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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는 내국인이 내고, 혜택은 외국인이 받는다? [FACT 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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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건강보험료는 내국인이 내고, 혜택은 외국인이 받아간다.”

정부가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건보료 부과체계 2차 개편안을 발표하자 외국인들의 건보 ‘먹튀’(먹고 튀기)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지역가입자의 부담은 낮추고, 건보료 납부 여력이 있는 피부양자의 무임승차를 방지하는 게 개편안의 골자다. 피부양자의 소득 기준을 높이는 내용이 개편안에 담기자 일각에서 외국인 무임승차는 방치하면서 연금수급자와 노인들에게 건보료를 걷어간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내국인이 낸 건보료로 엉뚱한 외국인이 특혜를 보기 때문에 외국인 대상 건보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법의 적용 대상은 ‘국내에 거주하는 국민’이지만 외국인·재외국민에 대한 특례 규정을 둬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이들에게도 건보 혜택을 보장하고 있다. 건보는 기본권인 건강권을 보장하기 때문에 국적이 다르다고 외국인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다.

외국인이 진료·치료 목적으로 입국해 단기간 많은 의료 서비스를 이용한 뒤 출국하는 등 외국인의 건보제도 악용 문제가 여러 차례 지적돼온 것은 사실이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의 무임승차를 막기 위해 최근 수년간 관련 법과 고시를 개정해왔다.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새로운 외국인 건보 적용 기준은 2019년 적용됐다. 6개월 이상 국내에 체류한 외국인만 지역가입자로 가입할 수 있게 했고, 필요에 따라 ‘임의가입’하던 것을 6개월이 지나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당연가입’으로 바꿨다. 거주 기간을 늘리더라도 의료 서비스 이용이 높은 외국인만 임의가입한다면 건보 재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추가 조치였다.

또 일부 악용 사례가 아닌 전체 외국인 건보 가입 현황을 보면, 외국인이 건보료를 거의 내지 않고 혜택만 받아간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세계일보

강원도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 사옥. 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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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건보 재정수지는 건보제도가 개편되기 전에도 흑자였다. 개편 후에는 흑자 폭이 더 커지는 모습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외국인 건보 재정수지는 △2016년(2212억원) △2017년(2565억원) △2018년(2320억원) △2019년(3736억원) △2020년(5875억) 등으로 매년 개선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해에도 이런 추세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외국인 무임승차를 막으려고 제도가 강화되면서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강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은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개별 보험료가 전년도 건보가입자 평균보험료에 못 미치는 경우 평균보험료를 일괄적으로 부과한다.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소득·재산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2020년 외국인 근로자의 1인당 평균 급여가 국내 근로자(3828만원)의 77%인 2944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소득 수준보다 건보료를 더 많이 낸 셈이다.

다만 외국인 피부양자의 경우 지역가입자와 달리 거주 기간 등 가입 요건이 없어 무임승차가 가능하다는 허점이 있다. 일부 외국인 직장가입자의 가족이 외국에 살다가 잠시 국내에 들어와 의료 서비스를 받고 출국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를 겨냥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두 건 발의돼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역가입자처럼 피부양자도 거주 목적과 거주 기간 요건을 고려해 건보를 적용하자는 게 핵심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와 건보공단은 “개정안의 취지는 타당하다”면서도 “직장가입자에게 특히 부양의존도가 높은 배우자 및 미성년 자녀에 대해서까지 거주요건을 요구하면 의료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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