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한강 석양을 관광자원으로···오세훈, ‘대관람차’ ‘수상무대’ 등 추진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오 시장,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 발표

‘한강르네상스’ 시즌2 본격화

경향신문

싱가포르에는 165m 높이로 최대 780명까지 동시 탑승할 수 있는 대관람차 ‘싱가포르 플라이어’가 설치돼 있다. 서울시는 한강변에 이보다 큰 ‘서울아이’를 설치할 계획이다. |visitsingapore.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변에 세계 최고 규모의 대관람차와 수변 객석을 갖춘 수상예술무대 설치 등을 추진한다. 노들섬에는 싱가포르에 있는 ‘가든스바이더베이 슈퍼트리’ 등과 같은 대형건조물을 세울 예정이다. 아름다운 석양을 활용해 한강을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오는 28일부터 잠수교의 보행교 전환 작업도 진행한다.

오 시장은 아세안 전략도시를 출장 중이던 지난 1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계획을 담은 ‘그레이트 선셋(GREAT SUNSET) 한강 프로젝트’ 구상을 발표했다. 2007년 재임 당시 추진했던 ‘한강르네상스’ 시즌2를 본격화하는 것이다.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는 현재 서울을 찾는 해외 관광객 수가 1300만~2000만명에 그치는데, 이를 3000만명으로 늘리기 위해 마련됐다. 오 시장은 “어떤 시설물을 어떻게 만드냐에 따라 그 나라 인구 대비 관광객 숫자가 훨씬 많은 관광대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선셋 한강라인’은 상암에서 여의도, 용산, 노들섬, 반포, 뚝섬, 잠실까지 강남북을 지그재그로 연결해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짧게는 4년, 길게는 10년 이상을 내다본 중장기 플랜이다.

경향신문

스페인 세비야에는 와플처럼 생긴 세계 최대의 목조 건축물인 ‘메트로폴 파라솔’이 설치돼 있다. 서울시는 노들섬에 이 같은 대형 목조 구조물을 설치할 계획이다. |arquitecturaviva.com


“노들섬, 기존 건물 철거 최소화하고
구조물 얹어 한강 석양 즐길 수 있도록”


노들섬에는 석양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는 조형물을 만든다는 것이 서울시의 계획이다. 오 시장은 노들섬에 들어설 조형물의 예시로 와플처럼 생긴 세계 최대의 목조 건축물인 스페인 ‘세비야 메트로폴 파라솔’과 야간에 15분 가량 조명쇼를 하는 싱가포르 ‘가든스바이더베이 슈퍼트리’ 등을 들었다. 두 구조물 모두 도시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산책로가 공중에 만들어져 있다.

그는 “노들섬 서쪽에 지어진 지 2~3년 밖에 안되는 성냥갑 같은 건물들이 있지만 허무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미 2번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쳤는데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아 ‘그 위에 구조물을 얹어서 걸으면서 한강 석양을 즐기는 형태의 건조물이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노들섬의 ‘글로벌 예술섬 마스터플랜’ 수립과 연계 추진하되 창적 디자인 설계를 위해 국내 혹은 국제현상공모 추진도 검토하고 있다.

오 시장은 역사 유산인 재래시장 원형은 그대로 보존한 채 형형색색의 거대한 지붕을 얹은 스페인의 ‘산타 카테리나 메르카트’ 방식을 적용할 곳도 찾고 있다. 종로구 종각역 일대의 ‘피아노 거리’와 마포구 홍대 ‘주차장 거리’ 등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레이트 선셋(GREAT SUNSET) 한강 프로젝트’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상무대는 반포 등에 최대 3만석
대관람차, 세계서 가장 크게 만들겠다”


‘서울형 수상예술무대’도 추진된다. “석양이 오페라의 배경이 되고 강물이 뮤지컬의 소품이 되는 색다른 문화 체험이 가능할 것”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수상무대와 수변 객석을 갖춘 싱가포르 ‘더 플로트 앳 마리나베이’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오 시장은 “더 플로트 앳 마리나베이 객석은 2만7000~2만8000석 정도 된다”며 “(국내도) 오페라·뮤지컬 등 수상공연을 할 수 있는 대형무대를 여의도나 반포 한강지구, 잠실 등 교통이 좋은 곳에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객석 규모는 3000석에서 최대 3만석으로, 구체적인 설치 장소 등도 향후 수요 조사 등을 통해 결정할 방침이다.

가칭 ‘서울아이(Seoul Eye)’라고 붙인 대관람차도 조성한다. 서울시는 ‘서울아이’를 ‘세계에서 가장 큰 관람차’로 불리는 ‘싱가포르 플라이어’를 뛰어넘는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싱가포르 플라이어는 165m 높이로 최대 780명까지 동시 탑승할 수 있다.

‘서울아이’ 부지는 현재 상암동 일대와 뚝섬 삼표 레미콘부지, 잠실, 반포 한강지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오 시장은 “(대관람차 부지는) 시민 여론을 들어보고 전문가 식견을 담아서 결정해야 하는 문제”라며 “조만간 빠른 시일 내에 확정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관람차는) 바람도 불어야 하고 구조물이 튼튼해야 하는데 브랜드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새로 지으면서 제일 크던지 제일 예쁘던지 ‘제일’이 들어가야 한다”며 “다른 곳과 시너지 낼 수 있는 장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싱가포르에는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가든스바이더베이 슈퍼트리’가 조성돼 있다. 이 곳에는 공중에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으며 야간에 15분 가량 조명쇼도 한다. |가든스바이더베이 공식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잠실교, 28일부터 일요일마다 ‘차없는 다리’
“임기 생각하면 단기 플랜만···시민들 원할까”


서울시는 한강을 석양 명소로 탈바꿈하기 위해 잠실교를 28일부터 10월30일까지 매주 일요일 ‘차 없는 다리’로 선보인다. 잠수교는 반포대교 하부에 있는 왕복 2차로 다리로, 1개 차로를 막아도 교통에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일요일마다 보행전용교로 바꿔 차량통행을 제한해 낮에는 플리마켓으로, 밤에는 푸드트럭 등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적응기를 거쳐 단계적으로 잠수교의 보행교 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가 민선8기 정책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강은 언제봐도 좋고 자전거를 타면서 보면 환상이다”며 “그런데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은 (대관람차 같은) 저런 걸 안 타면 한강의 선셋을 볼 수가 없지 않나”고 말했다.

서울시는 한강 곳곳이 시민 누구나 이용 가능한 석양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한강변에 민간건축물 건축하면서 공유 전망공간을 제공하거나 한강으로 연결되는 별도 동선을 마련할 경우 용적률 확대 등을 주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관광객 26명이 들어오면 일자리 1개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해외 관광객 1000만명과 3000만명은 (도시) 활력에서 큰 차이”라며 “한강 낙조가 아름답다는 점에 착안해 가슴이 웅장해지는 프로젝트를 몇 개 시행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 4년 내에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의 현실화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4년짜리 시장은 임기 내에 할 수 있는 일이 의외로 그렇게 많지 않다. 의미 있는 변화를 추구해서 완성하려면 대부분 준공식이나 완공은 그 다음 임기 중 이뤄진다”며 “그런 것에 신경쓰면 오히려 단기 플랜만 집중하게 된다. 자기 임기 내에 끝내려는 욕심 때문에 일 사이즈를 줄인다거나 이런 것은 시민들이 지켜보고 싶은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싱가포르에 있는 수상무대 더 플로트 앳 마리나베이. |stadiumdb.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 [뉴스레터]좋은 식습관을 만드는 맛있는 정보
▶ ‘눈에 띄는 경제’와 함께 경제 상식을 레벨 업 해보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