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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검찰·경찰·감사원…권력기관 일제히 ‘전 정부 사정’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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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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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인사를 겨냥한 전방위 사정이 시작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 권력기관 내지 이들 기관의 상급기관격인 부처에 측근을 배치해 친정체제를 구축했는데, 이 기관들이 일제히 전 정부 사정에 달려든 것이다. 최종 과녁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로 보인다.

사정정국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건 국정원이다. 국정원은 지난 6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첩보보고서를 무단 삭제한 혐의 등으로 박지원 전 원장을,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 합동조사를 강제 조기 종료시킨 혐의 등으로 서훈 전 원장을 대검찰청에 각각 고발했다.

국정원은 지난달 대대적인 내부 감찰을 벌여 1급 보직국장 27명을 대기발령했다. 문재인 정부의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성사 과정,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북측 고위급 인사의 방한 과정 등도 감찰 대상으로 알려졌다. 북측 인사의 방한이나 정상회담 성사를 대가로 문재인 정부가 부적절한 지원을 약속했는지 여부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국정원 실세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윤 대통령의 검찰 시절 최측근으로 꼽히는 조상준 기획조정실장이다. 특수통 검사 출신인 조 실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대검 형사부장을 지냈다.

감사원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당시 해양경찰청 간부들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해경 4명은 7일 일괄 대기발령됐다. 감사원은 사전투표 관리 부실 논란을 일으킨 선거관리위원회는 물론 KBS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감사에도 착수했다.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김의철 KBS 사장과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겨냥한 표적감사라는 말이 나온다. 감사원은 전 정권 ‘봐주기 감사’를 했다는 의혹에 대한 내부 감찰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감사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유 총장은 공공기관감사국장으로 재직하던 2020년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의 감사를 주도해 감사연구원장으로 밀려났다가 현 정부 들어 감사원 2인자로 복귀했다.

전 정권 사정의 중추는 검찰이다. 검찰은 국정원이 고발한 서훈·박지원 전 원장 건을 이날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와 공공수사1부에 각각 배당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국정원 고발 이후에 검찰 수사를 예의주시하겠다”고 했다.

다른 수사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서울동부지검의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여성가족부 대선공약 개발 의혹’ 역시 문재인 정부의 중앙부처 전반으로 수사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두 달간 4차례의 인사와 조직개편으로 본격적인 사정을 위한 예열을 마친 터다. 검찰을 지휘·감독하는 법무부 수장에는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동훈 장관이 임명됐다. 주요 수사 지휘선상에는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장관과 손발을 맞춰본 ‘윤석열 사단’ 검사들이 대거 배치됐다. ‘대통령-법무부 장관-검찰’로 이어지는 검찰 직할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경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루된 ‘성남FC 불법 후원금 모집 의혹’ ‘부인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들 의혹과 관련해 10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행안부 산하에 경찰국을 신설해 경찰을 통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놓고 경찰을 틀어쥐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의 고교·대학 후배로, 한동훈 장관과 함께 실세 장관으로 꼽힌다.

전 정권 사정은 ‘정치쟁점화→조사→고발→수사’의 패턴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이다.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이 정치 쟁점으로 띄우면 국정원 등 관련 기관이 조사하고, 검찰이 해당 기관으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나서는 식이다. 윤 대통령과 여당, 권력기관 간에 일종의 협업 체계가 작동하는 셈이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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