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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5500억 여기에 뺏긴 네이버 카카오…은밀한 추적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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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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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달리 웹툰은 불법적인 경로를 찾아보는 게 더 쉽고 편하죠."(10대 청소년 A군)

네이버와 카카오가 K웹툰 생태계를 위협하는 불법 콘텐츠 복제·유통업체들과 전쟁을 시작했다. 한 해 수천억 원의 손실을 초래하는 불법 사이트 등을 색출하기 위해 사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전례 없는 기술적 방어 조치에 나선 것이다.

네이버웹툰은 자체 개발해 도입한 '툰레이더' 기술을 통해 불법 유통망과 창과 방패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툰레이더는 웹툰 이미지에 보이지 않는 사용자 식별 정보를 삽입해 최초 불법 유출자를 식별하고 차단하는 기술이다.

정식 플랫폼에 올라온 최신 유료 회차가 불법 공유 사이트에 올라가는 시간을 지연시키는 전략도 실행에 옮겼다. 불법 사이트 운영자가 '미리보기' 회차를 구입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예측하고 계정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이미 불법 공유된 작품을 발견하고 해당 사이트에서 콘텐츠를 내리는 방법보다 사용자들이 불법 사이트를 방문할 요인을 사전에 없애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면서 "툰레이더 도입 초기에는 만 하루도 되지 않아 불법 공유가 이뤄졌지만 현재는 그 주기가 평균 3~4주로 길어져 훨씬 많은 유료 회차의 불법 유통을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불법유통대응 TF를 만들어 강력 대응에 나섰다. 이호준 법무실장이 TF장을 맡아 현지 수사 기관 등과 공조에 나섰다.

불법 유통 거점으로 꼽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내 유명 불법 번역 그룹과 서버를 모두 리스트로 만들어 신고했다. 회사 측은 5개월간 모니터링을 통해 추산한 창작자 피해 예방액이 2646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웹툰보다 더 음지화한 불법 웹소설 근절에도 나섰다.

지난달 말 웹소설 불법 공유 사이트인 북토끼 운영자들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경기도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 고소한 것이 대표적이다. 확산되는 불법 콘텐츠(웹툰·웹소설)는 네이버·카카오의 실적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두 회사의 2분기 콘텐츠 매출은 외형적으로 늘었지만 수익성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 수(MAU) 8560만명 중 10%가량이 유료 이용자인데, 해외 마케팅비 집행 등으로 적자가 확대되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콘텐츠 부문 영업손익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웹툰·웹소설 사업 글로벌 확장이 마케팅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말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불법 웹툰 플랫폼의 트래픽은 2017년 106억뷰(View)에서 2020년 367억뷰로 3배 이상 증가했다. 1조538억원(2020년 기준) 규모의 웹툰 시장에서 불법 유통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5488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불법 사이트는 운영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어 국제 공조 수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단속의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사이트 접속 차단 조치가 현행 국내법상 거의 유일한 대응 수단이다. 이 때문에 타 범죄에 비해 불법 웹툰은 수사율과 검거율이 낮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업계에 따르면 10%의 메이저 불법 복제 사이트들은 전체 불법 웹툰 트래픽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진화하고 있다. 특히 통합·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운 불법 사이트들은 불법 복제 모니터링 회피 기술까지 개발하며 트래픽을 늘려가는 추세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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