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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카카오가 찜한 'AI 아이돌', 뉴스 생방송에서 일냈다…'가상인간'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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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생방송 등장한 '가상인간'…10분간 인터뷰하고 춤까지 췄다

펄스나인, 카카오 계열사가 전략적 투자…'가상인간 전성시대' 왔다

뉴스1

뉴스 생방송에 출연한 버추얼 휴먼 '제인'의 모습. (펄스나인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버추얼 휴먼(가상 인간) 기술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한 뉴스 생방송에 등장한 가상 인간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TV 생방송 첫 출연이 무색하게 얼굴과 표정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던 것. 스스로를 가상 인간이라 밝히지 않았다면 '진짜 사람'으로 착각할 정도다.

IT업계는 가상인간이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보고 있다. 그간 가상 인간들은 촬영 후 보정 작업을 거쳐야해 활동 반경이 SNS나 온라인 광고에 국한돼 있었다. 그러나 이젠 라이브 기술을 이용해 TV 생방송까지 출연한다.

가상 인간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중도 놀란 기색이다. 뉴스에 나온 가상인간을 본 시민들은 "사람이라 해도 믿을 만큼 자연스럽다"는 반응이다. 다만 일각에선 "얼굴 합성을 이용한 눈속임이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 뉴스 생방송까지 섭렵한 '가상 인간'

지난 1일 가상 인간 '제인'이 YTN 뉴스 생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광고 또는 드라마 출연은 종종 있었지만, 생방송 출연은 이번이 국내 최초다.

생방송에 출연한 제인은 앵커와 함께 10여 분 동안 버추얼 휴먼 시장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생방송 출연 소감'을 말해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TV 생방송 출연은 처음이다"며 "그래서 지금 너무 신기하고 떨리는데 재밌다"고 말했다.

그녀는 본인이 속한 그룹의 신곡 '파라다이스'(Paradise)의 포인트 안무를 선보이기도 했다. 평범한 대중의 육안으로는 진위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제인을 탄생시킨 곳은 지난 2017년 설립된 인공지능(AI) 그래픽 전문기업 펄스나인. 제인은 펄스나인이 지난해 데뷔시킨 가상 걸그룹 '이터니티(Eternity)의 멤버 중 한명이다.

펄스나인은 지난 2021년 8월 가상인간 제작 기술력을 인정받고, 카카오게임즈 계열사 넵튠으로부터 투자를 유치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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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그래픽 전문기업 펄스나인이 제작한 가상 인간 (펄스나인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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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시간 얼굴 합성 '딥리얼 라이브'


국내 시장에서 가상 인간이 크게 주목받기 시작한 건 지난해 7월. 신한라이프의 TV 광고에 출연한 가상 인간 '로지'(ROZY)가 큰 인기를 끌면서다.

로지는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전문기업 '싸이더스 스튜디오엑스'가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얼굴형을 모아 3D 합성 기술로 탄생시킨 가상 인간이다.

로지 이후 다수의 가상 인간 시장에 등장했지만, 모두 SNS나 온라인 광고에 활동 반경 제약이 있어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게 사실. 그러나 '제인'은 달랐다.

제인 제작사 펄스나인에 따르면, 이들은 초당 30프레임으로 실시간 페이스 스왑(Face swap)해 얼굴을 실시간으로 합성하는 '딥리얼 라이브' 기술을 가상 인간에 적용한다.

회사 측은 "실제 사람 진행자와 함께 방송을 해도 손색없을 만큼 다양한 표정 변화를 사실적이고 정교하게 표현했다"며 "상반신 클로즈업 컷, 줌인줌아웃 등 다채로운 카메라 연출에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지은 펄스나인 대표는 제인이 가상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말한다. 박 대표는 "활동에 제약이 있었던 기존 버추얼 휴먼의 한계를 깨기 위해서는 라이브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딥리얼 라이브를 통해 이번 생방송 게스트 출연을 넘어 팬들과 더욱 가까이 소통하는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 '존재를 흔드는 손' 가상인간

생방송까지 출연하게 된 가상 인간들의 성장 속도에 대중도 놀랐다는 반응이다. 이용자들은 "그동안 본 가상 인간 중 가장 자연스러워 보인다" "전혀 어색하지 않고 실제 사람 같다" "가상 인간이 정말 영화나 드라마까지 나오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가상인간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상인간은 혁신이 아닌 얼굴 합성 기술을 이용한 '눈속임'이라는 주장이다. 또 가상인간이 우리 '인간'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간의 영역이던 가수·아나운서·CF모델 자리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 비현실적인 외모의 가상 인간이 마치 '표준'처럼 자리 잡게 되면서 외모지상주의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명주 서울여대 바른AI센터장은 가상 인간을 '존재를 흔드는 손'이라고 표현한다. 김 교수는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자와 경쟁하는 시대가 됐다"며 "가수를 예로 들면 가수가 되기 위해 10년 이상 노력한 지망생이 이제는 가상 인간과 경쟁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상 인간 산업이 활성화 되면 결국 우리 주변의 쇼호스트, 광고모델은 일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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