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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해군, 근무자 실수 치부하며 ‘쉬쉬’”···최영함 ‘교신 두절’ 보름 뒤 장관 부대방문 때도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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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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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최영함 교신 두절 사건’이 발생한 지 보름 뒤 최영함 소속 부대를 방문했는데도 관련 내용을 일절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 장관과 김승겸 합동참모의장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이 사안을 한 달 가까이 보고받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기동 전력과 군사대비태세 점검을 위해 부대를 방문했던 이 장관은 당시 정신적 대비태세와 장비운용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훈시를 했지만, 정작 해군은 보름 전 발생한 교신 두절 사실은 숨긴 채 ‘작전현황’ 등을 보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에 따르면, 이 장관은 지난달 20일 한국형 구축함인 최영함의 소속 부대 해군작전사령부 제7기동전단(해군 7전단)을 방문해 작전현황을 보고 받았다. 이 장관에게 보고한 내용 가운데 부대 소속 구축함인 최영함의 교신 두절 관련 내용은 없었다. 최영함은 지난달 5일 새벽 3시간가량 통신이 두절되며 부대의 통제를 벗어난 바 있다. 수시간 동안 군의 작전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사고 당시는 물론 불과 보름 뒤 부대를 방문한 장관에게도 사안을 보고하지 않은 것이다.

이 장관은 당시 해군 7전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동전단은 (중략) 어디든지 신속히 전개하여 북한의 도발을 단호하게 억제·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이지스함이라는 첨단 무기체계가 진가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정신적 대비태세와 장비운용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장관으로서는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부대를 방문했지만, 불과 보름 전 발생한 안보 사고 문제는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돌아온 셈이다.

이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제가 (오늘) 아침에 보고를 받아서 (진상조사) 지시는 아직 못했다”고 말했다. 전날까지 최영함 사건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김승겸 합참의장도 이 회의에서 교신 두절 관련 보고 시점을 “지난주”라고 밝혔다. 경향신문이 지난달 28일 ‘최영함 교신 두절’ 보도를 한 뒤에야 상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달 20일 해군 7전단에서) 보고된 작전현황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면서 “다만 장관은 국회에서 (교신 두절 관련) 보고를 못 받았고,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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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함의 교신 두절부터 보고 누락까지 일련의 사태를 두고 ‘군 기강 해이 문제가 단적으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군의 무사안일한 태도와 지휘부와 지휘관들의 태만함이 총체적으로 드러난 사건”이라며 “어떻게 이런 사안이 부대까지 방문한 장관에게 일절 보고되지 않을 수 있느냐”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최영함 통신이 두절됐다는 것은 그 시간 동안 군 지휘 통제망이 무너졌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인 김병주 의원은 해군이 이번 사안을 축소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는 상당한 안보 공백 문제인데, 해군이 이 사안을 근무자의 실수로만 치부하고 있는 것 같다”며 “장관에게 보고가 돼야 하는 사안을 그간 부대에서 계속 쉬쉬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일 정례브리핑에서 “상황 발생 당시 해군작전사령부는 합참으로 상황보고와 지휘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관과 합참의장뿐 아니라 합참에도 아예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영함은 항해 당시 통신 음영 지역에 진입했는데도 근무자가 통신망을 전환하지 않아 3시간 가량 교신이 두절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작전사령부 전비태세검열실은 해군 7전단을 대상으로 최영함 상황 발생 무렵의 상황과 보고체계 등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단독]구멍 난 안보 태세··· 해군 최영함 3시간 ‘교신 두절’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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