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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푸틴 허가 없으면 LNG 수입 줄어드는 日…“러시아는 벅찬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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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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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 에너지 개발 사업인 ‘사할린-2’를 놓고 일본과 러시아가 충돌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일본이 러시아 제재 수위를 높이자 이번엔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일본을 압박하면서 일러 관계가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

7일 NHK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6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사할린-2와 관련해) 일본 측의 문의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일 사할린-2 운영사인 사할린에너지의 모든 권리와 자산 등을 인수할 러시아 법인을 만든다는 내용의 법안을 승인했다. 이 법에 따르면 사할린에너지 지분을 보유한 외국 기업은 러시아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새 법인의 지분을 받을 수 있는데 승인을 받지 못하면 지분을 되돌려받고 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러시아 외무부의 이날 발언은 이런 상황에 대해 일본 측이 별도의 행동을 취한 게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속내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할린-2는 러시아 극동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이 약 50%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영국 셸(27.5%), 일본 미쓰이물산(12.5%), 미쓰비시상사(10%) 순으로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반대하면 일본 측은 지분 22.5%를 되돌려받고 사업에서 손을 떼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일본 정부가 속을 끓이는 더 큰 이유는 에너지 확보에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사할린-2를 통해 들여오는 LNG는 일본 전체 수입량의 약 10%에 해당한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일본의 전력 부족은 심각한데 완전히 약점을 드러내고 말았다”는 분위기라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일본에서 현재 심각한 폭염으로 전력난이 심한 상황인데 러시아가 이를 노리고 일본 때리기에 나섰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NHK는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일본을 흔들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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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가 이처럼 대립하는 데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2월 말 러시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일본은 푸틴 대통령 자산을 동결하는 등 러시아를 강하게 제재해왔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 3일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추진 중인 러시아산 석유 거래 가격 상한제에 동참하겠다고 했고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지지통신에 “러시아는 상당히 벅찬 상대로 곧 카운터 펀치를 날릴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 김진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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