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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작업 안했는데 천장서 불꽃"…이천 병원 화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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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5일 오후 환자와 간호사 등 5명이 사망한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병원 건물 화재 현장에서 소방과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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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간호사 고(故) 현은경씨와 환자 4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병원 건물(학산빌딩) 화재의 발생 경위가 아직 오리무중이다.

7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화재 당시 현장에서 철거 작업을 한 A씨 등 3명을 지난 6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A씨 등은 지난 5일 철거작업을 위해 들어갔던 이 건물 3층 스크린골프장 내부에서 오전 10시10분께 화재 발생 사실을 발견해 119에 최초 신고했다. 당시 이들은 폐업한 스크린골프장 내에서 시설 철거를 위해 내부 바닥과 벽면 등을 뜯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작업자들 “불꽃 이용한 도구 사용하지 않아”



A씨 등은 작업 도중 용접 절단기나 토치 등 불꽃을 이용한 도구 사용은 하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일 진화 작업 완료 직후 진행된 경찰 등의 1차 합동 감식 과정에서도 화재 현장에서 화기 등 발화의 직접 원인으로 추정할만한 물건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불이 처음 발생한 스크린골프장 1호실에서는 그날 작업을 하지 않았다”며 “천장에서 불꽃과 연기가 쏟아지는 걸 보고 불을 꺼 보려고 하다가 여의치 않아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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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경기도 이천시 학산빌딩 화재 당시 투석 환자들의 대피를 돕다 숨진 간호사 현은경씨의 발인이 7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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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에 따라 확보한 병원 내 폐쇄회로 TV(CCTV)를 중심으로 화재 발생 경위를 분석 중이다. 경찰은 현장 작업자 외에도 건물 관리자 등 관계자들도 조사하고 있다. 아직 입건된 사람은 없다. 여운철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작업자들이 불꽃작업을 하지 않았더라도, 철거 당시 작업자들이 화재에 영향을 미칠만한 과실이 있었는지 아닌지도 조사 중”이라며 “누전 등 전기적 요인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화 가능성은 현재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 8일 추가 합동 감식 실시 예정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오는 8일 오전 10시 30분부터 경찰,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 17명이 참석한 가운데 2차 합동 감식을 해 화재 원인과 화재로 인한 연기가 3층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4층으로 이동한 경로를 조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 5일 오후 3시부터 2시간가량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본부 등과 화재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경위는 추가 현장 감식결과가 나오고 CCTV 분석 및 추가 조사가 마무리돼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사인은 화재로 인한 연기 질식사…부검의 구두소견



숨진 병원 환자 4명과 간호사 현씨 등의 직접 사인은 연기에 의한 질식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런 내용의 부검의 구두소견을 전날 국과수로부터 통보받았다.

지난 5일 오전 10시 17분쯤 발생한 불은 1시간 10여분 만인 오전 11시 29분쯤 꺼졌다. 이 불은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발생했으나 짙은 연기가 위층으로 순식간에 유입되면서 4층 투석 전문 병원에서 환자들을 보살피던 간호사 현씨와 투석환자 4명 등 5명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숨졌다. 화재 당시 스크린골프장에서는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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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화재 참사 희생자 4명 발인



이날 오전 7시부터 이천시의료원 장례식장에서는 이 화재 희생자들의 발인이 진행됐다. 불이 난 학산빌딩 4층 열린의원에서 투석 치료를 받다 희생된 70대 여성 A씨를 시작으로 10분∼2시간 간격으로 4명의 발인이 진행됐다. 희생자 5명 가운데 빈소가 늦게 차려진 80대 남성 1명은 8일 오전 발인 예정이다. 유족들은 각각 빈소에서 종교 제례 등 저마다 발인 의식을 치르고 고인의 넋을 기렸다.

오전 9시 35분쯤 간호사 현씨의 딸이 어머니의 영정 사진을 가슴에 안고 빈소에서 나오자 뒤따르던 유족들과 지인, 대한간호협회 관계자 등은 통곡했다. 이어 현씨의 관이 영구차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통곡 소리가 이어졌다. 어머니가 영구차에 실리자 현씨의 아들은 “엄마 엄마”를 목놓아 부르며 울었다. 발인을 함께 한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환자의 생명을 끝까지 지켰던 현 간호사의 희생정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의사자로 인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12일까지 전국 16개 시도 지부별로 추모 기간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천시, 장례비 지급보증 등 지원 대책



한편 이번 화재와 관련, 이천시는 지난 6일 김경희 시장 주재로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희생자 5명의 장례비 지급보증 등 지원 대책을 심의 의결했다. 희생자들의 장례 절차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장례비를 지급 보증하되 이번 화재 참사의 책임 소재가 수사를 통해 가려지면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또 희생자들에게 시민안전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이천시는 또 유가족 전담반을 과장급 간부 공무원으로 구성해 유가족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경기도와 협력해 유가족 심리상담도 지원한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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