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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검사 안 받는 숨은 코로나 감염자 다수…“휴가철 끝나면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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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추후 감소세 시작돼도 '정체기'…이후 겨울철 다시 대유행 예상"

세계일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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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당국이 빠르면 다음주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이 최대 20만명 이내에 정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고한 가운데 오히려 휴가철이 끝나면 확진자가 폭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뉴시스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유행 증가세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감염재생산지수는 7월 둘째 주 1.58에서 7월 셋째 주 1.54, 7월 넷째 주 1.29, 8월 첫주 1.13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이 추세가 이어져 감염재생산지수가 1 아래로 떨어지면 감소세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방역 당국은 다음주쯤 최대 20만명 이내, 실질적으로는 11만~19만명 사이의 15만명 규모로 유행 정점을 예상하고 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여러 수학분석그룹에 따르면 8월 중에 정점이 올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라면서 "(정점 높이가) 높아지더라도 하루 약 11만~19만명, 중앙값 정도로 본다면 약 15만명 정도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휴가철인데다 검사를 받지 않은 '숨은 감염자'가 많기 때문에 예측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유행 첫해였던 지난 2020년 8월 초반 일일 확진자 수는 두 자릿수를 보였으나 같은달 14일부터 세 자릿수로 늘어나 꾸준히 증가했다. 휴가철 이동량이 늘고 사랑제일교회 및 서울 도심 집회발 집단감염이 겹쳐 확진자가 폭증한 것이다.

2년차였던 지난해 8월은 델타변이가 확산하던 시기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력하게 적용되던 시점이었다. 그러나 7월~8월 초 1000명대였던 일일 확진자 수는 8월 중하순 2000명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당시 수도권의 거리두기는 가장 높은 4단계, 비수도권은 7월 말 3단계였는데, 휴가철을 맞아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올해는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상황에서 맞는 재유행 시기인데다 숨은 감염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실제 감염자 수가 확진자 수보다 2~3배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 20만명 이내일 수도 있지만 숨은 감염자 영향으로 실제 감염자는 그보다 많을 수 있다"면서도 "휴가철을 맞아 지방축제, 대형공연, 물을 활용한 축제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기 때문에 확진자가 폭증해 이달 중하순 확진자가 늘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파력이 빠르고 면역 회피력이 높은 BA.5 변이가 최근 우세종화된 것도 변수다. BA.2.75(켄타우로스) 변이는 아직까지 큰 파급력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확산 양상에 따라 재유행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BA.2.75 변이와 관련해 "전파 능력이 최근 데이터로 봤을 때는 우려했던 것만큼 높지 않다"며 "BA.2.75가 유행을 주도할 가능성이 조금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6차 유행이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접어들더라도 하루 수 만명이 꾸준히 확진되는 형태의 정체기를 맞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해처럼 코로나19가 전파되기 쉬운 가을·겨울철이 되면 다시 큰 유행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상원 단장은 "유행이 다시 감소한 이후에 일정 기간 정체기를 맞을 것이라는 예측이 현실적"이라며 "그 다음에 또 한 번 겨울에도 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정체기는 봄에 감소했었던 수준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며 "그간 유행 발생 주기나 간격을 고려한다면 겨울철에 유행이 다시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 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가을·겨울철에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계절독감)가 동시에 유행할 가능성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있고, 독감 예방접종과 코로나19에 대비 계획을 동시에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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