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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홍준표 “마음에 안 들어도 윤 대통령 보호해야”···대구 취수원 관련 구미시장에 “괘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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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홍준표 대구시장이 8일 오후 대구시 동인동 청사를 찾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백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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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지역의 이익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시장은 올해 말까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통과가 이뤄질 것으로 낙관했다. 대구 취수원 다변화 문제와 관련해 부정적 입장을 가진 김장호 경북 구미시장을 두고는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홍 시장은 8일 오후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아 예정에 없던 간담회를 약 50분간 진행했다. 여름휴가를 보낸 후 이날 첫 출근한 홍 시장은 여러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대구로서는 혜택을 받아야(한다)…. 가장 힘이 있는 사람이니까”라면서 “마음에 안 들더라도 보호를 해줘야 된다. 그래야 고마워하고 대구에 하나 더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홍준표 시장이 페이스북 등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중앙 정치에 대한 생각을 글로 올리는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최근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한 윤 대통령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두고 “요즘 이재명 (당대표) 후보 하는 거 보고 (글을) 몇번 썼다 지웠다”면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키는데 나와 개인적인 감정으로 훼방놓기 시작하면 상당히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에 대해서는 대구를 위해서 도움이 안되니까 일체 언급을 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사업을 두고 홍준표 시장은 “특별법만 통과시키면 (대구시장 임기) 4년 동안 할 일의 4분의 3은 하는 것”이라면서 “그걸 기반으로 나머지 기업유치라든가(힘쓰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남부권 중추공항이라는 용어도 (내가) 새로 만들었다”며 “인천공항 수송 능력의 25%만 되면 수도권에 버금가는 새로운 경제권이 대구·경북에 생긴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올해 말까지 관련 특별법이 통과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합신공항 건설의 전제조건으로 추진 중인 경북 군위군의 대구광역시 편입 건과 관련해서는 “(국회) 행안위가 열리면 정리될(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 취수원 다변화와 관련해 홍 시장은 “구미시장이 좀 괘씸하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고 직격했다.

홍 시장은 “구미국가산업단지가 무방류시스템을 채택했다면 대구시에 (공급하는) 물이 나빠질 이유가 없다”면서 “250만 대구시민이 먹는 물의 원수인 낙동강 오염도가 심해진 근본 원인은 구미공업단지”라고 말했다. 그는 “상수원을 좀 달라고 하니까, 된다 안된다 하는 건 언어도단이다”며 “그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재 김장호 구미시장은 “취수원 관련 협약이 지역의 발전과 이익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내용이 별로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앞서 국무조정실·환경부·대구시·경북도·구미시 등은 지난 4월 대구 취수원 다변화와 관련해 낙동강 상류인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하루 평균 30만t을 추가 취수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김 시장은 취임 이후 시민 동의 절차 등을 문제 삼으며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 왔다.

홍 시장은 대구시민에게 안전하고 맑은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취수원인 낙동강 물 대신 안동댐 등을 관로로 연결하고 물을 직접 공급해 식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정책이다. 민선8기 대구시장직 인수위는 해평취수장에서 추가 취수를 하는 기존 대구 취수원 다변화 정책과 함께 추진하겠다(투트랙)는 구상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8일 홍 시장은 “(투트랙 전략에 대한) 생각이 좀 많이 바뀌었다”, “그래서 안동댐 쪽으로 수원지의 방향을 틀겠다고 한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사업추진 방식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권기창 경북 안동시장은 최근 안동댐 물을 정수해 수돗물 형태로 대구 등 낙동강 하류 지자체에 판매하는 방안을 밝혔다. 홍 시장은 이에 대해 “세계 어디에도 (물을 판매하는) 그런 방식이 없다. 원수의 소유권이 수자원공사에 있다”고 말했다. 낙동강 물을 직접 공급받겠다는 생각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오는 11일 권기창 안동시장과 만나 관련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홍 시장은 최근 환경단체가 정수 과정을 거친 대구지역 수돗물에서 녹조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대구시에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과 관련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홍 시장은 “대구에도 수많은 시험소가 있는데 부경대까지 의뢰해서 그렇게 하는 건 참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부경대는 4대강 사업할 때부터 적대적인 연구소”라고 밝혔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영남권 환경단체는 이 대학 연구진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대구 수돗물에서 녹조로 인한 독성물질이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밖에 홍 시장은 SNS를 통해 중앙 정치에 대한 생각을 자주 알리고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난 매일 (SNS를 통해) 대국민 소통을 한다. 시민들하고도…”라면서 “시대가 바뀌었다. (기자실 등에) 와서 기자회견하는 거나 SNS를 통해서 의견발표한거나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 중에 나만큼 소통을 원활히 하는 사람은 없다”고 언급했다. 홍 시장은 “SNS에 글을 하나 올리는데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며 “하루 종일 중앙 정치만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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