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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神'에서 야유 받는 신세된 호날두, 본인이 자초한 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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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브라이턴과의 EPL 1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힘들어하고 있다. 사진=AP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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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때 ‘축구의 신(神)’으로 추앙받았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하지만 이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홈팬들에게 야유를 받는 신세가 됐다. 호날두 본인이 이 같은 상황을 자초했다.

맨유는 7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22~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이하 브라이턴)에 전반에만 2골을 내주며 1-2로 패했다.

이번 시즌 새로 지휘봉을 잡은 에릭 텐 하흐 감독의 EPL 공식 데뷔전이었다. 맨유 팬들 입장에선 기대가 컸기에 아쉬움도 그만큼 더할 수밖에 없었다. 맨유가 안방에서 브라이턴에 패한 것은 구단 역사상 처음이었다.

팬들의 분노는 호날두에게 쏠렸다. 호날두는 이날 경기 전부터 맨유 홈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호날두가 워밍업을 위해 경기장에 나서는 순간 일부 팬들이 야유를 보내는 장면이 구단 SNS를 통해 고스란히 공개됐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호날두는 당연히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야 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비시즌 동안 사고뭉치로 전락했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활약하고 싶다며 노골적으로 다른 팀으로 이적을 요구했다. 심지어 에이전트를 통해 몇몇 팀에 역제안을 하기까지 했다.

사실 유럽 축구 무대에서 여러 이유로 이적을 요구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호날두는 문제가 심각했다. 일단 방콕, 멜버른 등에서 치러진 맨유 프리시즌 투어에 불참했다. 명목상 이유는 가족 문제라고 했지만 누가 보더라도 팀을 떠나겠다고 떼를 쓰는 모양새였다.

결국 원하는 팀이 없자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마지못해 팀 훈련에 합류했다. 하지만 지난 1일 라요 바예카노와 프리시즌 경기에서 전반 45분을 소화한 뒤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경기장을 떠나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텐 하흐 감독의 허락을 받지 않고 조기 퇴근했다. 규율을 중시하는 텐 하흐 감독은 “모두에게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며 “우리는 한 팀이며 경기가 끝날 때까지 함께 해야 한다”고 정면 비판했다.

실제로 텐 하흐 감독은 이날 개막전에서 호날두를 벤치에 뒀다. 호날두를 제외하고 유일한 원톱 자원인 앙토니 마샬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음에도 호날두를 선발로 선택하지 않았다.

맨유가 전반전에 무기력한 경기력을 드러내며 2골을 먼저 내주자 텐 하흐 감독은 어쩔 수 없이 호날두를 후반전에 투입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겉도는 모습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꾸준히 개인훈련을 했다고 하지만 경기 체력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겨우 37분을 뛰고도 심하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텐 하흐 감독은 “호날두는 훈련에 임한 지 겨우 일주일 됐고 몸을 더 만들어야 한다”며 “출전시간을 35~40분으로 조절해주는 것이 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훈련을 거듭하고 경기를 치르면 더 나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텐 하흐 감독의 강한 압박 축구 스타일에 적응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맨유는 여전히 호날두의 이적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당장 호날두를 대체할 공격수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동시에 호날두가 팀 분위기를 망치는 것에 대한 고민도 크다.

구단 안팎에선 전력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호날두를 내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맨유의 레전드이자 미국프로축구(MLS) DC 유나이티드 감독인 웨인 루니는 “맨유는 현재 우승에 도전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 “호날두가 이적을 원한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를 내보내고 향후 3~4년 동안 팀을 리빌딩하는데 필요한 공격수를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맨유 레전드 폴 스콜스는 시즌 전 호날두의 행보에 대해 “서커스를 시작한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루니와 스콜스는 모두 호날두와 맨유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인공들이다.

맨유도 대안 마련에 나선 분위기다. 영국 BBC는 “맨유가 이탈리아 세리에A 볼로냐에서 뛰는 오스트리아 출신 공격수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의 영입을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맨유가 아르나우토비치 영입을 위해 1000만파운드(약 157억원) 정도의 이적료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맨유가 아르나우토비치 이적료로 약 720만파운드(약 113억원)를 제시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아르나우토비치 외에도 도미니크 소보슬러이(라이프치히·헝가리), 벤야민 세스코(잘츠부르크·슬로베니아), 안토니(아약스·브라질) 등의 맨유행 이적설이 나오고 있다.

사실 맨유는 여름 이적시장 동안 공격수 영입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호날두가 주전 공격수를 맡아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호날두에게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이후 허둥지둥 움직이는 모습이다.

맨유는 팀의 장애물로 떠오른 호날두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력과 별개로 세계 축구를 지배했던 호날두의 위상은 이제 바닥까지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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