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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中이 기술 훔친다” 협공 나선 미·영 방첩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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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MI5 국장 이례적 공동회견

中 산업스파이 활동·해킹 위협 등 경고

실제 기술 탈취 시도했던 사례도 공개

中의 대만 침공 가능성 경고 나서기도

中 “서방 정치인이 무고 위협” 강력 반발

세계일보

켄 맥칼럼 영국 보안국장(MIS, 소위 MI5·왼쪽)이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중심부 MI5 본부에서 열린 미·영 방첩기관 수장 공동기자회견에서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왼손으로 가리키며 발언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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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의 최고 방첩기관 수장이 이례적으로 한자리에 모여 중국의 산업스파이 활동과 해킹 위협을 경고하고 나섰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켄 맥칼럼 영국 보안국(MIS, 소위 MI5) 국장은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MI5 본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이 각종 수단을 동원해 서방의 지적재산과 기술을 훔치고 있다며 중국의 위협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두 기관 수장이 한자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미국 법무부 산하 수사기관인 FBI는 방첩 활동과 테러 대응 임무도 맡고 있다. MI5도 영국 내의 테러방지 및 방첩 활동을 한다. 양국 방첩당국이 중국의 위협으로 인한 피해가 막대하다고 보고 공동 행동에 나선 것이다. BBC는 “양국 수장이 함께 모습을 드러낸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두 수장은 중국 정부가 기술 탈취를 위해 전세계에서 활동하는 정보 요원과 국가차원의 대규모 해킹 작업을 동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레이 국장은 중국의 활동과 관련해 “경제, 제도, 민주적 가치를 보호하려면 위협에 대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맥칼럼 국장은 “중국공산당은 서방의 민주주의, 언론, 법률 시스템을 악용해 이익을 취하려는 데 관심이 많다”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는 중국이 실제로 기술을 탈취하려 했던 사례도 공개됐다. 레이 국장은 중국기업 관계자들이 미국 농촌 지역에서 수십억달러를 들여 개발한 유전자변형 종자를 몰래 파내 훔친 사례를 적발했다고 소개했다. 맥칼럼 국장은 영국 항공업계 전문가가 중국기업의 취업 제안을 받으며 군용 항공기 기술정보를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이 기업은 중국 정보당국이 운영하는 위장업체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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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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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위협이 커지면서 양국의 대중 방첩 활동도 늘고 있다. FBI는 12시간마다 중국에 대한 새로운 방첩 조사에 착수하고 있으며, MI5도 중국공산당 활동 관련 조사를 2018년보다 7배가량 늘렸다.

두 사람은 중국의 대만침공 가능성도 경고했다. 레이 국장은 “중국이 대만을 강제 점령한다면 이는 세계 비즈니스에서 가장 끔찍한 혼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 기업의 손실이 590억달러(약 75조원)에 이른다며 “중국의 대만침공 여파는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강력히 반발했다. 류펑위(劉鵬宇)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서방 정치인들이 중국의 이미지를 더럽히고 무고(誣告)로 위협하고 있다”며 “중국은 사이버 보안의 수호자이자 공격 피해자로, 정부는 그런 활동을 절대 묵인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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