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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공격 러시아 무기에 한국·미국 등 외국산 부품 450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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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한 9M727 미사일의 전파고도계에 알테라 칩이 사용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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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용한 무기에 미국과 유럽,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부품이 대거 발견됐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가 러시아 무기와 군용품 등 27개를 뜯어 분석해보니 최소 450개의 부품이 외국에서 생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전술 라디오, 드론, 정밀 장거리 미사일 등 모든 분야에서 외국산 반도체 부품에 의존하고 있었다. 미국 기업이 만든 부품이 317개로 가장 많았고, 일본 34개, 대만 30개, 스위스 18개, 네덜란드 14개, 독일 11개, 중국 6개, 한국 6개, 영국 5개, 오스트리아 2개 순이다. 미국에 본사가 있는 ‘아날로그 디바이스’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제품이 거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예를 들어 러시아에서 가장 성능이 좋은 무기 중 하나인 9M727 크루즈 미사일에선 31개 외국산 부품이 발견됐다. 수도 키이우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도시를 공격하는 데 사용된 Kh-101 크루즈 미사일에서도 31개 외국산 부품이 나왔다. 두 크루즈 미사일의 부품 제조사엔 미국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나 AMD도 있었다. 러시아군 무선통신장비에는 익명의 한국 기업이 만든 위상동기회로(PLL) 실리콘게이트도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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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중심부가 지난 3월 1일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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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는 “매우 간단하다. 그 미국 칩 없이는 러시아 미사일과 대부분의 러시아 무기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잭 와틀링 RUSI 육상전 연구원 역시 “서구 전자제품에 매우 의존적인 러시아의 무기가 우크라이나인 수천명의 죽음을 초래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다만 RUSI는 “유명한 서구와 아시아 기업 로고가 박힌 부품이 위조품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부품은 전문가용도 아니고 전자레인지를 비롯한 일반적인 가전에도 쓰이는 만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 사들였을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가 침공 전부터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기업으로부터 중요 기술을 획득했다는 증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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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인스트루먼트사의 1988년산 회로판이 러시아의 9M727 미사일에서 발견됐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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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무기에 들어간 부품을 생산한 기업들은 각국 정부의 제재를 준수하고 있으며,러시아로 제품 수출을 중단했다는 입장을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러시아 무기에 사용된 부품은 상업용으로 만든 제품”이라고 밝혔으며, 인텔은 “우리 제품이 인권 침해에 사용되는 것을 지지하거나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일링스를 소유한 AMD 또한 수출 규제를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은 칩 수출 금지를 포함한 대러 제재를 발표했다. 일본, 대만, 한국도 유사한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RUSI는 보고서에서 “러시아는 현재 서방 국가의 마이크로칩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경로를 찾고 있다”며 “많은 부품이 아시아에서 운영되는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홍콩은 러시아 군대로 가는 관문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서방이 러시아의 은밀한 조달 네트워크를 폐쇄해 러시아를 지원하는 국가에서 부품이 제조되는 것을 막는다면 러시아의 군사력이 영구적으로 약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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