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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벼락 내리꽂힌 뒤 화염기둥 솟구쳤다… 쿠바 원유탱크 폭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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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쿠바 석유 저장 단지 내 탱크에서 거대한 화염이 타오르는 모습. /@enpaiszeta 트위터


중남미 쿠바의 대형 석유 저장 단지에서 벼락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불길을 잡던 소방대원 17명이 실종됐다.

6일(현지 시각)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화재는 전날 오후 8시쯤 수도 아바나에서 동쪽으로 100㎞쯤 떨어진 항구도시 마탄사스의 석유 저장 단지 내부서 발생했다. 2만5000㎥의 원유가 저장돼 있던 탱크에 벼락이 내리꽂히며 대형 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불길은 순식간에 옆 탱크로 옮겨 붙었고 4차례 폭발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터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그때의 상황을 포착한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거대한 붉은 화염이 피어오르며 끝을 모르고 치솟는 모습이 담겼다. 불길은 날이 밝은 뒤에도 선명하게 타올랐고 시커먼 연기는 일대를 뒤덮었다. 일부 네티즌은 “심한 냄새가 났다” “공포스러운 화염이었다” 등의 목격담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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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으로 인한 폭발 후 화염이 치솟는 모습.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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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석유 저장 단지 화재 현장. 날이 밝은 뒤에도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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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당국이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확인한 사망자는 1명이다. 또 121명이 다쳐 36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그중 5명은 위독한 상태다. 폭발 이후 인근 지역 주민 1900여명은 다른 곳으로 긴급 대피했다. 당국은 화재로 인한 연기가 아바나까지 닿은 만큼, 시민들에게 산성비를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당시 단지에는 총 8개의 석유 탱크가 설치돼 있었다. 소방당국은 신속하게 인근 바닷물을 퍼붓는 작업을 진행했고 다행히 다른 탱크로 불길이 번지는 일은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완전 진압에는 애를 먹고 있다. 결국 당국은 인근 멕시코와 베네수엘라 등에 도움을 청했고 주변국들의 원조를 받아 현장을 정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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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석유 저장 단지 화재 진압에 동원된 헬리콥터.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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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은 평소 연료 부족과 정전에 시달려온 쿠바에게 이번 사고는 매우 치명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일로 얼마나 많은 양의 기름이 유실됐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한편 최근 세계 곳곳에서 벼락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며 불안함을 안기고 있다. 지난 4일에는 미국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공원에 벼락이 떨어져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진 일이 있었다. 또 지난달 인도 북부 비하르주에서는 수차례 내려친 벼락에 하루 동안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번개 발생 횟수를 늘리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육지와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공기가 따뜻해지고, 번개를 만들어낼 에너지가 더 많이 생겨난다는 이유에서다. 평균 기온이 1도씩 상승하면 낙뢰 발생률은 12%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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