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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밥 안 먹어” 우리 아이 식욕 부진, 한방 치료로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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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저하, 음식에 흥미 없음, 음식 거부 등 소아과서 흔해

소화불량, 식사량 감소, 헛배부름, 과도한 활동량 등 원인

원인별로 한약·침·뜸 치료…생활습관 관리·식이지도 병행도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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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들어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입 짧은 아이를 둔 엄마라면 가뜩이나 밥을 잘 먹지 않는 우리 아이가 식사를 더 꺼릴까 하는 걱정에 병원까지 찾는 경우도 많다.

소아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욕부진은 식욕이 저하되고, 음식에 대한 흥미가 없으며, 심한 경우 음식을 거부하기도 한다. 열량 섭취가 부족한 식욕부진 환아의 비율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부모들은 아동의 식욕부진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아이의 식욕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쓰는 것이 좋을까?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식욕부진을 호소하는 아이는 대게 또래보다 식사량이 적고, 식사 시간이 길며, 식사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과 방미란 교수는 “식욕부진은 1~6세 사이에 많이 발생하고, 주로 숟가락 먹이기 단계나 스스로 밥을 먹는 단계에 시작된다”라며 “또 농촌보다는 도시에서 더 많이 나타나고 간식을 많이 먹는 경우에도 잘 나타난다. 증상의 시작은 비교적 완만하고 그 기간은 비교적 긴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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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서는 식욕부진 소아의 유형을 ▲소화․흡수 등 비위 기능이 허약한 경우 ▲비위가 마르고 위음이 부족한 경우 ▲식적이 체내에 쌓인 경우 ▲간과 소화기관 사이의 협응이 안되는 간비불화 등 크게 4가지로 나누고, 유형에 따라 한약 치료를 처방한다.

먼저 소화·흡수 등 비위 기능이 허약한 경우에는 힘이 없고, 소화가 잘 안되며, 대변이 풀어지는 한편 땀이 많이 나는 경우이며 감기도 잘 걸린다. 이럴 때는 이공산이나 사군자탕, 삼령백출산, 칠미백출산, 보중익기탕, 삼출건비탕, 향사육군자탕, 향사양위탕, 인삼양영탕등의 처방을 통해 비위기능을 보강해줄 수 있다.

비위가 마르고 위음이 부족한 경우는 식사량이 적고, 물을 많이 마시고, 피부에 윤기가 부족해 건조한 편이며, 수면시간이 적고, 손발에 열감이 있다. 이럴 때는 양위증액탕, 소건중탕 등의 처방을 통해 비위기능을 돕고 진액을 보충해 줄 수 있다.

식적이 체내에 쌓인 경우는 음식을 많이 먹으면 배가 팽만해지며 쉽게 체하고, 트림과 구역질을 자주 하고 대변을 보기 어려워한다. 이럴 땐 건비환, 사황산, 보화환, 곡맥지출탕 향귤환 등의 처방을 통해 막힌 기운을 소통시켜주고 소화력을 도울 수 있다.

간과 소화기관 사이의 협응이 안되는 간비불화일 때는 조급한 성질을 보이며, 활동량이 과도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우울해하며, 밤에 자다가 자주 깨서 우는 등의 특징이 있다. 이럴 때는 조중탕, 통사요방 등을 처방을 통해 항진된 간의 기능과 저하된 비위기능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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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과 방미란 교수 진료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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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소아 식욕부진 치료에는 침과 뜸도 활용한다. 침 치료는 주로 등․배․손․다리에 있는 혈자리 위주로 시행한다. 아이가 오랫동안 맞고 있기 힘들어하는 경우 침을 놓고 자극을 준 후 바로 빼는 방법을 활용한다. 등 부위는 비수, 위수, 간수혈, 복부는 중완혈, 손은 사봉혈, 내관혈, 다리는 족삼리, 삼음교, 음릉천혈 등에 자극을 준다.

뜸 치료는 발열 기능을 가진 전자 뜸기로 중완혈, 신궐혈 등의 혈자리에 온열 자극을 준다. 전자 뜸 치료는 어린아이들도 쉽게 치료받을 수 있다.

방 교수는 “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학령기 전 소아의 경우 약 14~50%, 학령기 이후 소아의 경우 약 7~27% 정도가 식욕부진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식욕부진이 지속될 경우, 신체 상태가 허약하게 되고 특별한 기질적 원인이 없는데도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간의 영양 결핍은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고, 영양실조, 빈혈, 구루병, 면역력 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라며 “저신장, 발달 지연, 행동장애의 촉발 요인이기도 하므로 과도하게 식욕이 부진한 경우,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식욕부진 소아들은 위와 같은 치료뿐 아니라 생활 습관 관리와 식이지도도 중요하다. 규칙적인 식사 시간이 중요하며 밥을 먹기 전에 고당, 고지방, 고칼로리의 간식을 먹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 또 밥을 먹는 것에 기쁨을 느끼고 집중할 수 있도록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 등을 보며 식사하는 것을 피하도록 한다.

평소 음료는 귤피차를 추천한다. 귤껍질은 쓴맛으로 소화기를 보강하는 효과가 있으며,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 분비를 증가시켜 식욕을 개선시켜 주기 때문에 차처럼 끓여서 마시면 좋다. 이와 함께 줄넘기, 농구, 달리기 등 규칙적인 운동과 같은 신체활동을 주 3회 이상 권장한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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