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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삼성·LG 2분기 잠정실적] 양사 모두 선방했지만…'R의 공포'에 하반기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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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덕분에 4개 분기 연속 77조 매출 달성

LG전자, 수요 감소로 글로벌 가전 명성 흔들…전장은 흑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국내 전자업계 투톱이 2분기 실적에서 타격을 입었다. 대표적 소비재인 가전과 스마트폰의 수요가 줄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동안 이어온 실적 고공행진을 완전히 멈추게 됐다. 삼성전자의 실적 구원투수인 반도체도 수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격 전망이 내림세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양사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LG전자, 악재 속 2분기 실적 선방했지만...하반기 우려 커

7일 양사가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0.94%, 영업이익은 11.38% 각각 증가했다. 매출은 역대 최고치였던 1분기(77조7800억원)보다는 1% 줄었지만, 역대 2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많다. 영업이익은 1분기(14조1200억원)보다 0.85% 줄었고, 2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셋째로 많다.

이 같은 실적은 매출의 경우 증권가 평균 전망치(컨센서스)에 거의 부합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망치를 다소 밑도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에 분기 매출 첫 70조원을 돌파,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고 매출 행진을 이어왔고, 4개 분기 연속 매출 70조원 돌파도 이뤄냈다. 하지만 이번 잠정실적으로 인해 역대 최고 매출 신기록 행진을 멈추게 됐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154조78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129조600억원 대비 19.93% 증가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28조1200억원으로, 전년 동기(21조9500억원) 대비 28.11% 늘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 값 상승,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침체와 수요 위축으로 인해 스마트폰·가전 등 세트(완성품) 판매가 부진한 영향이 컸다. 그나마 주력인 반도체 수요는 아직 탄탄해 2분기 실적을 떠받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는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1분기보다 16%가량 증가한 것으로 본다.

반도체가 없는 LG전자는 실적 빨간불이 켜졌다. LG전자는 이날 2분기 잠정 실적발표에서 매출액 19조4720억원, 영업이익 791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고 영업이익은 12% 줄었다.

특히 올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59.3% 각각 감소했다. 사실상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반토막이 난 것이다. 사업 부문별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그나마 VS(전장)사업은 흑자 전환해 실적 리스크를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VS사업본부의 매출액은 처음으로 2조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도 2015년 4분기 이후 26개 분기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더 큰 문제는 하반기다. 인플레이션과 원자재·물류 비용 상승 등으로 가전과 스마트폰 등 IT 기기 출하량이 줄고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감소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양사는 차별화된 판매 전략과 공급망 관리를 통해 하반기 실적 악화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8월 예고한 갤럭시 언팩(신제품 공개)을 통해 반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IT 전문가들 사이에서 삼성 차세대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4'와 '플립4'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펜트업(pent up·보복소비) 효과가 끝나면서 가전과 TV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전략을 꾀할 계획이다. LG전자도 향후 글로벌 생활가전시장 성장 둔화가 예측되는 만큼 복안 마련에 분주하다. 주력인 올레드(O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늘리고 철저한 글로벌 공급망 관리 등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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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춤한 실적…스마트폰·가전 매출, 반도체가 살렸다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앞세워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 2분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다만 하반기에도 전례 없는 불확실성이 전망되고 있어 ‘비상경영’ 체제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9%, 11.4% 증가한 규모다.

산업계는 최근 코로나19 장기화, 물류난, 원자재 가격 인상 등 불확실성에 노출됐다. 올해는 이에 더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겹치며 시간이 흐를수록 먹구름이 드리웠다.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폰·가전 등 완제품 사업에서는 원자재 가격·물류비 등 원가 인상과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모바일 사업에서 매출 26조5000억~29조원과 영업이익 2조~3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전 사업은 매출액 13조~16조원, 영업이익 5000억~6000억원을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사업은 2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플래그십 제품 수요는 유지됐다. 그러나 중저가 제품 판매가 부진하면서 예상을 밑도는 출하량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원자재 가격·물류비 인상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생활가전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사업에서 예상 대비 양호한 성적을 거두면서 결국 삼성전자 전체 매출·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매출 28조5000억~30조5000억원과 영업이익 10조원 안팎을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예상을 웃돌았고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서버용 제품 수요가 유지되면서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반도체 공급난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도 판매 가격 인상, 수율 향상 등이 호실적에 기여했다. 사업 외적인 부분에서는 최근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달러로 잡힌 매출·영업이익이 부품 사업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환율 추이가 부품 사업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현지 화폐로 거래되는 완제품 사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다만 삼성전자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완제품 영향을 상쇄하고도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시장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재확산할 기미를 보이고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또다시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기 때문이다.반면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부품 수요가 유지되고 완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연말에 행사가 많아 전통적으로 ‘상저하고’ 양상을 보이는 점에서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반도체 사업이 삼성전자 전체 실적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다음 달 MX사업부에서 새로운 플래그십 제품을 선보일 계획인 만큼 신제품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완제품 사업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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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경기침체 직격탄…글로벌 가전 왕좌 ‘흔들’

LG전자가 올해 2분기 잇따른 악재에 결국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공급망 이슈와 함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 대내외적으로 부정적인 경영환경이 조성되며 이러한 악영향을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19조4720억원, 영업이익 791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매출 16조9323억원, 영업이익 9001억원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15% 늘고, 영업이익은 12% 줄어든 것이다.

직전 분기 대비해서는 전체 경영실적이 역성장했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1조1114억원, 1조8805억원이었다. 이와 비교했을 때 올해 2분기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59.3% 대폭 감소했다.

이날 당기순이익은 별도 공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당기순이익 역시 대폭 줄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추정치는 6973억원으로 이는 전 분기(1조4010억원) 대비 50.2%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올해 2분기는 다수 악재가 겹치면서 이 같은 실적을 냈다는 해석이다. 가전 사업이 주력인 LG전자의 경우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에 따른 펜트업(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 효과가 사라진 영향이 컸다. 여기에 더해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등으로 경기침체가 가속하며 판매가 부진해졌다.

연결기준 당기순이익과 구체적인 사업본부별 실적은 이달 말 예정된 실적설명회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생활가전(H&A)과 TV(HE) 부문의 실적 저조와 함께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인 전장(VS), 비즈니스솔루션(BS) 부문의 상승세를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전장사업을 하는 VS사업부의 경우 첫 흑자가 예상된다. 이는 2013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약 9년 만에 첫 흑자를 내는 것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매출 2조원, 영업이익 90억원으로 추정된다. BS사업부도 매출 1조7360억원, 영업이익 650억원으로 호조세가 예견된다.

반면 LG전자의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과 TV 사업이 오히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단 분석이다. H&A 사업부는 매출 7조7860억원과 영업이익 4380억원, HE 사업부는 매출 3조8800억원과 영업이익 210억원을 낼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 가장 타격이 큰 부문은 TV를 담당하는 HE사업부다. 이 경우 직전 분기 영업이익인 1880억원과 비교했을 때 89%가량 대폭 감소하는 것이다. 또 전년 동기(3340억원) 대비해서는 94% 적어지게 된다. 이와 함께 영업이익률 역시 직전 분기 4.6%에서 올해 2분기 0.5%로 낮아졌을 것이란 평가다.

실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전체 TV 시장의 수요는 지속해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TV 출하량이 2억879만4000대로 지난해 2억1353만7000대 대비 474만3000대가량 적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액정표시장치(LCD) TV 사업도 하는 만큼 전체 시장의 하락세를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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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석유선·장문기·김수지 기자 ston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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