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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與 비대위 전환 D-2…이준석 전면전 예고에 주변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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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국민의힘 서병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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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이틀 앞둔 7일 국민의힘엔 전운이 감돌았다. 해임 위기에 직면한 이준석 대표는 법적 조치를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차기 당권 주자들의 물밑 경쟁도 불붙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9일 오전 9시 전국위원회를 개최해 ‘당 대표’와 ‘당 대표 권한대행’뿐 아니라 ‘당 대표 직무대행’도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할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는 전국위에서 자동응답시스템(ARS) 표결로 안건이 통과되면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고 있는 이준석 대표는 자동으로 대표직을 상실한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국위 직후 곧바로 의원총회를 개최해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를 공개하고, 전국위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의결한 뒤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임명하는 절차를 신속히 거칠 예정이다. 비대위원장이 상임전국위 의결을 거쳐 위원(14인 이내)을 임명하면 국민의힘 비대위는 이르면 12일 출범하게 된다.



비대위 전환해도 ‘산 넘어 산’…이준석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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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27일 경북 울릉군 사동항 여객터미널에서 선박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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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비대위는 속전속결 절차를 밟고 있지만 당 안팎에선 여전히 ‘이준석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가처분은 거의 무조건 한다”고 예고한 이 대표가 이미 법률대리인을 통해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는 준비에 착수한 까닭이다. 이 대표 측은 ▶최고위원회 및 전국위원회의 비대위 의결 효력 정지뿐 아니라 ▶추후 임명될 비대위원장의 직무 정지와 ▶지난달 8일 새벽 처리된 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까지 모두 가처분 신청 대상으로 검토 중이다. 이 대표는 가처분 신청 시점에 대해선 “(9일 전국위의) 비대위원장 임명안 의결 즉시”라고 밝혔고, 비대위 출범 직후인 13일엔 기자회견도 예고했다.

“사생 결단식의 맞대응 작전”(여권 관계자)을 펴고 있는 이 대표와 함께 이 대표 지지 그룹도 단체 행동에 나섰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 모임 ‘국바세(국민의힘 바로 세우기)’는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비대위 전환을 막아달라며 1000명의 책임당원이 참여하는 단체소송을 준비 중이다. 국바세를 주도하는 변호사 출신의 신인규 전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비대위 전환의 절차적·민주적 결함으로 당원의 권리가 침해됐으니 전국위원회 결정의 효력을 정지해달라 취지”라고 설명했다. 신 전 대변인은 “7일 오후 2시에 참여자가 700명이 넘었다”고 밝혔다. 국바세는 8일엔 현재 당내 상황을 규탄하는 토론회도 개최한다.

이 대표 주변 당내 인사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3선의 하태경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뻔히 죽는 데도 바다에 집단적으로 뛰어드는 레밍(들쥐)과 같은 정치를 하고 있다”며 “이 대표를 해임하는 당헌 개정안을 부결시켜 달라”고 전국위원들에게 호소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스웨덴 팝 그룹 아바(ABBA)의 1979년 노래 ‘Chiquitita(꼬마)’ 영상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어려운 상황에 빠진 아이를 화자가 위로하며 힘을 북돋아주는 내용의 가사를 두고, 정치권에선 “이 대표를 응원하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반면 그동안 최고위원직 사퇴도 거부하고 이 대표 측에 섰던 정미경 최고위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그룹과 이 대표 측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공개적으로 만류하고 있다.

친윤계 의원들은 이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망월폐견(望月吠犬)’이라고 적었다. 망월폐견은 ‘달을 보고 짖는 개’란 뜻이다. 김정재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하루가 멀다 하고 무차별 난사를 해대는 것이 이준석의 자기 정치냐. 이제 그만하라”고 썼다.



산적한 과제에도 당권 주자들은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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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 24 새로운 미래 두 번째 모임인 ‘경제위기 인본 혁신생태계로 극복하자!’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엔 또 다른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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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의 법적 대응 문제와 별개로 비대위의 성격과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둘러싼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9~10월 조기 전당대회를 위한 임시 비대위일지, 내년 1월 이후 전당대회 개최를 전제로 당의 체질 개선 역할을 하는 혁신 비대위일지를 놓고 당내 의견 수렴이 아직 되지 않은 까닭이다. 서병수 전국위의장은 지난 5일 비대위 성격과 기간에 대해 “최고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했지만 원내 지도부에선 “비대위 출범 이후 논의할 문제”(박형수 원내대변인)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이런 가운데 차기 당권 주자들의 몸풀기도 본격화할 조짐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출신의 안철수(3선) 의원은 전국위가 열리는 9일 ‘청년 세대를 위한 연금개혁 방향’을 주제로 네 번째 토론회를 연다. 일찌감치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한 김기현(4선) 의원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당권에 도전하고 있는 이재명 의원을 연일 직격하며 선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권에선 전대가 올해를 넘겨 내년에 개최될 경우 내년 4월까지 원내대표 임기인 권성동 대행이 도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원외의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7일 KBS 인터뷰에서 “(대표 도전은) 좀 더 지켜보고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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