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남편 폭력 피해 도망쳤는데…내 정보, 통합전산망에 뜨면 어쩌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젠더폭력 피해자 신상까지 통합? 개인정보 샐 위험 커져

복지부, 9월부터 ‘희망이음’ 운영

정보 공유·연계 강화 내세워

스토킹·가정폭력 피해자 신상유출 우려 ↑

“복지부, 현장단체 의견도 듣지 않아”


한겨레

보건복지부가 오는 9월 새롭게 도입할 예정인 사회서비스정보시스템 ‘희망이음’을 두고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오는 9월 새롭게 도입할 예정인 사회서비스정보시스템 ‘희망이음’을 두고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인·아동·장애인 등 복지서비스 대상자별로 운영하던 시스템을 통합해 단일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과정에서 엄격히 관리돼야 할 젠더 폭력 피해자 개인정보가 유출돼 신변 위협, 사회적 낙인 등의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6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일부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는 지난 5일 ‘희망이음’ 시스템에 대한 우려와 질의사항을 담은 의견서를 젠더폭력 피해자 지원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에 제출했다. ‘희망이음’은 사회복지서비스·시설 종사자가 사용하게 될 사회서비스정보시스템으로 정부는 2020년부터 이 시스템 개발을 추진해왔다. 2010년부터 사용해온 기존 사회복지시설정보시스템이 복지 수요 폭증으로 간간이 먹통이 되는 등의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부가 노인·아동·장애인 등 9개 분야별로 운영하던 시스템을 ‘희망이음’으로 단일화하면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복지부가 지난달 사회복지시설에 배포한 ‘희망이음 설명자료’를 보면, 시설 종사자는 이용자의 이름·주민번호·연락처를 필수정보로 기입하고, 이용자의 각종 복지서비스 이용 내력과 장애정보, 연고자 정보 등을 단일 시스템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이용자의 정보가 통합 관리되면 유출 우려도 커진다는 것이 현장 활동가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이석준 사건 같은 일이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이씨는 흥신소를 통해 구청 직원에게 개인정보를 입수해 피해자 집으로 찾아가 피해자의 어머니를 살해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복지부는 정보 열람 권한을 차등화해 부여하겠다고 하지만, 정확히 누가, 누구에게, 어느 정도의 정보 접근권을 부여할지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들은 기존 시스템을 쓰면서 복지서비스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극도로 조심스럽게 다뤘다.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도록 이름 대신 전산번호를 활용하고, 성매매 관련 시설은 이용자 정보를 아예 기입하지 않는 식이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대표는 “2010년 사회복지시설정보시스템을 도입하기 전에도 같은 우려가 제기돼, 현장 피해자 지원단체가 여가부, 복지부, 시스템 개발업체를 만나 우려를 전달했고, 결국 젠더폭력 관련 사회복지시설은 회계 등 시스템상 일부 기능만 사용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며 “그런데도 복지부가 새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현장 단체로부터 의견을 듣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겨레

보건복지부가 오는 9월 새롭게 도입할 예정인 사회서비스정보시스템 ‘희망이음’을 두고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가부는 지난달 16일 피해자 지원단체가 이기순 차관을 만나 우려를 전달하기 전까지 ‘희망이음’ 추진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가부는 “5일 의견서를 전달 받았고, 언급된 문제점을 여가부 차원에서 일단 살펴본 뒤 복지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희망이음’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민감 정보는 정보 연계·공유에서 제외하도록 하겠다. 향후 관련 자료에 이 부분을 명확하게 (명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벗 덕분에 쓴 기사입니다. 후원회원 ‘벗’ 되기
항상 시민과 함께 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 신청하기‘주식 후원’으로 벗이 되어주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