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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러시아, '유럽 최대' 우크라 원전 또 폭격…'핵 재앙' 엄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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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러시아 "우크라이나군이 로켓 공격 한 것" 반박]

머니투데이

[에네르호다르=AP/뉴시스] 러시아군이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자로리자주 에네르호다르에 있는 유럽 최대의 원자력 발전소를 포격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미트로 오를로프 에네르호다르 시장은 SNS를 통해 원전이 이날 새벽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플래닛랩스가 2019년 제공한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 2022.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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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에 이틀 연속 포격을 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포격을 러시아의 '핵 테러'로 규정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핵 재앙의 실제 위험이 강조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냈다.

7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 5일에 이어 6일에도 러시아군의 로켓 공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회사 에네르고아톰은 전날 밤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원전 작업자 1명이 다치고 방사능 감시 센서가 손상됐다고 밝혔다.

에네르고아톰은 러시아가 로켓포로 공격한 원전의 저장시설 부지에는 사용 후 핵연료를 담은 컨테이너 174개가 야외에 보관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포격으로 방사능 감시 센서 3개가 부서진 탓에 방사능 유출 여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주에 위치한 이 원전은 원자로 6기를 보유하고 있다. 단일 시설 기준으로 유럽 최대 규모다. 지난 3월 러시아군에 의해 점령됐지만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이후 이곳이 공격을 당하면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와 같은 참사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러시아는 자포리자 원전 포격을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했다는 입장이다. 러시아가 임명한 예브게니 발리츠키 자포리자주 임시 정부 수장은 "우크라이나군이 6일 밤 로켓으로 원전을 포격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군의 로켓 공격으로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에 화재가 발생했고 현재는 진화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포격을 러시아의 '핵 테러'라고 지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통화 사실을 밝히면서 "러시아의 핵 테러와 관련해 원자력 산업 및 핵연료에 대한 제재 등 국제사회의 더 강한 대응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자포리자 원전 인근 러시아-우크라이나 교전과 관련해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과 보안을 위태롭게 하는 군사적 행동은 완전히 용납될 수 없으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한 포격으로 인해 우크라이나와 그 밖의 지역의 공중 보건과 환경을 위협할 수 있는 핵 재앙의 실제 위험이 강조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며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원자로 자체에 어떠한 손상도 없었고 방사능도 방출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현장에는 다른 곳에 손상이 있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어 "6개의 원자로가 있는 이 중요한 원자력 시설 주변에서 최대한의 자제를 할 것을 강력하고 긴급하게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황시영 기자 appl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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