한다. 이를 토대로 자료를 분석해 공표한다.


일기예보가 어려운 이유에 대한 다큐. (영상=유튜브)이렇게 해도 일기예보가 늘 맞아 떨어지기는 힘들다. 일기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어려운 이유는 날씨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너무 많아서다. 기압, 기온, 지형, 해면 온도 등을 모두 세세히 측정할 수 없다. 또 슈퍼컴퓨터나 전문가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늘 생겨 어려움을 겪는다.

기계가 아무리 발전하고 기상 전문가가 능력이 있다해도 자연 현상은 100% 예측하기 어렵다. 홍수 등 자연재해에 조금이라도 빨리 대비하려면 지금보다 더 정확한 일기예보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는 이유다. 현재는 슈퍼컴퓨터로 기상을 예측하지만 일각에서는 AI로 더 정확한 예보가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기예보에 스며든 AI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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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은 이미 오래전부터 일기예보 분야에도 들어섰다. 작년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DeepMind)가 영국 엑시터 대학(University of Exeter) 연구팀과 공동작업해 AI 강수량 예측 시스템인 '나우캐스팅(Nowcasting)'을 만들었다. 나우캐스팅은 레이더 영상 데이터를 학습해 90분 이내 비가 올지 예측할 수 있는 머신러닝(ML) 모델을 갖췄다. 집중 호우가 쏟아지기 90분 전 알릴 수 있는 '예지 보전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해당 모델은 기상 레이더 빅데이터를 탑재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데이터를 통해 기상 패턴과 행동을 익혔다. 2016년에서 2018년까지의 레이더 영상 데이터를 나우캐스팅 학습 데이터로 사용했다. AI가 당시 강우 패턴을 이해하도록 입력했다. 그 후 2019년 레이더 영상을 보여주며 미래 강수량을 예측하게 했다.

결과적으로 해당 모델이 예측한 강우량이 현실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날씨와 비교했을 때 정확도는 89%를 기록했다. 해당 시스템 성능 평가에 영국 기상청(Met Office)도 협력했다. 기상청은 당시 이 모델의 예측 정확도가 슈퍼컴퓨터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성능 평가에 참여한 영국 기상청 측은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는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며 "넓은 범위보다는 좁고 단기적으로 날씨 예측이 가능한 시스템이 필요한 추세다"고 강조했다.

구글도 2021년 기상 예측 시스템인 'MetNet-2'를 만들었다. 데이터셋에 의존한 딥마인드 ML 모델과는 다르다. 기상 관측부터 예측까지 딥러닝(Deep-learning)으로 진행한다. 종단간 학습(end-to-end) 방식으로 한 번에 모두 처리한다. 그러나 원활한 기상 예측 처리가 이뤄지는데 필요한 데이터셋이 부족하고 기상 예측 범위가 지나치게 좁다는 한계가 있다.

이 외에도 심층 컨볼루션 신경망(CNN)을 사용하여 글로벌 기준선망에서 기본 대기 변수까지 예측하는 '데이터 기반 글로벌 기상 예측 프레임워크'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AI와 전문가 협업하면 시너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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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AI를 통한 일기예보는 아직 멀었다는 주장이다. 러스 슈마허(Russ Schumacher) 콜로라도주립대 대기과학과 교수이자 기후학자는 "모델에 탑재된 지역적으로 편향된 데이터셋이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날씨 관측 데이터가 적은 위치인 경우, AI를 통한 예보 정확성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인공지능은 철저히 데이터 중심으로 예보하기 때문에 지역적으로 데이터가 골고루 갖춰있지 않을 경우, 데이터 편향 발생으로 인한 오류가 생긴다.

AI로 기상 예측 시스템을 완전히 바꾼다 해도 기상 예측 전문가가 필수 요소인 이유다. 애런 힐(Aeron Hill) 콜로라도주립대 기상연구원도 "AI와 기상 전문가 둘 중 하나를 택하는 것보다는 상호보완하며 기상을 예측해야 정확도가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일기예보의 정확도를 AI를 통해 올리려면 지역적으로 고르게 분포된 데이터셋과 기상 전문가와의 협업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에 따라 앞으로 잦아질 것으로 예고되는 물폭탄의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AI타임스 김미정 기자 kimj75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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