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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연이틀 자세 낮춘 윤 대통령 “국민 목소리, 숨소리까지 놓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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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 개의를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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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국민의 목소리, 숨소리까지도 놓치지 않고 잘 살피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끊임없이 국민들과 소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자진사퇴로 이어진 학제개편안 논란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밝히며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국민들의 충분한 이해와 공감을 구해야 한다”며 “특히 탁상공론이 아니라 현장 목소리를 적극 귀 기울이고 반영해서 정책이 현장에 미칠 파장에 대해서도 충분히 사전 검토와 고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 모든 것이 국민의 정부에 대한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국무위원들께서 앞으로도 꼼꼼하게 챙겨주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안에 대해 ‘신속히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지만, 곧장 여론 역풍을 맞았다. 대선 공약, 국정과제에도 들어있지 않았던 정책을 최소한의 여론 수렴도 거치지 않고 밀어부치려 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업무보고 나흘 만인 지난 2일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과 박 부총리가 정책 폐기 가능성을 거론하고 나섰지만 사태는 좀처럼 수습되지 않았다. 결국 윤 대통령 휴가 복귀일인 전날 박 부총리가 자진사퇴하는 것으로 일단락이 됐다. 자진사퇴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윤 대통령의 경질에 가깝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최근 지지율 하락세에 따른 자세 낮추기의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에서도 휴가 복귀 소감을 묻는 말에 “선거과정, 인수위, 취임 이후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며 “제가 해야될 일은 국민의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늘 초심을 잘 지키고 받드는 것 뿐”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박 부총리 거취에 대해서도 “모든 국정동력은 국민들로부터 나온다. 국민의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잘 살피겠다”며 “필요한 조치가 있는지 살피겠다”고 답했다. 앞서 인사논란 관련 질문에 전임 정부 등을 거론하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류 변화가 컸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호우 피해에 대해 “총력 대응을 부탁드린다”며 “관계 부처는 신속한 복구와 피해지원 그리고 주거안전에 문제 있는 주거 취약지역과 취약계층에 대한 주거 안전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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