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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건강 갉아먹은 코로나... 美 심장질환 사망 5%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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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진 놓치고 고립으로 전반적 건강 악화

미 고교생 3분의1이 ‘정신건강 이상’

총기 살인은 2020년 35% 급증

성인 3분의2, 팬데믹 이래 치과 한번도 안가

조선일보

지난 1월 미 캘리포니아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 환자가 호흡기 격리 치료실에서 치료받는 모습. 미국은 코로나 사망자 수로 세계 1위지만, 지난 2년 넘게 의료기관이 코로나 대응에 집중 투입되고 사람들의 고립이 심화되면서, 기타 만성 질환과 전염병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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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로 코로나 감염을 넘어 전반적 건강 상태가 악화했다는 우려가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의료 기관들이 일반 환자보다 코로나 대응에 집중했고, 사람들이 감염을 우려해 정기 건강 검진과 통상적 치료를 위한 병원 방문을 꺼린 게 큰 이유다. 재택근무와 거리 두기에 따라 고립 상태가 길어진 것도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정부와 의료 기관, 학계의 통계를 취합, 미국인의 만성 질환과 사고가 코로나 이후 급증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미 심장학회 등에 따르면 미국인의 사망 원인 1위인 심장 관련 질환과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 건수가 팬데믹 이래 급증했다. 건강 검진이 줄어든 반면, 스트레스와 비만이 증가한 탓이다. 실제로 심장 질환 관련 사망 비율은 2019년 전체의 15%에서 2020년 21%로 치솟았다. 진통제 등 약물 과다 사용과 알코올중독에 따른 사망은 지난해 10만7000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병원 문턱이 높아지자 저소득층 유색 인종의 마약성 진통제 의존과 이에 따른 사망률이 다른 인종보다 더 늘었다는 분석이다. 전염성 성병도 진료를 제때 받지 못하면서 급증하는 추세다. 미국 내 임질과 매독 환자는 이동 제한을 강화한 2020년 초 한때 급감했지만, 봉쇄가 풀리면서 하반기에는 전년에 비해 130%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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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팬데믹 이후 고립이 장기화되고 정상적 사회활동이 흐트러지며 우울증과 불안, 분노를 겪는 청소년과 청년이 급증하고 있다. /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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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으로 인한 고립과 불안, 우울 등 정신 질환은 세계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2020년 정신·감정적 문제를 겪은 미국 성인은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특히 학교 폐쇄로 온라인 콘텐츠에 과도하게 노출된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층의 정신 질환 증가율은 10% 안팎으로, 다른 연령대를 크게 앞질렀다. 지난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고교생 7000명을 조사한 결과, 3분의 1 이상이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내 총기 살인 건수는 2019년에서 2020년 사이 35%나 폭증했다. 총기를 이용해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는 팬데믹 전 인구 10만명당 7명에서 2020년 이후 8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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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미 신시내티 중심가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진 현장. 미국에선 총기를 사용한 살인이 팬데믹 이전에 비해 35% 급증하고, 대형 총기 참사도 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젊은이들의 정신 건강 악화에 무분별한 총기 확산이 겹쳐져 벌어지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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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의 예방 백신 접종도 전반적으로 급감했다. 코로나 백신에 대한 부작용 우려와 음모론이 커지면서 일반 백신에 대해서도 기피 정서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미국 성인 3분의 2가 팬데믹 이후 2년 반 동안 한 번도 치과에 가지 않았다는 설문 조사 결과도 나왔다. 초기엔 코로나 감염 우려로, 이후엔 인플레이션으로 지갑이 얄팍해지면서 정기 검진이나 치료를 미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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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미 조지아주의 한 치과에서 환자가 진료를 받고 있다. 치과 검진은 예방이 필수적이지만, 팬데믹 이후 사람들이 전염병 감염 우려를 다른 질환 검진보다 크게 느끼는데다, 최근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진료 비용을 부담스러워해 치과 검진 등을 미루면서, 충치와 잇몸 질환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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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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