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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테크M 리포트] 경기침체 직면한 최수연의 네이버...취임 후 첫 성적표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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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 기자]

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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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4개월차를 맞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이달 중 발표될 2분기 실적을 통해 사실상 첫 성적표를 받게 된다. 지난 1분기는 한성숙 전 대표의 마지막 성적표였다면, 2분기 실적을 통해 최수연호의 진가가 드러나는 것. 추정치만 보면, 시장의 높은 기대치 탓에 컨센서스 충족은 어렵게 됐지만 매출액-영업이익 모두 고공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영업환경 속에서도 네이버의 경쟁력을 확실히 보여준 셈. 노사 갈등 또한 최 대표의 리더십 덕에 어느 정도 정리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신규 성장 동력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증권가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 2분기 추정 매출액은 1조9000억~2조원 규모로 전년동기대비 16%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추정 영업이익은 3300억~3400억원 규모로, 10% 가량의 인건비 증액에도 불구하고 전년과 유사한 수준은 맞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체 추정 매출은 약 8조원, 영업이익은 1.3조~1.4조원이 유력하다. 앞서 최 대표는 '5년 내 연매출 15조원'이라는 목표를 내건 바 있다. 2022년 상황만 보면 여전히 멀어보이는 목표다.

그런데 2분기 개별 사업군을 살펴보면, 콘텐츠와 핀테크의 경우 무려 30% 가까이 성장세가 지속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콘텐츠는 지난 분기의 60%라는 성장세엔 미치지 않지만 연일 덩치를 불리는 네이버웹툰 덕에 여전히 1분기 수준의 파괴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경기침체 우려로 광고수익이 일부 감소한 서치플랫폼과 클라우드 또한 10%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지속 중이다. 핵심 사업부인 커머스의 경우, 증권가 예상치를 후퇴한 20%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이지만 타산업군과 비교하면 이 역시 굉장한 성장세다. 무엇보다 크림을 비롯한 버티컬 서비스가 급격하게 성장하며 새로운 캐시카우 역할을 맡고 있다.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달 들어 증권가에선 경기침체 우려가 나오기 전, 작성된 추정치 탓에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한다"며 부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목표주가가 30만원대 중반까지 밀렸고, 결과적으로 최근 주가 또한 큰폭으로 빠진 상태다. 하지만 오히려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게 털어낸 모습이다. 무엇보다 인건비 규모가 올해 2조원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전 사업부의 기록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내실은 더욱 단단해질 전망이다.

사실 최 대표 취임 전, 네이버는 사업부의 실적보다 내부 구성원 간의 갈등이 핵심 과제였다. 보상과 근무방식을 두고 노조-경영진의 극한 대립이 이어졌고, 직원들 사이에서도 초기 멤버와 MZ 세대간의 갈등이 적지 않았다. 이에 최 대표는 취임 후 곧바로 직원들에게 자율권을 주는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도입, 일하는 문화를 쇄신했다. 덕분에 카카오 등 경쟁사들이 근무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을 때, 네이버는 사업 고도화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북재팬 인수를 빠르게 마무리하고 콘텐츠 거래액을 조단위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카카오가 애를 먹고 있는 글로벌 사업 역시 네이버에겐 사실 쉬운 문제다. 네이버는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을 전진기지로 삼아 웹툰과 웹소설, 메타버스 등에 계속 투자해 해외로 뻗어나간다는 구상이다. 네이버 측이 제시한 목표치는 글로벌 10억명의 이용자와 시가총액 150조원이다. 1분기 69%에 달하는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콘텐츠 분야는 올 2분기에도 33%라는 기록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경기 부진이 하반기로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신규 성장 동력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 제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커머스 부문의 일본과 국내 시장의 연계, 블록체인 등 신성장 동력 구체화 등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 부호가 남는다. 결국 이달 말 열릴 올 2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최 대표의 구체적 사업 구상안 발표가 절실한 상황이다.

인터넷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규 경영진이 내세운 신규 성장 동력은 웹툰 등 콘텐츠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지만 사업 여건이 쉽지 않고, 국내 캐시카우 또한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꾸준히 내놓기 어려워 전반적인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다만 경쟁사 대비, 내홍이 빠르게 정리됐고 확실한 성과주의를 통해 내부 분위기를 다잡은 만큼 최 대표의 리더십을 확실히 알 수 있었던 시기"라고 평가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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