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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운명의 결정' 윤리위 안팎 긴장감…입술 꾹 다문 이준석 '울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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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폭로 윗선' jtbc 보도 언급하며 "지난 1년 설움 북받쳤다"

'빨간색' 드레스코드 이양희 "'윤핵관 기획 윤리위'는 터무니 없는 말"

연합뉴스

목멘 이준석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일 저녁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던 중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2022.7.7 [공동취재] uwg806@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안채원 홍준석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심의하는 윤리위원회가 7일 국회 본관에서 열렸다.

이날 결정이 이 대표 개인의 거취는 물론 당의 미래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회의장 안팎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윤리위 심의 시작 전부터 회의실 앞 복도는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오후 7시로 예정된 회의 시작 8분 전 회의실 앞에 나타났다.

이 위원장은 빨간색 투피스 정장 차림으로 시선을 끌었다. 당을 상징하는 색깔의 드레스코드를 선택한 것을 두고 일종의 정치적 메시지가 깔린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 위원장은 회의실에 들어가기에 앞서 취재진 앞에서 미리 준비한 발언을 약 2분 20초간 읽어내려간 뒤 별도의 질의응답 없이 회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이 위원장은 "요즘 너무 터무니없는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에 의해 기획된 윤리위다', '마녀사냥식 징계다', '윤리위를 해체할 권한은 당 대표에게 있다' 등 발언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사실상 이 대표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정치적 이해득실도 따지지 않고 오롯이 사회적 통념과 기준에 근거해 사안을 합리적으로 심의하고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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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의실 들어서는 국민의힘 이양희 윤리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7일 오후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 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심의·의결이 열리는 국회 대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2022.7.7 [공동취재] uwg806@yna.co.kr


이 대표는 이날 회의가 시작한 지 2시간 19분이 지난 오후 9시 19분께 회의장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오후 9시께부터 국회 경내에서 윤리위 출석을 대기하다 회의장 앞으로 나왔다.

남색 정장에 흰색 셔츠, 노타이 차림의 이 대표는 마스크를 벗고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서 약 4분간 심경을 밝혔다.

이 대표는 "허"라는 짧은 탄식과 함께 입을 열었다. 평소 빠른 화법을 구사해온 것과 달리, 이날은 단어를 고심하는 듯 느린 말투였다. 중간중간 감정에 북받친 듯 목이 멘 목소리로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오늘 드디어 세 달여 만에 이렇게 윤리위에서 소명 기회를 갖게 됐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금 윤리위 출석을 기다리는 사이, 정말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어렵겠지만"이라며 "한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을 보고 정말 제가 지난 몇달 동안 뭘 해온 건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성접대 의혹 폭로 배경에 정치인이 있다고 주장하는 음성 파일이 나왔다는 jtbc 보도를 거론한 것이다.

이 대표는 "선거 기간 목이 상해서 스테로이드 먹어가면서 몸이 부었다. 여기저기서 살이 쪘냐고 놀림까지 받아가면서 선거를 뛰었던 그 시기에도 누군가는 선거에 이기는 것 외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라며 "왜 3월 9일날 대선 승리하고도 저는 어느 누구에게도 축하를 받지 못했으며, 어느 누구에게도 대접받지 못했으며…"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을 하는 동안 눈물을 참지 못하는 듯 눈가가 촉촉해졌고 목소리는 떨렸다.

그는 입술을 꾹 다물며 "면전에서 무시당하고 뒤에서는 한없이 깎아내리며 그 다음 날엔 웃으면서 악수하려고 달려드는 사람하고 마주치면서 '오늘 아침은 어떻게 대응할까' 고민하면서 아침에 일어났는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고위 회의에서 배현진 최고위원과의 공개 갈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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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위 출석에 앞서 입장 밝히는 이준석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일 저녁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7.7 [공동취재] uwg806@yna.co.kr



이에 앞서 오후 8시엔 김철근 정무실장도 회의에 출석했다.

서류 봉투를 들고 등장한 김 실장은 취재진에게 "지난번에는 참고인으로 출석했는데, 오늘은 갑자기 또 소환요청이 있어서 왔다. 성실하게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약 45분 만에 회의실을 나온 김 실장은 "충분히 소명했다. 우리 윤리위원님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보겠다"고 했다.

이 대표에게 성 상납을 한 의혹으로 경찰조사를 받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 측도 이날 윤리위 심의에 대비해 국회 본관에 대기했다.

이날 윤리위 결정에 이 대표의 정치적 명운이 달렸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 대표는 전날까지도 각종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했지만, 이날 하루는 일정을 모두 비운 채 윤리위 심의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당초 이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최고위원회의와 오후 2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문화일보 주최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공지했지만, 해당 일정들은 모두 취소됐다.

특히 문화일보 주최 행사엔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했다. 이 대표가 일정을 취소하지 않았다면 윤 대통령과 마주칠 가능성도 있었던 셈이다. 윤리위 징계를 앞두고 불필요한 정치적 해석을 낳지 않기 위해 이 대표가 행사에 나가지 않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월요일과 목요일에 정례적으로 열리는 최고위원회를 취소한 것도 이 대표 징계 심의를 앞두고 뒤숭숭한 당 분위기를 반영한 모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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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위 출석하는 김철근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이 7일 저녁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 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심의·의결이 열리는 국회 대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2022.7.7 [공동취재] uwg806@yna.co.kr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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