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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사랑도 배움도 못 받고 자란 선오… 악동 연기로 ‘어른 애’ 캐릭터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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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인사이더’서 장선오역 맡았던 강영석

교도소 도박판 암투

어두운 소재 다뤄

수감자 같지 않은

해맑은 모습 보이려

우렁찬 목소리에

머리도 노랗게 염색

강하늘과 대학 선후배

초반 연기에 부담

시간 지나 안정 찾으며

브로맨스 과시

2022년 방송에 집중

2023년 다시 무대서 인사

최대한 어린이 같은, 악동 같은 느낌으로 연기했어요. 장선오는 어렸을 때부터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제대로 배우지도 못했어요. 그는 어른들이 시키는 것만 계속했고 그러다 어른이 됐죠.”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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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인사이더’는 잠입수사를 하던 사법연수생 김요한(강하늘)이 믿었던 이들의 배신으로 나락으로 떨어진 뒤, 교도소 도박판에서 고군분투하며 복수의 실마리를 찾았던 액션 서스펜스극이다. 민연홍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 문만세 작가의 치밀한 각본, 그리고 강하늘·이유영·허성태·김상호·강영석·문성근에 판빙빙 등 여러 배우 명품 연기로 흥행 3박자를 고루 갖춰 많은 호평을 받았다.

특히 도박장으로 변질된 교도소와 얽히고설킨 권력자들의 카르텔 등 기존 드라마에서 보기 어려웠던 발상으로 사회 어두운 측면을 색다르게 보여줬다. 드라마 초중반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도박과 암투는 보는 내내 시청자들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이러한 ‘인사이더’ 인기 일등공신에는 주인공 김요한과 더불어 그의 도박 스승이자 원수로 이야기 전개에 중추적 역할을 한 장선오가 있었다. 배우 강영석은 교도소 재소자 우두머리로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같은 ‘똘기(또라이의 끼)’와 천재 도박사로서 패기를 지녀 교도소장 다음 가는 권력을 가진 인물을 그만의 개성으로 열연했다. 지난 4일 서울 소속사 사무실에서 세계일보와 만난 강영석은 “장선오는 교도소 짱(일인자)이지만,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겉모습만 어른인 ‘어린이’”라고 장선오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설명대로 장선오는 드라마에서 가장 튀는 캐릭터다. 샛노란 금발에 높고 우렁찬 목소리, 해맑은 표정은 교도소에 수감된 인물로 보이지 않는다.

“드라마에는 모두 악역, 빌런만 나와요. 심지어 주인공조차도요. 선한 배역이 없어요. 그중 장선오는 ‘상황이 만든 악역’이에요. 본인이 그렇게 되기를 원하지 않았고, 어른들에게 이용만 당했죠. 교도소 반장이지만 실질적인 일인자는 도원봉이었고, 장선오는 그의 소지(사동도우미)로 ‘짱인 척’한 겁니다.”

강영석은 이러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머리를 염색하고 목소리도 일부러 크게 냈다. 특히 그의 대사 전달력(딕션)은 남달랐다. 카랑카랑하고 명확했다. 강영석은 “아이들이 ‘엄마!’라고 자신의 엄마를 부를 때 내는 목소리 톤과 감정으로 연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JTBC 수목드라마 ‘인사이더’에서 폭탄 같은 ‘똘기’와 천재 도박사로서 패기를 지닌 장선오를 연기한 배우 강영석은 “최대한 어린이 같은, 악동 같은 느낌으로 연기했다”며 “자신이 원해서 악인이 된 것이 아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낸 악역”이라고 말했다. 티에이치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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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오는 김요한의 도박 스승이지만, 그와 친형제 같은 브로맨스(형제애)도 보여줬다. 실제 강영석과 강하늘은 대학교 선후배로 친분이 두텁다. “(강하늘이) 드라마 초반에는 불편했어요. 공연할 때도 연기를 하는 친한 사람이 오면 더욱 부담스럽거든요. 심지어 하늘이형은 학교 선배고, 친한 형이다 보니 초반에 눈치를 보게 됐고, 계속 ‘어땠어요?’라고 물어봤죠.”

평소 낯을 많이 가린다는 강영석은 “친해지면 괜찮은데 넉살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처음에 낯을 많이 가린다”며 “이번 드라마에서는 하늘이형을 비롯해 교도소장을 연기한 성지루와 남대문의 노승환 등 연극을 같이 했던 분들이 많이 출연해 마음이 조금 놓였다”고 말했다.

연극, 뮤지컬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강영석은 2011년 뮤지컬 ‘화랑’으로 데뷔했다. 이후 군대에 간 뒤 2015년 연극 ‘모범생들’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쓰릴 미’ ‘마마 돈 크라이’ ‘찌질의 역사’ ‘아마데우스’ 등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들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2017년 tvN ‘변혁의 사랑’을 시작으로 SBS ‘키스 먼저 할까요?’ tvN ‘백일의 낭군님’ JTBC ‘언더커버’ tvN ‘군검사 도베르만’까지 안방극장에도 도전 중이다. 지난해에는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 출연했다.

“‘공연만 해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어요.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었죠. 체대 입시를 준비하다가 ‘연기를 해볼까’라는 생각에 연기를 했고, 연기가 재미있고 부모님이 좋아하셔서 계속했어요. 그러다 소속사에 들어가서 연기를 했고, 드라마도 그런 식으로 하게 된 겁니다.”

뮤지컬과 연극, 그리고 방송과 영화 중 어떤 것이 더 재미있는지 묻는 말에 “뭐가 더 재미있고 뭐가 더 재미없다가 아니다. 그냥 재미가 다르다”며 “다만 영화는 연극과 방송의 장점을 모아놓은 것 같아서 더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차기작으로 뮤지컬이나 연극에서 그를 볼 수 있을까. “현재 차기 작품으로 TV 드라마를 촬영 중입니다. 흘러가는 대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최근 방송에 도전했으니까 올해에는 방송에 조금 더 집중할 거 같아요. 그렇다고 연극이나 뮤지컬을 그만둔 것은 아닙니다. 그들도 그들만의 재미가 있기 때문에, 아마 내년에는 그쪽 무대를 통해 인사를 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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