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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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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사민당, ‘러 유착’ 비판받은 슈뢰더 전 총리 제명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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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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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집권당인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정권과 유착관계를 지속했다고 비판받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를 당분간 제명하지 않기로 했다.

사민당 하노버 지부 심사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17개 지역 협회나 연맹 등이 접수한 슈뢰더 전 총리 제명 요구안을 심사한 결과, 슈뢰더 총리가 당 규약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부결했다고 밝혔다.

사민당은 당원 자격을 보유하면서 침공 전쟁을 촉구하거나 특정 국가에 대한 침공 전쟁을 정당화하는 것은 양립할 수 없는 일이지만, 슈뢰더 전 총리는 이 같은 일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오히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일인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안보 이익이 군사적 수단 동원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민당은 다만, 사회민주주의자로서는 슈뢰더 전 총리가 전쟁이 잘못이라는 것보다 더 명확한 입장을 밝히는 게 적절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뢰더 전 총리는 이달 초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후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크렘린궁은 협상을 통한 해결을 원한다”고 밝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슈뢰더 전 총리와 제명 요구안 접수자들은 앞으로 2주 이내에 심사위에 불복신청을 할 수 있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 독일 총리를 지낸 슈뢰더 전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관계를 단절하지 않아 독일 사민당의 광범위한 지역조직은 물론 중앙지도부로부터도 강력한 비판에 시달려왔다.

슈뢰더 전 총리는 2017년부터 푸틴 대통령과 연계된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이사장직을 맡아 왔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에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이사로 지명되기도 했다. 그가 러시아 기업으로부터 받는 임금은 87만 달러(약 1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5월 로스네프트 이사장직에서 자진해서 사퇴하고 가스프롬 이사직 지명도 거부했지만 사민당 내에서는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유럽의회는 지난 5월 슈뢰더 전 총리가 로스네프트의 이사직을 그만두지 않는다면 그를 EU 제재 대상에 올리는 것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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