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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번째 시신 나왔다"…최악 가뭄이 드러낸 '슬픈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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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가 넘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 강바닥이 드러나며, 2차 세계대전 당시 떨어진 폭탄과 시신이 발견되고 있다고 외신이 전했다. 또 각국은 '물 절약'을 호소 중이다.



美 절반 이상 가뭄…미드호 수위 가장 낮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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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미국 네바다주 불더시티 근처의 미드호 국립휴양지가 말라 땅이 갈라져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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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통신은 7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지역 가뭄으로 미드호 수위가 현저하게 낮아지면서 변사체가 잇따라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미드호에서 사체가 발견된 것은 지난 5월 이후 4번째다. 라스베이거스 경찰은 지난 6일 미드호 국립휴양지 지역의 스윔 비치에서 유해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조사 중이다. 미드호 수위가 계속 낮아지고 있어 더 많은 변사체가 발견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드호는 지난 1936년 콜로라도강을 막아 후버댐을 건설하면서 조성된 인공호수로 애리조나·네바다·캘리포니아 등 7개 주(州)와 멕시코 북부 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미 남서부 농업의 젖줄이었다.

미드호 수위는 1937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317m를 기록 중이며, 물이 마르며 하얀 띠를 형성하고 있다. 최고 수위는 지난 2000년 7월 기록한 365m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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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주 경계에 있는 콜로라도강의 후버댐에 하얀 띠 '욕조 링'의 모습. 미드호 협곡 암벽의 하얀 띠는 최고 수위에서 얼마나 물이 빠졌는지를 정확히 보여준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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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미국 가뭄 모니터에 따르면 극심한 더위와 낮은 강우량에 의해 미 전역의 50% 이상이 '가뭄' 상태에 있다. 수년간 대규모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서부와 남부 지역은 물론이고 코네티컷주(州)·로드아일랜드주·매사추세츠주 등 북동부 지역까지 확장됐다. 과학계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 온난화로 극심한 가뭄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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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유럽 60%가 가뭄…포강에선 2차 세계대전 폭탄 드러나



유럽도 가뭄에 신음 중이다. 유럽연합(EU)의 유럽가뭄관측소(EDO)에 따르면 지난 7월 11~20일까지 EU 지역의 45%가 '가뭄 경고(적은 강우량으로 토지가 건조함)', 15%가 가장 심각한 '가뭄 경보(농작물까지 손상)' 상태다. 영국 스카이 뉴스는 "7월 초순보다 가뭄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다"면서 "8~9월에도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다면 가뭄이 매우 심각해져 물 공급을 악화시키고 농업에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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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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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군인들이 지난 7일 이탈리아 북서부 보르고비르길리오의 포강에서 발견된 2차 세계대전 폭탄을 치우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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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선 북부를 지나가는 포강 수위가 낮아져 2차 세계대전 때 강바닥에 박혔던 폭탄이 드러났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북서부 보르고비르길리오시에 사는 한 어부가 폭탄을 발견했고, 이탈리아군 당국은 7일 해체 작업을 진행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긴 강인 포강(650㎞)은 이탈리아 농업에 3분의 1 이상을 책임지고 있지만, 7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상당수 지류가 말랐다. 지난달 초 이탈리아 정부는 포강 주변의 5개 주에 비상상태를 선포하고 피해 지역 가정과 기업에 물 배급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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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중순 이탈리아 북부의 포 강변에 있는 항구에 관광용 배들이 정박하고 있다. 수위가 낮아져 배를 사용할 수가 없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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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관측 이래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프랑스는 100개 이상 도시와 마을에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6일 총 101개 지자체 중 93개 지역에 가뭄주의보와 경보를 발령하고 '물 사용 제한 가능 지역'으로 지정했다. 프랑스 기상청은 이달 중순까지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도 가뭄으로 라인강 수위가 낮아져 화물선 운항이 어려워지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인근 카웁 구간의 수위는 6일 46㎝에 불과해 선박 운항을 위한 최저 기준(80㎝)에도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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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말 독일 뒤셀도르프의 라인강이 가뭄으로 마른 모습.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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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1935년 이래 87년 만에 가장 건조한 7월을 기록하면서 잉글랜드 남부와 웨일스 지역이 가뭄을 겪고 있다. 일부 지역은 수돗물로 정원에 물을 주거나 세차하는 것을 금지했다.

국토의 3분의 1이 해수면보다 낮은 곳에 있는 네덜란드는 가뭄으로 인해 강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바닷물이 역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3일 몇몇 운하의 이용에 제한을 두고 물 절약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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