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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어대명’ 기운 초반전, 97그룹은 추격 부심···이재명 독주, 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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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의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첫날인 6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왼쪽부터), 박용진, 강훈식 당 대표 후보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구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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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새 대표를 선출하는 8·28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초반부터 독주를 하고 나섰다. 지난 6일 강원·대구·경북에 이어 7일 제주·인천 등 첫 주말 지역 순회 경선에서 박용진·강훈식 후보를 상대로 74.15% 득표율로 압승을 거두면서다. 상대적으로 이 후보가 강세인 지역부터 시작한 측면이 있지만 사실상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대세론’을 본격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대교체론’을 앞세워 이 후보를 추격하고 나선 ‘97그룹’(90년대 학번·70년생) 박·강 후보는 초반 열세에 대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최대 변수 중 하나로 꼽히는 두 후보의 단일화 논의 재개도 주목된다. 이 후보가 초반 승기를 잡긴 했지만 경선 막판 벌어지는 ‘대의원·일반국민 여론조사’ 등도 남아있어 승부는 아직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어대명’으로 시작한 초반전
…최고위원 경선도 ‘친이재명’ 강세


민주당 전당대회의 첫 주말 지역 순회 경선 대결은 이 후보가 사실상 ‘싹쓸이’하며 마무리됐다. 1차전에서부터 ‘어대명’을 입증하며 대세론 굳히기에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7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지역 합동연설회 이후 발표된 제주와 인천 권리당원 투표 결과에서 각각 70.48%, 75.40%의 득표율로 박 후보(22.49%, 20.70%)와 강 후보(7.03%, 3.90%)를 제쳤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6일 강원·대구·경북 경선에서도 74.81%를 얻어 6~7일 합계 득표율 74.15%를 기록했다. 박 후보는 합계 득표율 20.88%, 강 후보는 4.98%였다. 두 후보들과의 격차를 50%가량 벌리며 초반부터 독주 체제를 보인 것이다.

이 후보를 향한 표심은 권리당원의 강력한 지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 과정에서 대거 입당한 이 후보 지지 표심이 이들 지역에서 지난 대선 경선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또 첫 주말 경선 지역이 이 후보의 고향인 대구·경북과 이 후보가 지난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친정’인 인천이라는 점도 초반 압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이날 인천 경선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초반이다. 권리당원(투표) 외에도 대의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남아있기 때문에 결과를 낙관하지는 않는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며 신중한 소회를 밝혔다. 이 후보 측은 초반부터 어대명 분위기를 잡은 만큼 끝까지 같은 분위기로 끌고 가서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으로 굳히기에 나설 계획이다.

최고위원 경선도 친이재명계 후보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친이재명계 후보로 분류되는 정청래 후보가 6~7일 합계 득표율 28.40%로 1위에 올랐다. 비이재명계 후보인 고민정 후보는 22.24%로 뒤를 쫓았다. 친이재명계인 박찬대 후보(12.93%), 장경태 후보(10.92%), 서영교 후보(8.97%)가 각각 3~5위를 기록했다. 5명까지 최고위원이 되는 이번 경선에서 현재까지 고 후보를 제외하면 4명의 친이재명계 후보가 이름을 올린 것이다. 비이재명계인 윤영찬(7.71%), 고영인(4.67%), 송갑석(4.16%) 후보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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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둘째 날인 7일 제주시 난타호텔에서 열린 제주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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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는 97그룹, 단일화가 ‘추격 발판’ 카드 될까


97그룹 박용진·강훈식 후보는 초반부터 초라한 성적표에 절치부심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에 맞서서 이 후보를 견제·비판하거나 이 후보와 정책·비전 경쟁을 해보겠다고 나섰지만 이렇다할 만한 성과는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비이재명계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반이재명’ 노선을 보이는 박 후보나 비전경쟁을 하겠다는 강 후보 모두 어대명을 견제하는 데만 주력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오히려 자기 목소리가 주목을 받지 못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비이재명계 사이에선 사실상 수면 아래 잠들어있던 ‘97그룹 후보 단일화’ 논의에 다시 불을 붙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현재로선 두 후보를 합친 득표율도 이 후보에게 훨씬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지만 두 후보가 힘을 합해 이 후보와 대결해야 그나마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다만 단일화를 바라보는 두 후보의 시각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박 후보는 6일 “(강 후보의 대답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단일화를 향한 당원과 국민의 간절한 마음을 무시하고 넘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 후보를 압박했다. 강 후보는 “단일화가 본질은 아닌 것 같다. 저희가 더 많은 득표를 해야지 나머지도 가능해 질 문제”라고만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두 후보가 이번 전당대회만이 아니라 향후 차기 대선 등 정치 행보를 고려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높이기 위해 단일화 없이 그대로 완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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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둘째 날인 7일 제주시 난타호텔에서 열린 제주지역 합동연설회에서 박용진 당 대표 후보가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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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컨택트 전당대회’…후보들은 ‘혁신·통합’ 외쳤지만 ‘야유·고성·막말’ 분출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당원·지지자 참석 없이 치러졌던 지역 순회 연설회도 이번 8·28 전당대회에서 재개됐다. 2018년 8·26 전당대회 이후 4년 만이다. 하지만 지지자들 간 야유·고성·막말 등도 함께 부활했다.

6일 강원 순회 연설회에서는 박 후보를 향해 객석에서 고성과 막말이 터져나왔다. 박 후보가 이 후보의 지난 6·1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공천을 놓고 “셀프공천으로 민주당 동지들이 (지방선거에서) 낙선했다”고 비판하자 일부 이 후보 측 당원·지지자들이 “그만해!” “내려와!”라고 고함을 쳤다. 일부 지지자들은 욕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박 의원은 물러서지 않고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많은 당원들이 부끄러워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상황이 과열되자 사회자가 “야유와 고성을 자제해달라”고 말렸다.

같은 날 대구와 7일 제주 등에선 아예 연설회 시작 전부터 “야유와 고성은 지양이 아니라 금지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재개된 지역 순회 연설회였지만 친이재명·비이재명계 당원·지지자들의 야유·고성·막말이 나오면서 민주당의 혁신·통합 목소리가 무색해졌다는 자평도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정권 재탈환을 위해 당심과 민심의 괴리 등이 과제인 상황인데, 당내 (팬덤)정치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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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둘째 날인 7일 제주시 난타호텔에서 열린 제주지역 합동연설회에서 강훈식 당 대표 후보가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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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대구·인천 |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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