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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에 간 윤석열 정부와 대비된 이 나라, 너무 달랐다 [권신영의 해리포터 너머의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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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신영의 해리포터 너머의 영국] '나토 2022 전략'과 세계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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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2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부터 시계 반대 방향)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주요 7개국 정상회의 개최지인 독일 바이에른주 엘마우성에서 실무 논의에 들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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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을 입을까요? 벗을까요?"
"우리도 재킷을 벗고 우리 근육을 보여줘야 해요."


지난 6월 26일 주요 7개국(이하 G7) 정상회의 테이블에 앉으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러시아를 겨냥해 농담을 던졌다. 분위기 환기 차 한 말이었지만, 이는 6월 30일까지 연달아 열린 G7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 정상회의를 관통했던 주제다.

강경파 영국이 보여주고자 했던 '근육'이 대부분 통과되었다. 종전을 "외부 압력 없이 우크라이나가 정한다"는 G7 성명 문구는 온건파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의 입장 선회를 상징했다. 나토는 긴급 투입 병력 규모를 기존 4만에서 30만으로 늘리고 폴란드 미군 기지를 확정 지었다. 30개 회원국 모두 2024년까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현재 방위비 지출이 2%를 넘는 국가는 8개국에 불과하다.

나토는 전력 증강뿐 아니라 세도 확장했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청신호가 커졌고 인도-태평양 쪽 4개국이 회의에 참가했다. 2017년 '한물갔다'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평가 절하에 이어 2019년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의 '뇌사 상태' 진단, '독자적 안보 전략이 필요하다'는 2021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발언을 기억한다면 놀라운 반전이다.

여기에서 나토가 주어진 계기(러시아)를 발판으로 목표 지점(중국)까지 도달하는 팽창 논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토 내부 역학 관계 등을 엿볼 수 있는 것이 12년 만에 발표된 '나토 2022 전략 개념'이다. 이 개념에 의하면 나토는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구도로 세계 질서를 구축하고자 한다. 하지만 남반구 국가들은 잘사는 나라 간의 싸움이라고 본다.

2022 전략 개념 속 '가치'와 '위협'

군사동맹 나토를 지탱하는 건 '가치'와 '위협'이다. 위협은 군사 동맹의 직접적 존재 이유이고, 가치는 위협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피아를 구분한다. 대서양의 나토가 밝힌 인도-태평양 쪽과의 연계 이유에도 가치와 위협이 드러난다.

"복잡한 오늘날의 안보 상황에서, 비슷한 마음을 가진 파트너와의 관계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지키고 교차하는 안보 문제와 지구적 도전을 해결하는데 점점 더 중요하다."

현재 위협의 복합성과 거대한 크기 때문에 '비슷한 마음'을 갖는 사회와의 연대로 풀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2022 전략 개념'은 비슷한 마음, 즉 가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우리의 비전은 분명하다: 주권, 영토권, 인권, 그리고 국제법이 존중되는 세상을 원한다."
"우리는 공통의 가치로 묶여 있다: 개인의 자유, 인권, 민주주의, 법치주의"


이러한 가치 기준에 의해 '2022 전략 개념'은 분량의 30%를 할애해 위협을 광범위하게 나열했다. 러시아를 "직접적 위협"으로,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중국, 북한)를 위협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경우 정치 경제적 변화, 불안한 제도, 기후 변화 및 식량 문제가 '비국가 무장 그룹이 자생하는데 비옥한 환경'을 마련해 '인신매매'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중국에 대해서는 '영향력을 세계적으로 늘리고 그 권력을 투영하기 위한 정치-경제-군사적 수단을 광범위하게 사용'하지만 그 의도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나토는 기후 변화도 위협 리스트에 넣었다. '2022 전략 개념'은 기후 변화를 "우리 시대를 규정짓는 도전"으로 정의한 후 사회들의 '갈등, 취약성, 그리고 지정학적 경쟁을 악화시켜 동맹의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군 시설의 탄소 감소에 노력하는 동시에 '민간의 위기관리'와 '재난 구조'에 군을 보다 자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나토 내부의 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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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회원국 정상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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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범위한 나토 위협 해결에 대해 동맹국이 같은 비중의 목소리를 낼 수는 없다. 리더는 물론 미국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2010년대 후반 유럽은 과도한 미국 의존성을 우려했다. 다시 말해 나토 내 유럽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나토 회의론을 표방했던 프랑스와 전범국으로서 방위 영역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던 독일이 태세 전환에 시간을 쓰는 동안 영국이 선제적으로 대러 강경책을 제시하고 방위비를 올리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던 이유다.

핵은 브렉시트로 유럽 본토와 멀어진 영국이 다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이다. 위협 요소가 낮았던 '2010 전략 개념' 당시 나토는 핵확산 방지 조약에 따라 "핵무기 없는 보다 안전한 세상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2 전략 개념'은 이를 뒤집어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나토는 핵 동맹이다"라고 명시했다.

나토 내 핵보유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다. '2022 전략 개념'은 핵보유국 세 나라를 핵 센터로 언급하고 "핵 의사 결정에 있어 분리된 센터(미, 영, 프)가 적의 계산을 복잡하게 함으로써 핵 사용 억제에 기여할 것이다"고 설명한다. 억제 효과에 방점을 찍어 핵확산방지조약이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주면서 다른 국가들의 핵무기 보유 시도 가능성을 차단하는 모양새다.

게다가 영국은 작년 9월 미국-영국-호주(오커스, AUKUS) 방위 조약으로 유럽에서 유일하게 인도-태평양 지역과 방위 조약으로 연결되어 있다. 원래 이 지역은 프랑스가 프랑스령을 바탕으로 인도 및 호주와의 안보 협약에 공을 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호주-프랑스 간 잠수함 건조 계획이 틀어질 때 영국이 미국과 호주에 핵잠수함이라는 다리를 놓았고 이를 오커스까지 연결시켰다. 대서양과 인도-태평양을 이으려는 나토 전략을 고려했을 때 미국-영국-호주가 주요 채널 중 하나가 될 것은 분명하다.

불안정한 나토의 가치

홍콩 반환 25년을 맞이한 지난 1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베이징이 의무(홍콩 반환 때 했던 일국가두체제)를 지키지 않아 홍콩인들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홍콩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토의 가치인 국제법과 자유를 빌려 아시아-태평양 쪽으로 발언을 높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영국과 EU 간 갈등은 나토가 추구하는 가치의 구멍을 보여준다. 존슨 내각은 지난 4월 영국 해협을 건너는 불법 이민자를 르완다로 강제 이송하는 안을 르완다와 체결했다. 야당 및 시민 단체는 물론, 찰스 왕세자도 이례적으로 '끔찍하다'며 의견을 표하고 영국 국교회 수장이 '신의 뜻과 반대되는 심각한 윤리적 문제'라고 비판했지만 강행했다. 난민 이송 첫 비행기가 출발하기 직전, 유럽 인권 재판소가 저지했고 현재 재판 중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공교롭게도 나토 정상회의가 끝나는 날, 미 연방 대법원은 환경 보호청이 온실가스 배출 규제 권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판결 며칠 전 연방 대법원은 1970년대 인권 확대에 주요 논리를 제공했던 낙태권을 뒤집어 극심한 내부 갈등과 인권 후퇴가 예고되고 있다.

누가 위협받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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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29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 4개국 자격으로 초청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함께 기념촬영을 위해 서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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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의 가치가 이처럼 내부적으로 불안정하다면, 나토가 지적한 위협은 편향적이다. 위협의 극대화가 군사 동맹 강화에 필수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2022 전략 개념'은 심각하게 재고해야 할 게 있다. 북대서양 세계가 위협받는 존재라는 이미지다.

위협 요소로 지목된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로부터 오는 지정학적 불안과 기후 위기에는 서구의 책임이 크다.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분쟁 기원에는 18~20세기 유럽 제국주의가 존재한다. 서구가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기후 위기로 실존적 위험에 처한 곳은 아프리카다.

그 때문에 많은 국가들은 현 상태를 가치에 의한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가 아닌, 서구 대 러시아로, 즉 북반구의 잘 사는 국가들의 전쟁으로 이해한다. 이는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 규탄에는 압도적으로 찬성하지만, 서구가 주도하는 경제 제재에도 참여하지 않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국제앰네스티 전 사무총장이자 이매진 아프리카 인스티튜트 회장인 피에르 샤네는 "5세기 동안 우리(아프리카)는 유럽 전쟁 국가들의 손아귀에 있었고 그들은 아프리카의 인적 자원과 자연 자원을 약탈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며 전쟁을 "우리 땅으로 가져오지 말라"고 선을 긋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그는 이번 전쟁으로 악화된 남반구-북반구 간의 격차는 "도덕적으로 수용하기 어렵고 위험한" 수준에 달했다고 했다. 전쟁으로 인한 식량, 에너지, 금융 위기의 최대 피해자는 팬데믹과 기후 변화로 이미 고통 받고 있는 국가들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부자 국가들이 글래스고 기후 회의에서 약속했던 기후 기금 1000억 달러(약 1250조 원)를 아직도 이행하지 않음을 지적했다.

나토 회의에 참가한 윤석열 정부는 투명한 수를 두었다. "중국과의 건설적 관계는 열려 있다"는 '2022 나토 전략개념'보다 한발 더 나아가 "지난 20년간 우리가 누려 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는 등 탈중국을 이야기했다. 남반구 국가들이 대결 구도를 자신들의 언어로 전환해 실리적 이해를 지키는 것과 대조적이다. 나토에 참가하고 중국을 비판하면서도 "우리는 군사 동맹을 확대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우리는 군사 동맹의 필요성을 줄이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 위해 왔다"는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뉘앙스 있는 발언과 대비되었다.

한국의 다음 수는 무엇일까. 나토 내부 정치의 의미, 나토가 내세우는 가치의 상대성, 그리고 나토가 언급한 위협의 이면을 고려한 전략적 사고와 신중함이 느껴지는 수를 두기를 바란다.

권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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