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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총리 사퇴에 우크라 "고마웠다"…러시아 '자승자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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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존슨, 우크라의 진정한 친구였다"
러시아 측 "광대", "부메랑 맞았다" 맹비난
서방의 우크라 지원 약화 가능성도 제기돼
한국일보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가 지난달 1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7일 존슨 총리의 사퇴 소식에 그는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친구였다라고 말했다. 키이우=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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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7일(현지시간) 사퇴하자 우크라이나 측이 그간의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러시아 측은 '자승자박'이라며 조소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존슨 총리의 사퇴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그는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친구였다"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존슨) 총리와의 관계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최초의 군사적 지원을 비롯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며 "그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대(對) 우크라이나 정책이 바뀌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도 이날 트위터에 "(존슨 총리는) 항상 우크라이나를 맨 먼저 지원해줬다"며 "고마워요 보리스 존슨"이라고 적었다.

존슨 총리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국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전쟁 발발 후 영국의 우크라이나 군사·인도주의 지원은 총 38억 파운드(약 6조 원)에 달한다. 존슨 총리는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향해 "영국은 자유를 위한 당신들의 싸움을 필요한 만큼 계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존슨 총리가 물러나면 영국은 물론 서방 동맹의 지원 기세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조셉 시린시온 미국 외교관계이사회 싱크탱크 소속 연구자는 "(존슨 총리의 사퇴는)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지원하려는 서방의 노력을 감소시킬 것"이라며 "서방 동맹의 안정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 제기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영국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 정책이 하원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새 총리가 온다고 (지원) 정책이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 측은 존슨 총리의 사퇴를 반겼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은 "광대(존슨 총리)가 간다"며 비웃었고,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그는 스스로 던진 부메랑에 맞았다"며 "이 이야기의 교훈은 러시아를 파괴하려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그는(존슨 총리) 우리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우리도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며 "(사퇴 소식에)별로 관심이 없다"고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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