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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멀어지는 호남…"수도권만 챙기는 野와 헤어질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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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오른쪽은 박홍근 원내대표.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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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광주, 전남·북)은 더불어민주당의 뿌리 또는 심장으로 불린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정부 탄생과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석패한 배경에는 호남의 압도적 지지가 있었다. 종종 선거를 통해 민주당에 회초리를 들었지만 그다음엔 다시 민주당에 애정을 줬다. 최근 다시 민주당에서 호남위기론이 나온다. 과거처럼 일시적 현상이 아닌 민주당과 호남 간 균열이 본격화됐다고 한다. 그 배경엔 갈수록 수도권 정당이 돼버린 민주당이 있다. 호남에 '인물이 없다'는 현실도 한몫했다.

6일 민주당 당무위원회를 통해 최근 며칠간 당내 쟁점이었던 8·28 전당대회 경선 규칙이 정해졌다. 결국 철회됐지만 '1인 2표 권역별 투표제' 대립 배경엔 민주당 내부의 정치적 역학 관계가 존재한다. 한 중진 의원은 이를 "민주당 내 수도권 세력과 호남 세력 간 충돌"이라고 묘사했다.

민주당에선 전국단위 선거 승리를 위해 수도권에 집중해야 한다는 전략·현실론에 밀려 호남 위상이 예전에 비해 축소됐다. 호남 스스로 '호남은 뭘 해도 결국 민주당을 찍는다'는 인식을 준 것이 영향을 끼쳤다. 호남 세력 축소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지도부 구성이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등 최근 민주당 지도부 메시지엔 "수도권 정당"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했다.

실제 최고위원 선거에서 자력으로 들어간 호남 인사는 2020년 8월 전당대회 당시 양향자 의원이 마지막이다.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중 5등을 했다. 현재 '우상호 비대위 체제'에서도 7명 중 5명이 수도권에서 활동하고 있고, 호남 인사는 서난이 전북도의원이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정책도 수도권 맞춤형이다.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신도시 재정비 등 주력 정책은 호남을 비롯한 지방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도 수도권 민심을 얻는 데 주력한 반면 호남은 잠시 거쳐가는 곳일 뿐 적극적인 선거운동 지역이 아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를 공약하고 국민의힘이 서진(西進) 정책을 펼치며 호남을 적극 공략한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민주당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정당인데 수도권 의원들은 무관심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전당대회 경선 규칙 결과도 호남의 위축을 보여준다. 광주·전남 의원들은 지난달 30일 혁신 결의문을 발표하면서 "균형 잡힌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상 최고위원에 호남 몫을 배려해 달라는 의미다. 이들은 수도권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적극적으로 여론전도 펼쳤다.

전남 지역 의원은 "도로 호남당이란 지적이 나올 순 있겠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당이 버티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호남을 배려하지 않으면 총선 180석 재현도 어렵고 민주당이 다음 총선, 대선에서 힘겨운 싸움을 할 것이라는 경고도 보냈다. 전남 재선 의원은 "호남이 압도적 지지를 보내줬는데도 의사결정 과정에 대표되지 않는다면 지지가 철회될 수 있다"며 "이미 지방선거에서 그런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결과는 또다시 수도권 승리로 이어졌다. 무조건 한 표를 본인 지역 후보에게 줘야 한다는 방식은 오히려 호남 의원들의 활동 반경을 위축시켰다. 표의 등가성 문제와 민주주의 정당에서 강제투표를 요구하는 방식을 도입하려 하자 계파를 불문하고 어색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서울 재선 의원은 "문제의식은 이해하지만 세련되지 못한 방식이었다"고 지적했다. 최고위원 출마를 고심 중인 송갑석 의원도 이날 "이번엔 권역에 관계없이 행사하고, 차기 지도부가 보완하자"며 한발 물러섰다.

최고위원이 지역 대리인이냐는 명분 싸움에서도 이기지 못했다. 2016년 당시 추미애 대표가 도입한 권역별 최고위원제를 답습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다른 재선 의원은 "최고위원이라면 전국 이슈를 섭렵해야 하는데 지역에만 집중하면 중량감이 떨어지는 데다 야당으로 정국을 이끌지도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기 중진 의원은 "수도권 권리당원 비중을 보면 호남 출신이 많다"며 수도권 중심 정당이란 주장도 틀렸다고 반박했다.

당내에선 수도권이냐 호남이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결국 호남을 대표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충청권 의원은 "호남 초선, 재선, 3선 중 지역민이 보기에 리더라고 할 만한 인물이 있냐"고 반문했다.

민주연구원 자체 조사에 따르면 6·1 지방선거에서 투표하지 않은 이유로 "지지하는 인물이 없다"고 답변한 호남 유권자는 45%에 달했으며 개인 사정은 32%에 그쳤다. 전체 지역에서 개인 사정(52%)이 가장 많고, 지지하는 인물이 없다는 답변이 37%에 그쳤던 것과 대비된다. 한 민주당 인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대통령감이 있었나"라며 "이낙연·정세균도 본인의 것이 없었기 때문에 결국 선택받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짜 위기는 더 이상 호남 사람이라고 민주당을 찍지 않는다는 것이다. 청년들의 부모 세대와의 동조화도 약해졌다. 특히 호남 20대 남성은 다른 지역 청년들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위해 광주를 찾은 국민의힘을 평가한 데서 여실히 드러났다. 20대 남성 중 42.1%가 "진정성 있는 행보"라고 평했는데 전국 유권자(45.1%)와 유사한 수치다. 지난 4일 민주연구원도 지방선거 평가 보고서에서 "호남 유권자가 균열됐다"고 분석했다. 한 호남 청년 정치인은 "부모를 따라 민주당을 찍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반면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대남(20대 남자)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호의적인 것은 전국적 현상이기 때문에 호남 균열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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