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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다가오는 재유행…尹정부 '과학방역' 시험대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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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이후 방역 비상…전 국민 4차접종, 의료체계 정비 시급

집단지성 바탕으로 과학적 근거 기반의 정책 결정 여부도 관심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였던 지난 2021년 8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민캠프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 마련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박은철 연세대 예방의학과 교수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1.8.12/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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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세를 보이며 당초 예상보다 일찍, 더 큰 규모로 재유행이 다가오면서 윤석열 정부의 '과학방역'이 첫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전임 정부의 방역을 '정치방역'이라고 비판했던 윤석열 정부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근거에 기반한 방역 대책을 내놓으면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의료 체계도 정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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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0시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추이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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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예측 넘는 재유행 올 수도"…전문가 "6차 유행 시작"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신규 확진자는 1만9371명으로 1주일 전인 지난달 29일(1만455명)보다 84.8%(8916명) 증가했다. 5월 25일 2만3945명 이후 42일(6주일)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발생했다. 재유행이 이미 시작됐거나 임박했다는 관측이 짙어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 반등세 원인으로 Δ시간 경과에 따른 3차 접종 또는 감염자의 면역력 약화 Δ오미크론 세부 계통 변이인 BA.5의 확산 Δ여름철 활동량 증가 Δ냉방기 사용에 의한 3밀 환경을 꼽았다. 특히 예측을 상회하는 수준의 재확산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우세종(유행을 주도하는 바이러스)이 된 BA.5의 빠른 확산을 걱정하면서 이 변이가 조만간 국내에서도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BA.5는 기존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세고 백신으로 생긴 면역을 회피하는 게 특징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차 유행이 시작됐다"며 "미국이나 유럽의 몇 달 전 상황을 우리가 지금 겪고 있다. 특히 BA.5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돌파 감염이나 재감염 위험도 굉장히 커졌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교수가 언급한 '6차 유행'은 당국이 규정한 Δ1차 유행(해외유입 및 대구·경북, 수도권: 2020년 1월~8월) Δ2차 유행(수도권: 2020년 8월~11월) Δ3차 유행(전국 확산: 2020년 11월~2021년 7월) Δ4차 유행(델타형 변이 확산:2021년 7월~2022년 1월) Δ5차 유행(오미크론형 변이 확산:2022년 1월~현재)에 더해 앞으로의 재확산은 별도의 '6차 유행'으로 보자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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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운영되고 있다. 2022.6.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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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격리 의무 지속 여부, 4차접종 실시, 병상 확충 등 과제 산적

윤석열 정부는 여름 재유행에 앞서 본격적으로 '과학방역'을 발휘해야만 한다. 거리두기 등 규제보다 완연한 일상 회복 기조를 이어가되 유행 규모는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역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이때, 사회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조건도 붙는다.

그러나 이를 진두지휘할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는 2번의 후보자 낙마로 여전히 공석이다. 윤석열 정부의 방역 당국은 격리 의무 해제 여부를 판단할 기준을 내놨어도 재유행 발생 시 방역 강화 정책을 판단할 기준과 절차는 밝히지 못한 상태다.

당국은 전문가들 의견을 받아들여 '7일간의 확진자 격리 의무'를 두 차례 연장한 바 있다. 당국은 오는 17일까지 연장된 격리 의무의 지속 여부를 논의·발표할 예정이지만 재유행 위험과 제시됐던 6가지 지표 기준을 넘어서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조만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4차 접종 계획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당국은 감염과 백신접종으로 얻은 면역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60세 이상 고령층만 대상으로 한 4차 접종을 전 국민에게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통계상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감염 시 위·중증화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증명됐지만, 돌파 감염 가능성은 분명히 있고 국민에 피로감이 누적돼 4차 접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30일까지 전 국민 3차 접종률은 65%로 집계됐다.

김우주 교수는 "현 정부도 전 정부와 다를 게 없다. 진단검사 저변을 넓히고 격리·생활 위생 수칙을 지키도록 당국이 독려해야 하는데 한마디로 바뀐 게 없다. 당국이 위험 신호를 주지 않으면, 국민은 위험한지 모르고 괜찮은 줄 안다"고 꼬집었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방역 정책을 수립하는데 자문과 제언을 해 줄 국가 감염병 위기 대응 자문위원회는 7일 워크숍을 갖는다. 국무총리 소속인 이 위원회는 전원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돼 앞으로 과학적 근거 생산과 분석에 힘쓴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냈으며 이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게 된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논의, 정보를 (내·외부에) 충분히 공유하겠다. 근거 없는 정책은 제안되거나 동의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유행이 예상보다 빨라졌고 입원 환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의료 체계를 정비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다. 당국은 7개 권역별 병상 공동 활용 체계를 마련해 재유행으로 하루 20만명의 확진자가 나와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1일부터는 코로나19 검사와 대면 진료, 치료제 처방 등을 한 곳에서 해결할 6206개소 의료기관을 '원스톱 의료기관'으로 지정했다. 앞으로 1만개소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분만·특수·소아 확진자를 위한 특수 병상이 재유행 때도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면역감소와 변이 등장 때문에 중규모의 유행은 불가피하다. 치료제 비축, 업데이트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검토, 피해를 늦춰줄 마스크 착용·격리 의무 등 '비약물적 중재 정도'에 대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앞으로의 방역 정책은 효과와 비용이 고려돼야 한다. 방역 수준 합의를 위한 과학적 근거도 계속 축적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어려운 일들이 아직 많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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