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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장마 끝났다"는데 500㎜ 물폭탄…기상청도 놀란 '태풍의 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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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장마가 다시 시작된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횡단보도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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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500㎜에 이르는 장마급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부에는 체감온도가 36도에 이르는 폭염이 닥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9일에는 남쪽에서 열대저압부가 제7호 태풍 ‘무란’(MULAN)으로 발달해 접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상청은 8일 “오후 2시 10분 현재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강원중북부 내륙·산지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으며, 그 밖의 중부지방에는 시간당 10㎜ 내외의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를 기준으로 서울(한강)은 65.5㎜의 일강수량을 기록했고, 경기 연천(171㎜)과 포천(139.5㎜)에는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남북으로 폭이 30㎞에 이르는 좁고 긴 형태의 비구름은 중부지방을 오가며 강하고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10일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내리겠고, 총 35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이에 따라 서울(서남권, 동남권)과 인천(옹진군 제외), 경기 대부분 지역에는 호우 경보가, 수도권 나머지 지역과 강원도에는 호우 주의보가 내려졌다.

11일에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예상된다. 이에 누적 강수량이 500㎜ 이상을 기록하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북한에도 매우 많은 비가 예상돼 임진강, 한탄강, 북한강 등의 수위가 급격히 높아질 수 있으니 피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비가 내리지 않는 남부 지역에는 최고 35도에 이르는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는 체감온도가 32~36도로 올라 매우 무더울 것으로 보인다.



공기벽 쌓은 태풍…장마급 폭우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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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기상청이 지난달 27일에 장마가 끝났다고 발표했는데도 다시 장마급 폭우가 쏟아지는 건 최근 한반도 주변을 연이어 지나간 태풍의 영향이 크다.

제5호 태풍 '송다'와 제6호 태풍 '트라세'는 앞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뒤 한반도 북동쪽으로 빠져나갔다. 하지만, 열과 수증기를 포함한 열대저압부들이 오호츠크해에서 마치 공기벽처럼 고기압능 블로킹을 만들어 한반도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것을 막고 있다.

이에 따라 길이 막힌 차고 건조한 공기가 한반도로 내려오면서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와 충돌해 장마철과 같은 형태의 정체전선이 만들어졌다.

박정민 기상청 통보관은 “남쪽에서 들어온 따뜻한 공기가 많은 에너지를 담은 연료라면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공기는 스파크로 볼 수 있다”며 “이 둘이 충돌할 때마다 정체전선이 활성화되면서 강하고 많은 비를 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9일 태풍 ‘무란’ 발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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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 8일 오전 출근시간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우산을 쓰고 걷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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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변수는 대만 서쪽 해상에 있는 열대저압부다. 이 열대저압부는 대만 해상의 수온이 높기 때문에 세력을 점점 키워 9일쯤 제7호 태풍 ‘무란’(MULAN)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태풍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북쪽으로 밀어 올리면서 현재 예보된 강수 지역이 조금 더 북쪽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천권필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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