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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중국인 전문가가 보는 한·중 외교장관 '칭다오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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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 위기 속 커진 양국 협력 중요성

"求同存異 기반해 양국관계 성숙히 해야"

사드 문제 배치 재발···'제로섬' 국면 빠질 것

아주경제

중국 출발하는 박진 장관 (서울=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박진 외교부 장관이 8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위한 중국 방문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공항을 출발해 중국 산둥성 칭다오로 향한다. 2022.8.8 kimsdoo@yna.co.kr/2022-08-08 16:49:08/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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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문가들은 9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리는 한·중 외교장관 만남이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해 양국 관계를 한층 더 성숙히 하는 한편, 칩4·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한반도 문제 등 복잡다단한 국제 환경 속 발생하는 각종 변수와 돌발 상황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지정학 위기 속 커진 양국 협력 중요성

전문가들은 이번 칭다오 회동이 코로나 확산, 우크라이나 위기,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문제로 산업 공급망을 둘러싼 리스크가 고조되는 등 국제 정세가 고도로 복잡한 시기에 열리는 데 주목했다.

팡슈위 상하이 푸단대 북한한국연구중심 교수는 중국 해방일보 산하 매체 상관신문을 통해 "최근 위기 속에서 국제 협력의 필요성이 커졌다”며 “아시아 지역이 세계 경제 발전의 중요한 동력 역할을 계속 발휘하도록 하는 데, 한·중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중 양국간 대립이 격화하며 대만해협이 동아시아 화약고로 전락한 상황이다. 양시위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미·중 관계가 대만문제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으로선 이번 회동을 통해 중국과 소통을 강화하고 이러한 형세 변화에 걸맞은 새로운 외교 정책 방향을 수립할 것으로 전망했다.

"求同存異 기반해 양국관계 성숙히 해야”

이번 한·중 외교장관 회동은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열리는 만큼, 양국 관계를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설정해 나가는지를 논의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양시위 연구원은 한·중수교 30주년을 통해 양국이 '구동존이(求同存異·다른 점은 인정하면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의 방식을 통해 서로의 합리적 우려를 존중하고 양국 관계를 더 성숙하게 할지를 더 많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한·중 관계의 현상을 개선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를 통해 비로소 양국이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며 불확실성과 돌발사건에 함께 대응할 수 있으며, 이는 동아시아, 더 나아가 전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비로소 긍정적 작용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뤼차오 랴오닝 사회과학원 한반도 문제 전문가는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을 통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양국간 관계가 계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양국간 추가적 협력과 협의가 필요하다”며 이는 칭다오 회동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간 경제·무역 협력이 한층 확대되고, 코로나가 점차 완화됨에 따라 문화 교류 협력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드 문제 배치 재발···'제로섬' 국면 빠질 것

미·중 갈등 격화 속 칩4와 사드 '3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미국 미사일 방어 체제 불참·한미일 군사협력 불참)는 이번 한·중 외교장관 회의의 핵심 의제가 됐다.

양 연구원은 한국의 대외정책은 군사·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안미경중’ 기조를 보였다며 새로운 정세 속에서 이러한 기조가 어떻게 변할지, 한국의 전략적 선택을 어떻게 좌우할지가 관심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이 공급망 문제에서 적나라하게 한국을 압박하고는 있지만, 한국은 이익을 고려해 미국의 장단에 맞춰 중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며, 관련 문제에 있어서 중국과 소통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또 중국으로서도 국제 형세와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직면한 상황에서 경제·무역 관계를 어떻게 양국 관계 추진의 코너스톤으로 삼을지, 양국 관계를 어떻게 더 예측·통제·관리 가능하게 할지에 착안점을 둘 것으로도 예상했다.

특히 그는 “우선 사드 배치 문제에 있어서 한국이 '3불 약속'을 위반할지, 현행 틀 아래서 조정을 가할지 여부는 한반도 안보 형세와 관련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남북한 갈등이 악화하고, 사드 배치 문제가 재발한다면 결국 관련 국가들이 ‘제로섬’ 국면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도 경고했다.

‘칩4’ 문제에 있어서도 전문가들은 한국의 미국에 대한 반도체 의존도가 워낙 큰 만큼, 설령 칩4 동맹에 한국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미국의 일부 요구를 강제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국이 한국에 바라는 것은 반도체 방면에서 중국과의 산업공급망을 끊지 않음으로써 현재 양국간 정상적 무역환경을 해치지 않는 것이라고 뤼차오 연구원은 전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8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중국 산둥성 칭다오를 방문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겸 외교부장과 회동한다. 윤석열 정부의 고위급 인사 방중은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주중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박진 장관은 방중 기간 한·중 외교장관 회의를 갖는 한편, 현지 기업·교민, 중국 지역 공관장과 화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한다. 중국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박 장관은 외부 활동이 아예 불가능해 사흘 내내 숙소에서만 머물게 된다. 왕이 부장과의 회동 및 만찬, 그리고 모든 화상 간담회는 모두 박 장관의 숙소에서 이뤄질 예정이라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다.

아주경제=베이징=배인선 특파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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