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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만화와 웹툰

웹툰 주인공도 '겹치기 출연'…여기저기 막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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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왼쪽부터 `돌&아이` 차유주, `전생연분` 차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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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전생연분'과 '돌&아이'를 보다 보면 눈에 띄는 공통점을 몇 가지 찾을 수 있다. 환생과 복수가 이야기 핵심인 '전생연분'과 연예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아이돌 이야기를 다룬 '돌&아이'는 각각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다르지만 두 작품 모두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에서 등장인물의 갈등 구조는 비슷하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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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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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특징은 연재가 거듭될수록 각 작품 등장인물이 서로의 작품에 등장하면서 연결성을 만들어간다는 점이다. '전생연분' 19화에서 '돌&아이'의 주인공인 K팝 프로듀서 차유주가 등장했을 때 팬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돌&아이'에서 누명을 쓰고 대표직을 물러나야 했던 TC엔터테인먼트 대신 '전생연분'에서 새 회사 '새로엔터테인먼트'의 대표로 등장한 차유주는 귀한 손님 대접을 받는 성공한 최고경영자(CEO)였다. 서로 다른 두 작품이 시공간을 넘어 연결된다는 점에서 독자들 관심을 끌었다. 또 동일 인물을 서로 다른 작가가 그려내면서 새로움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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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심판은 꽃이 된다


두 작품은 웹툰 제작사 와이랩이 전개하는 로맨스 세계관(유니버스) '레드스트링'으로 연결돼 있다. 슈퍼 히어로 세계관 '슈퍼스트링'과 청춘 학원물 세계관 '블루스트링'에 이어 지난해 11월 공개된 '레드스트링'은 사람의 인연을 상징하는 '붉은 실'에서 이름 붙은 세계관이다. 서로 밀어내고 끌어당기는 인연의 힘으로 만나게 된 인물들을 다루는 동시에 그 속에서 오해와 갈등을 겪으며 얽히고설키는 실타래 같은 인간관계를 이야기로 펼쳐간다.

'전생연분'과 '돌&아이'를 비롯해 '헤어지면 죽음' '마녀의 심판은 꽃이 된다' '이게 아닌데' 등 5개 작품의 연재를 동시에 시작하며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 이미 완결된 '성경의 역사'와 '프린스의 왕자' 등 세계관에 포함된 작품은 7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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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유니버스 `레드스트링` 총괄 프로듀서 봄소희 작가


로맨스 장르로 콘텐츠 제작사가 세계관을 구축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레드스트링 공동 총괄 프로듀서 봄소희 작가(26)는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만들어진 세계관"이라고 설명했다. 봄 작가는 "여성향 작품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로맨스라고 해서 연인 간의 사랑만 다루지는 않고 사람이나 조직 등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풀어내보고자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웹툰 '호러전파상'으로 데뷔한 봄 작가는 현재 레드스트링 총괄 프로듀서와 함께 세계관 내 2개 작품의 스토리 작가를 맡고 있다. 봄 작가는 "작품마다 따로 흘러갈 수 있는 결을 챙겨야 하는 것이 핵심 업무"라며 "각자 작품을 준비하지만 많은 것을 공유해야만 연결성을 만들 수 있기에 지속적으로 아이디어를 던지며 흐름을 조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맨스 장르에서 세계관을 구축하는 핵심은 작품마다 공통된 요소를 만드는 것이다. '전생연분'과 '돌&아이'처럼 동일 인물을 등장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회사, 장소, 물건 등 다양한 등장 요소를 통해 작품 간 연결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봄 작가는 "인물이 엮여야 그들만의 사건이 일어날 수 있기에 주기적으로 동일한 상황을 만들어주려고 하고 있다"며 "상황을 그려내는 과정에서 작가들도 예상하지 못한 인물 간 서사가 만들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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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면 죽음


확장성을 염두에 둔 작품인 만큼 연재를 거듭할수록 변수도 많다. 특히 독자 반응은 제작자 예상을 뛰어넘는다. 봄 작가는 "세계관이라는 것을 알고 보는 분이 많아서 그런지 원하는 작품끼리 연결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많이 받는다"며 "특정 등장인물을 다른 작가가 그렸을 때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궁금해해서 다른 작품에 등장하기를 바란다는 반응은 제작자들 사이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독자들과의 소통은 세계관 구축의 핵심이다. 봄 작가는 "주로 궁금해하는 것들은 등장인물 성격"이라며 "마치 내가 작품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생각해 성격유형검사(MBTI)를 받아보고 그 결과를 공유하기도 한다"며 웃었다. 지식재산권(IP)으로 활용가치를 높이는 것도 세계관 구축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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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아닌데


현재 웹툰이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IP를 활용한 2차 저작물 제작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봄 작가는 "영상화가 됐을 때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되기를 원한다"며 "사랑을 다룬 세계관인 만큼 국경을 초월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전달될 수 있다는 장점이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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