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한중 통상·경제장관 회담 추진…尹정부, 美·中간 외교 실타래 풀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세종=조규희 기자, 세종=안재용 기자]
머니투데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징핑 중국 주석/사진=머니투데이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한·중 통상장관과 경제장관 회담을 동시에 추진한다. 대중 무역수지 적자 해소 등을 위해선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반도체 등의 공급망을 놓고 미·중 패권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중 간 경제적 균형외교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친미 외교' 노선을 천명한 윤석열 정부의 경제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

7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는 중국의 경제 수장들과 잇따른 만남을 가진다. 우선 산업부는 오는 24일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이르면 이달 중 통상장관 회담을 추진한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과의 통상 체계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중국 상무부, 주한중국대사관을 통해 한·중 통상장관 회담, 투자장관 회담 등에 관해 실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기획재정부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중국의 경제 사령탑 역할을 하는 허리펑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주임간 회담을 추진 중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양국 경제장관간 회담을 추진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현재 일정과 의제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과거 연기됐던 경험이 있었던 만큼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양국은 지난 1월 당시 문승욱 산업부 장관과 샤오 야칭 중국 공업신식화부 부장(장관)이 한·중 산업장관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한 바 있다. 2020년 4월에는 성윤모 산업부 장관과 중산 중국 상무부 부장(장관)이 유선회의를 연 바 있다. 중국은 통상 분야는 상무부가, 산업분야는 공업신식화부가 담당한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장관 회담이 연기되고 만나지 못했는데 대면·화상 등 모든 방법을 두고 중국측과 협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관계 강화 차원에서 양국은 '워킹그룹' 구성도 추진한다. 장관 차원에서 선언적 의미의 만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관 회담 전·후 실무협상팀에서 구체적 사안을 합의하고 향후 이행방안까지 챙기는 등 실질적 협력체계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장관회의 전·후에 여러 실무 분과를 두고 협의해 구체적 사안을 정리하고 이행하는 워킹그룹 구상도 중국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입장에선 대중 무역수지가 계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반도체, 이차전지, 전기차 분야에서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상호 공생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경제협력 사업 추진, 실질 협력 강화, 대중 수출마케팅 강화를 통해 우리 기업의 수출을 지원할 계획"(이창양 산업부 장관), "우리 입장에서는 중국과 통상관계를 안정화 시키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산업부 차원에서 최근 중국과의 관계를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과 중국이 보복관세 등으로 무역전쟁을 치른 데 이어 최근 반도체 공급망을 놓고 갈등을 빚는 상황은 우리에게 숙제다. 대표적으로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체제인 '칩4'(미국·한국·대만·일본) 가입 여부가 공식적으로 우리 정부 내 논의 테이블 위에 오른 상태다. 지난 5월 본격 실무협상에 돌입한 미국 주도의 통상 협력체제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도 한·미·일을 포함해 호주, 뉴질랜드, 인도, 아세안 7개국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미국의 대 중국 견제 전략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정부는 칩4 가입 여부 등과 관련해 '동맹' 수준이 아닌 '협력체'라며 중국 배제론에 거리를 뒀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도 칩4에 가입할 의향이 있는가'는 질문에 "칩4 '동맹'이라는 말은 쓰지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 동맹이 아닌) '반도체 협의' 정도로 해서 어떤 의제에 대해, 어떤 협력 방안을 얘기할 것인지 논의하는 협력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도 맞춤형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누가 누구를 배제하는 반도체 동맹(을 추구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세종=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