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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맞은 이준석과 5가지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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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중징계 처분시 반발 및 내홍 격화... 보류돼도 봉합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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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1차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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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절이 웬말이냐, 익절이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5일 윤리위 심의를 이틀 앞두고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지만, 토사구팽 일보 직전인 자신의 처지에 대한 풍자다. '손절(손해 감수 매도)'이 됐든 '익절(이익 실현 매도)'이 됐든, 친윤(친윤석열) 쪽이 자신의 정치생명을 두고 '매도' 버튼을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걸 공표한 셈이다.

친윤계는 발끈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길이 아니면 가지 말고(非路不走), 말 같지 않으면 듣지 말라(非話不聽)"라며 "세상 사람들은 스스로 파멸의 길로 들어서며 남 탓을 해대는 사람을 후안무치(厚顔無恥, 얼굴이 두껍고 부끄러움이 없는)한 자라고 한다"라고 남겼다.

'친윤' 조직인 '민들레(민심 들어볼래)' 소속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참에 확실하게 정리할 건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당 윤리위원회가 7일 이준석 대표에 대한 징계를 결정해 지금의 당내 내홍이 더 확산되더라도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경북권에 지역구를 둔 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성상납도 없었고, 증거인멸 교사 행위도 없었다는 이 대표의 주장은 주장일 뿐"이라며 "주장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준석 대 윤핵관' 구도가 명확해진 상황에서 윤핵관은 이 대표의 중징계를 바라는 눈치다.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까.

[시나리오①-1] 중징계 후 이준석 사퇴 그리고 조기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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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관련 증거인멸 교사' 의혹 징계 심의 중인 국민의힘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지난 6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 도중에 잠시 회의장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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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위의 징계는 ▲제명 ▲탈당 권고 ▲당원권 정지 ▲경고 네 단계로 나뉜다. 윤핵관 입장에선 탈당 권고나 당원권 정지 등 중징계를 받은 이준석 대표가 자진 사퇴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시나리오다. 이 경우 여론의 비판을 최소화하면서도, 윤핵관 입맛에 맞는 권력구도 재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 대표가 조기 사퇴한다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권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수행하면서 비대위 없이 곧바로 조기 전당대회를 열 수도 있다. 하지만 적당한 인물을 추대해 당분간 비대위 운영을 맡긴 뒤, 내년 1월 이후로 전당대회를 미루는 시나리오에 더 무게가 실린다.

이는 후임 당대표 임기와 연관이 있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궐위된 당대표의 잔여임기가 6개월 이내인 시점부터 임기 2년을 보장받는 후임 당대표를 선출할 수 있다. 이 대표의 잔여임기가 6개월 이내로 남는 시점이 2023년 1월 12일 이후다. 후임 당대표에겐 2년의 임기를 보장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2024년 4월로 예정된 총선의 공천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 이준석 조기사퇴? '윤핵관'도 원하지 않지만... http://omn.kr/1zhe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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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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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후임 당대표도 이미 몇몇이 거론되고 있다. 얼마 전까진 김기현 의원이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로 뽑혔고, 그 뒤를 이어 정진석 국회부의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의 이름이 언급됐다. 하지만 최근 당내에선 안철수 의원이 유력하다는 시각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도 '간장(간철수+장제원)'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안 의원이 최근 '찐' 윤핵관 장제원 의원과 연대하고 있다는 게 근거다. 국민의힘 서울 및 수도권 당협위원장들의 정례 모임인 '이오회'의 한 구성원은 <오마이뉴스>에 "최근 이오회 모임 참석했을 때, 안철수 의원에 대한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다. 안 의원이 차기 당대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윤핵관은 안철수 의원이 당대표를 하고 장제원 의원이 사무총장을 하는 그림을 그리는 중인 것 같다"라며 "안 의원을 꼭두각시로 내세우고 대리청정 하겠다는 생각이 아니겠나"라고 해석했다.

[시나리오①-2] 중징계에도 버티는 이준석, 당 내홍 격화

여기까진 윤핵관의 '행복 회로'다. 그러나 중징계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이 대표가 스스로 사퇴할 가능성은 적다. 이미 본인 스스로 자진 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오히려 배수진을 치고 더욱 격렬히 권력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미 윤리위 재심 청구와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의 대응책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이준석 대표는 조기 사퇴하지 않을 거다. 징계가 뜨더라도 재심을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 재심의 최종 결과 전까지 대표의 직무수행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재심의 결과가 나오기까진 최소 2~3달 정도 걸릴 텐데, 그 사이 당 내부 싸움은 더 격렬해질 수밖에 없다"라고 내다봤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일련의 윤핵관들 움직임을 보면, 윤심이 분명히 뒤에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대통령실의 의지가 워낙 강하다 보니, 이준석 대표가 재심을 청구하든 뭘 하든 결국에는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그러나 이 대표가 대통령실의 '해고'를 순순히 받아들일 캐릭터도 아니다. 당분간 더 시끄러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나면, 이후의 과정은 '시나리오①-1'에서 설명한 조기 전당대회 경로로 가게 된다. 그러나 누가 당대표가 되든 당 수습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시나리오②-1] 일단 보류, 당장의 불은 끄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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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3박5일 동안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첫 순방을 마치고 김건희 여사와 지난 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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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위가 이준석 대표의 소명을 청취한 뒤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식으로 결정을 '보류'할 수도 있다. 현직 당대표의 윤리위 회부라는 초유의 상황인 만큼, 윤리위 입장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중징계 처분을 바로 내리긴 부담이다.

당장 뚜렷한 결론을 내기엔 대통령 측도 부담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 추세인데다가 2030 젊은 세대 이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계속되는 집안싸움에 '집토끼'인 TK(대구·경북) 지역 지지율 또한 급락했다. 이 대표를 쉽게 내치지도, 그렇다고 당내 갈등을 바라만 보기도 어려운 진퇴양난에 처했다.

경남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은 "경찰 수사를 지켜본 뒤에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라며 "윤리위가 수사기관도 아니고 아직 의혹 단계에서 징계를 한다는 건 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징계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여론도 이 대표 쪽에 유리하다. 지난 1일 발표된 여론조사업체 미디어토마토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 중 '징계 찬성' 의견은 38.1%, '경찰 수사결과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은 31.9%였다. '징계 반대' 의견은 26.1%였다. 징계 유보 및 반대 의견을 합하면 58.0%로 징계 찬성 의견을 19.9%p 앞선 셈이다(자세한 조사 개요 및 결과는 미디어토마토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보류' 후 경찰조사 결과에 따라서 재차 중징계 카드가 나올 수도 있지만, 이대로 유야무야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을 지역구로 둔 한 의원은 "정진석 부의장을 필두로, 유상범·배현진·김정재·박수영 등 의원들이 이 대표를 공격했는데 지금은 또 잠잠하다"라며 "이준석 리더십에 흠집을 충분히 냈고, 대통령 지지율이 너무 떨어지기도 했다. 아마 징계를 연기한 뒤에 흐지부지하는 식으로 끝내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이어 "지지율을 별로 신경 안 쓴다고 얘기하지만, 사실은 대통령께서도 엄청나게 신경을 쓰는 걸로 알고 있다"라며 "이 대표를 징계해 버리고 나면, 그 뒷감당을 누가 할 것인가. 소위 윤핵관들이 지지율을 반등시킬 정치적 역량을 갖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6일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형태로든 이 대표가 중도 사퇴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당으로서는 득(得)보다 실(失)이 더 많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시나리오②-2] 경고 처분 후 적당한 선에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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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6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배현진 최고위원과의 악수를 거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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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다른 시나리오도 있다. 윤리위가 경징계에 해당하는 '경고' 처분을 하는 것이다. 이 경우 적당히 이 대표의 당내 주도권을 빼앗으면서도 현재의 당 지도부를 유지해 당 지지층을 붙잡아둘 수도 있다. 적당한 수위에서 서로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잘못하는 게 분명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윤핵관들이 이렇게 대표를 몰아내는 것은 아닌 것 같다"라면서 "미우나 고우나 우리 당대표이고, 공과가 모두 있다. 경고 정도의 적당한 수위에서 결론을 내리고 나머지는 정치적으로 풀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너무 빠르게 떨어지고 있어서, 당초 계획대로 이준석 대표를 몰아내기는 어려워 보인다"라며 "전통적인 지지층에서도 지지율이 빠지고 있는데다 임기 시작한 지 100일도 안 됐는데, 2030세대 이탈로 지지층이 붕괴되면 대통령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적당한 수준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시나리오②-3] 경징계 후 최고위 집단 사퇴, 계속된 흔들기

한편, 윤리위가 경고 처분을 내릴 경우 최고위원 일부가 동반 사퇴할 수도 있다는 말도 나돈다. 물론 최고위원들이 전원 사퇴를 의결하지 않는 이상 지도부 자체는 유지된다. 하지만 '반쪽짜리' 지도부란 평가 속에서 이 대표의 권위가 실추될 건 자명하다.

배현진 의원 등 최고위 내 '반(反)이준석' 인사들이 이를 주도할 수 있다. 배 의원은 최근 최고위 회의를 보이콧하는 등 이 대표와 대립하고 있다. 지난 5일 페이스북에도 "본인이 그 누구도 아닌 20대의 본인과 싸우고 있는 걸 온 국민이 다 안다"라며 "'안 했다. 물의 빚어 송구하다' 이 열 자의 말, 스스로가 확신을 가지고 했다면 간단히 해결됐을 일을 대체 몇 달째인지"라고 이 대표를 쏘아붙였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일부 지도부의 사퇴설이 돌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라며 "지도부 총사퇴 가능성이 없지 않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답했다. 다만 "지도부가 총사퇴에 합의할지는 변수가 너무 많다"라며 "만약 지도부가 총사퇴하면 당연히 비대위가 들어오게 되는데, 대선과 지선을 이긴 여당 지도부에 비대위를 들일 생각을 하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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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첫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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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광,곽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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