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사설] '알박기' 인사 논란, '플럼북' 제도화로 풀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 정권의 임기 말 ‘알박기 인사’로 임명된 상당수 인사들이 자진 사퇴를 거부하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이 대립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장관급인 전현희 국민 권익위원장과 한상혁 방송 통신 위원장은 사퇴를 거부했는데 윤 대통령은 문 정부와 코드를 맞춰온 이들의 국무회의 참석을 중지시켰다. 최근 한덕수 총리도 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을 설계한 홍장표 KDI 원장이 그 자리에 있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런 사퇴 압박을 두고 야당인 민주당은 법적 임기를 보장하라고 반발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전 정부에서 노골적으로 윤 대통령과 그의 정책에 반대했던 이들이 정권 교체 이후에도 남은 임기를 채우며 각종 혜택을 받는 것은 대선에서 투표로 선택한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면서 사퇴가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법적 임기 보장 주장이 또 하나의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주장한다. 문재인 정권은 2017년에 출범한 직후, 그때도 법적 임기가 있었음에도,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정무직과 공공기관장들에게서 줄사표를 받았었다. 더구나 정권 교체 가능성이 예상되는 임기 말에 ‘알박기’ 인사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반대로 법적 임기가 보장되어 있는데 국민의힘이 하면 정당한 요구이고 남이 하면 ‘블랙리스트’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논란 속에 여야 정치권에서 미국의 ‘플럼북’ 제도를 벤치마킹해서 제도를 개선하자는 건설적인 이야기가 나와서 다행이다. 플롬북(Plum Book)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행정부, 공공기관 직책 리스트와 자격요건을 규정한 책자를 말한다.

플럼북의 공개를 통해 새 대통령이 마음대로 임명할 수 있는 자리가 확정되면 이와 동시에 여기에 속하지 않는 자리에 대한 대통령의 인사권도 제한된다. 여야 정치권이 특정한 자리가 대통령과의 국정 철학 공유와 정치적 독립성 가운데 무엇이 중요한지 검토하게 되면, 현재 논란 중인 자리의 자진사퇴가 바람직한지 여부도 드러날 것이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